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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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공주로 오세요'라는 시를 읽으니 저 공주 가야할까봐요~ ^^

...

무거운 마음 벗어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세요

공주님 되러

공주로 오세요.

이번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는 마음이 아려왔어요. 아마 그래서 공주님 되러 공주에 가고 싶었나봐요. ㅎ

조금 마음이 아려왔다... 보다는 '부모님이 생각나서 마음이 먹먹했다...' 이 표현이 더 솔직하네요.

어머니

어머니 전화번호

어머니 세상 뜨신 지 4년째

내 핸드폰에서 지우지 못한 번호

...



그대 거기 계신 것만으로도 기뻐

그대 거기서 꽃이 아니고 별이 아니어도

그대 세상에 숨 쉬고 있음만으로도 기뻐

...

그대 나와 함께 세상에

있음만으로도 감사해.



나태주 시인은 누구를 떠올리면 이 시를 적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문득 우리엄마가 보고 싶을 때 그냥 전화를 해요.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엄마 뭐해?", "밥은 먹었어?" ... 이렇게 엄마 안부를 묻고 끊거든요.

그래도 좋아요. 그냥!!!

아마 엄마에게 그냥 했던 안부 전화는 아마 나태주 시인의 시 속의 마음 같은가봐요.

"엄마 나 잘 지내고 있어~"라고 말해주고 싶은가봐요.

...

나는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

그냥 듣고 싶어

...

나도 잘 있다고

숨 잘 쉬면서

잘 있다고

그냥 말해주고 싶어.



부모님 특히 엄마를 생각하면 ... 그냥 슬프네요.

딱히 이유는 없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런가요.

'우는 것도 힘이다.'라는 이 시가 또 눈에 들어왔어요.

어른이 되면서부터 소리 내어 울어본 적 있나요?

슬픈 드라마, 영화를 보면서 일부러 큰소리로 울어요.

몸이 아플때, 마음이 아플때 일부러 튼소리로 울어요.

나태주 시인의 '우는 것도 힘이다'라는 이 시가 너무 공감이 되네요.

...

소리 내어 정말로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어라

우는 것도 힘이고

능력이다

우는 힘으로 부디

씩씩하게 더 잘 살아라.



나태주 시인 때문은 아니지만 책에서 좋은 글귀를 만나면 그렇게 남기고 싶어요.

그래서 심각하게 캘라그라피 배워볼까 고민중이거든요. ㅎ

그런데 이번 시집에서도 역시나 꼭 남겨보고 싶은 시가 생겼어요.

나태주시인의 '마음의 의자 하나'

...

오늘도 순간순간

힘들도 어렵고 지친 당신을 위해

의자 하나 내드려요

몸이 가서 앉는 의자가 아니라

마음의 가서 앉는 의자예요

부디 그 의자에 당신의 마음을 앉히고

하늘을 우러러보고

흘러가는 흰 구름에게 눈을 맞추기도 해보아요

숲에서 오는 바람, 바람의 숨결에

당신의 숨결을 맡겨보기도 하세요

조금씩 천천히 좋아질지도 몰라요.



마음의 의자 하나... 특별하지 않는 아주 평범한 의자에요.

색연필을 꺼내서 마음의 의자 하나 그려봤어요. 나만을 위한 마음의 의자 하나 ^^

천천히 읽으면서 한자 한자 써보았어요.





시 참 어렵잖아요. 그런데 나태주 시인의 시들은 참 편하게 다가와서 좋아요.

그 이유를 나태주 시인은 시 한편으로 설명해주네요.

...

그렇구나!

책은 내 인생의 기억을

쓰는 것이었구나.


책 맨 마지막을 읽으면서 '이런 일이 있으셨구나... 그래서 ...'라고 하면서 책을 덮었어요.

┌ 지난해, 2023년은 나에게 개인적으로 힘든 한 해였다. 내내 잘하던 문학강연이 잘 안되고 사람을 만나기가 싫어지고... 스스로 짚어봐도 우울증 증상이 분명했다. 내가 왜 이러지? 통제가 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가볍게 우울증 약을 먹으며 두문불출 지내기로 했다.

...

그토록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쓰여진 글들이 모여 이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가 되었다. 키워드는 '오늘'과 '나'와 '집'.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 세 가지가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나태주 시인이 겪었던 번아웃 이야기를 읽다보니 시집 제목이 참 좋네요.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가장 소중한 것들을 시 한편 한편 읽으면서 기억해보고, 큰소리로 말해보아요.

저처럼 부모님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질지도 모르지만 마음의 의자 하나는 꼭 생길꺼에요. ^^








무거운 마음 벗어 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세요

공주님 되러

공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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