교양 독서 - 수고스러운 삶에 희망을 주는 책 이야기
김수현 지음 / 머메이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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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책의 첫머리부터 심쿵이네요.

'조그만 희망의 힌트'

┌ 책을 읽음으로써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대화할 수 있게 되고, 스무 살 차이 나는 학생과도 소통이 가능하며, 자식과도 싸우지 않고 대화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세월이 흐를수록 딴딴해지는 아집과 편견이 독서라는 행위를 통해 다시 말랑해지는 것을 느낀다. 겪어보지 못한 일들도 책을 통해 접해봄으로써 타인과 세상에 대한 수용성이 커지고 넓어진다. 독서 경험으로 인해 나와 아주 다른 사람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을 나는 수차례 경험했다. ┘

'책을 읽음으로써 ... ' 이 경험을 저도 겪어봐서 작가가 말하는 '조그만 희망의 힌트'가 무엇인지 알거든요.

그래서 더 작가의 마음이 전해지더라구요.



작가의 삶을 뽀송뽀송하게 말려준 특별한 책들을 <교양독서>에 담았다고 하네요.

영혼을 뒤흔든 책들,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린 책들, 그래서 각별히 아껴둔 책들을 어렵게 추려서 고르고 고른 부분이 특히 나의 마음에 와닿네요.

특히 나의 마음이 와닿았던 부분 소개해볼께요.^^

◈ 너에게 주고 싶은 사랑 - 빨간 머리 앤, 루시 모드 롱고메리

작년에 읽었던 빨간 머리 앤, 그리고 며칠전까지 애니메이션으로 정주행했거든요.

애니메이션 정주행하면서 마지막화 '빨간 머리 앤의 길모퉁이'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은 아마도 초록지붕 가족들(아줌마와아저씨)의 사랑이 앤을 이렇게 변화시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작가가 마릴라와 매슈에게 몰입해서 읽었다는 말에 공감이 되더라구요.

작가가 느낀 앤에 대한 매슈의 무한한 긍정과 지지의 문장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인정하고 언제든 앤을 믿어주는 마릴라. 저도 책장에서 다시 빨간 머리 앤 책을 꺼냈어요.


<앤의 길모퉁이>

┌ 어른이 된 이제야 앤을 조금쯤 이해하게 된다. 예전엔 높은 성취를 이루는 것이 무조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다. 타인을 위해 학업이나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은 자기 삶을 제대로 돌볼 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판단했다. ┘

우리가 아는 바람직한 삶, 좋은 삶은 어떤 삶일까요?

앤의 길모퉁이에서 분명히 바람직한 삶, 좋은 삶을 찾을꺼에요. 거기엔 마릴라와 매튜의 사랑이 중심에 있을꺼니까요.



'같이 읽으면 좋은 책'도 소개되어 있네요.

에이번리의 앤도 읽어보려구요. 그리고 빨강 머리 앤의 정원두요.



◈ 그림이 필요한 순간 -그림은 위로다, 이소영

그림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그림은 위로다' 책의 첫머리에 나오는 이 문장이 답을 주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나를 자꾸 패배자로 만들 때 우리는 어디에 기대서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나는 그 답이 여전히 '예술'에 있다고 믿는다.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보고, 한 사람의 인생이 담긴 영화를 보고, 문학을 읽는 과정은 우리를 비로서 인간답게 만든다."

나는 이 중에서 미술 작품을 보고, 문학을 읽는 과정을 제일 좋아하고 이것으로 위로를 받는 중이에요.



이런 문장이 나오네요.

"실제 미술관에서 몇 년째 작품 해설을 하는 동안 나는 의외로 미술관에 혼자 온 여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미술관에 여자가 혼자 오는 것은 스스로 혼자가 되기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생각까지 해보지 못했는데, 스스로 혼자가 되기를 선택해서 나의 세계를 조금씩 넓히는 모든 이들을 응원 특히 미술관에 혼자 온 여자들을 응원하네요. ㅎ



◈ 당신이라는 세계를 만나게 된 기쁨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이 책에 반해버렸어요. 원래 추천 받아서 책 목록에 적혀있었는데 아직 읽지 못했거든요.

"선생님이 이렇게 하는 건 네가 언젠가 좋은 곳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이런 대접을 받았으면 해서야. 어쩌면 네가 다른 사람한테 선생님처럼 해줄 수도 있겠지." 이 한문장이 저의 마음속에 쏙~ 들어왔어요.



◈ 털 많은 여자 클럽에 참가하세요 -걸크러쉬1,2, 페넬로프 바지외

┌ 사람들이 '넌 왜 이렇게 별나냐. 그냥 남들 사는 대로 살아'같은 말로 마음을 칠 때, 그래서 스스로를 못 믿겠고 사는 게 막막할 때 또 이 책을 펴든다. 그럼 책은 또 말해준다. 시대의 어려움과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며 삶을 끝까지 세워나간 여자들이 여기 수없이 있어 왔다고. ┘

어떤 책인지 감이 안오지만 이 책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아마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여자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 현재의 여자가 서있지 않을까 싶어서에요. 과거가 있어 현재가 있듯이 우리가 과거를 모른다면 나의 지금, 나의 현재는 없을꺼 같거든요.




특히나 작가가 여자로 살았기 때문에 이런 글을 썼다고 책 마지막부분 '나가며'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4장 여자들의 진짜 세게를 알고 싶은 당신에게 작가의 솔직한 생각들이 더 뚜렷하게 들리는 기분이 들었네요.

<교양독서> 책속에는 총 32권의 책 이야기가 나와요.

내가 이미 읽었던 책, 추천 받은 책, 찜해둔 책, 아님 생소한 책들도 있어요.

다시 책꽂이에서 꺼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에 추가한 책도 있고 그러네요.

책을 읽음으로써 조그만 희망의 힌트를 믿거든요.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그림을 본다. 그러면 좁디좁은 내 세계가 조금씩 넓어질거라 믿는다. 그림으로 인해, 책으로 인해 어느새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생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비가 잔똑 쏟아져도 머금을 수 있는 너른 공간을 마음에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그림을 본다. 그러면 좁디좁은 내 세계가 조금씩 넓어질거라 믿는다. 그림으로 인해, 책으로 인해 어느새 한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생의 지평이 넓어지기를 비가 잔똑 쏟아져도 머금을 수 있는 너른 공간을 마음에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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