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 (무선) - 현대미술계 악동과의 대면 인터뷰
김성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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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데미언 허스트>는 작가 데미언 허스트의 길과 작품 주제를 토대로 삶의 여정을 정리, 서술한 책이에요. 작가는 남다른 성장기와 주요한 사건으로 경험한 예술적 체험이 작품 세계에 미친 영향 등에 초점을 맞추어 예술가 데미언 허스트를 소개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는데 이 점이 좋았어요.

예술가 데미언 허스트가 이런 작품을 만들기 까지 남다른 성장기와 주요한 사건들을 알게 되니 작품세계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어요.

나는 개인적으로 작가들의 어린시절을 알게 되는게 재밌어요.

데미언이 성장한 지역 리즈는 중세 교회와 성당뿐 아니라 미술관과 박물관이 즐비한 중부 잉글랜드의 문화 중심지였어요. 이 곳에서 그는 카톨릭 신자였던 어머니와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어요. ... 리즈에 살면서 성당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디미언은 성당에 그려진 성화와 성경적 이미지를 지닌 도상에 친숙해졌다. 때로는 그것에 깊은 감명을 받기까지 했는데 당시 느낌을 다음과 같은 표현했어요.

"나는 7살 때부터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때 죽음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처음 알게 됐죠. 당시의 그 충격을 결코 잊을 수 없었어요...."

어린 시절 기억이 훗날 데미언의 작품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났어요. 죽음에 대한 생각은 그만큼 그에게 큰 영향을 준 주제가 되었네요.

데미언의 첫 작품, 약장 시리즈의 <죄인>을 외할머니가 쓰던 약장을 대상으로 했어요.

죄인 1988

큐레이터 데미언에 이어 예술경영가 데미언 허스트는 1997년 작업을 하기 위해 사이언스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어요. 이후 2012년 이 회사는 9000제곱미터 부지에 작업 스튜디오와 갤러리를 완공했구요. 공장에서 예술을 생산하는 개념을 강조해왔던 데이언은 급기야 생산 개념을 뛰어 넘기 시작해서 공장 생산식의 작품 제작 방식에 회사 운영을 끌어들였고 20여 년 넘게 기업으로 운영을 해오고 있네요.

"그는 매우 자본주의적 작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본주의를 잘 이해하면서 이용하는 능력이 탁월한 작가라는 평이 적절한다. 자본이 매우 중요하지만 예술에 있어 돈이 더 큰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을 경계할 줄 아는 작가이기도 하다.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를 열어 자신이 수집한 작품을 무료로 대중에게 공개하는 데미언의 행보는 나름대로 예술 커뮤니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일단 나는 데이먼 허스트의 작품을 만나기 전 데미언 허스트가 어떤 인물인지 알게 되어 기뻤어요.

무엇보다 이제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을 보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꺼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거든요.

데미언은 여느 작가들과 달리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의 문제에 한결같은 태도를 유지해요. 그는 영원성의 상징 안에서 유한한 존재로 인간을 설정하고, 과학을 생명의 연장 장치로 등장시켜요.



다른 작품도 많이 있었지만 딱 이 2작품이 데미언 허스트의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를 알려줄 수 있겠다 싶었네요.

생명의 연장, 그것은 과학만이 해결할 수 있을까요?

데미언 허스트가 작품 속에서 묻고 있어요.

죽음에 대한 관심으로 인류는 과학과 의학을 발전시켜왔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수록 영원한 삶을 향한 갈망이 극대화 되었어요.

예술가의 철학적인 몰입으로 예술이 질병을 치유한다는 깊은 신념을 드러냄으로써 약장의 상징성이 예술적 오브제로 수용되게 했네요. 예술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 말이죠.



이 책에서 인터뷰 부분이 제일 비중을 많이 차지해요.

책의 절반분량, 100페이지가 넘어요.

앞부분을 읽었기에 인터뷰의 내용들이 이해가 되고 작가는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데미언 허스트의 답과 작품이 연결되더라구요.

책 속에 참 다양한 그리고 유명한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많이 등장해요.

그런데 저는 데미언 허스트의 근본, 기본인 약장에서 눈을 뗄 수가 없네요.

인터뷰 내용 중에서도 이 부분이 제일 들어와서 읽고 또 읽었네요.

작가 : 정말 당신의 사이언스는 제약회사와 굉장히 유사해 보이긴 합니다.

데미언 허스트 : 맞아요. 그게 내가 원하던 거예요. 거기에서 예술을 만들고 싶었지요.



작가 : "약장을 가져와서 소개하면 사람들은 완전히 믿을 수 있다. 내 생각에 약장은 완전히 믿을 만하다'라고 했죠. 그리고 "예술이 약을 대체할 수 있고 사람들을 치료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데미언 허스트 : 사람들은 어느 정도 치료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그들은 죽어갑니다. 그들의 부패를 막을 수는 없지만 이 약장을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을 암시합니다.



마지막으로 데미언의 작품 여정을 한 그루 나무와 같다는 말이 오래 남네요.

"작가로서 데미언의 작품 여정은 한 그루 나무와 같다. 초기부터 최근까지 인터뷰에서 드러난 그의 모습은 겉보기에는 실로 다양한 듯하다. 그러나 내면은 줄곧 인간의 삶과 죽음, 선과 악, 안과 밖, 사람과 욕망 같은 주제들로 일관되어 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요즘 그가 회화의 세계에 심취해가고 있는 모습에서 또 다른 기대감이 샘솟는다고.

내일의 그에 대한 작가의 기대이기도 하다고.

저도 데미언 허스트의 회화작품 기대해봅니다. ^^





"나는 7살 때부터 항상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때 죽음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처음 알게 됐죠. 당시의 그 충격을 결코 잊을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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