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감각 기관, 피부, 뼈, 심장, 피, 손, 배, 생식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 이렇게 조각조각 나뉜 부위들에 차례로 살을 붙이면 중세의 몸을 단순히 각 부의의 총합을 넘어선 도상으로 구체화하는 일이 가능하며, 거기에 삶과 죽음, 고통과 아름다음을 대하는 오늘날의 관점까지 함께 아우를 수 있다. 이는 가장 포괄적인 의미의 몸이자 중세 시대의 삶의 모든 면을 탐색하기 위한 도약점이다. 머리는 사고로 이어지고 피부는 옷으로, 뼈는 매장 관심으로, 발은 여행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