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
김혜영 지음 / 그늘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러므로 이 책이 내 성실의 증명이 되기를 바란다.”

  -p.257, 작가의 말 中


대개의 경우는 책을 다 읽고나서 ‘작가의 말’을 읽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 <아보카도>는 책을 받자마자 맨 뒷편을 펼쳐서 읽게 되었습니다. 나름의 일탈이라 하겠지요. 여전히 어색하고 부담스럽지만 더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으로 켜켜이 쌓여있을 퇴고의 순간들이 숨겨져 읽히는데 왠지 뭉클했습니다.


두 권의 수필집을 낸 김혜영 작가는 그간 모아둔 여덟 편의 이야기를 골라서 이렇게 단편집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니 신인은 아니지만 신인 같은 마음이라 했나봅니다. 어찌되었건, 여덟 편의 단편소설들을 읽고 난 첫 인상은 문장과 이야기가 가지런하고, 표면적이기보다 내면적이다 싶습니다. 그렇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 어느 곳, 도처에서 도사리고 있는 훅과 쨉이 제법 알싸하게 치고 들어옵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매운맛. ‘아보카도는 개뿔, 다이어트에는 역시 청양고추지.”

  -p.136, <아보카도> 中


그런가하면, 생활밀착형 혹은 살가운 이야기를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줍니다. 눈에 보이는 외연을 설명하거나 관조하지만, 이 또한 마음의 움직이나 태도가 묻어 있게 풀어내고요. 그래서 ‘이야기가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거지?’하면서 읽다보면 ‘아, 이거 어떡하나, 참.’ 하게 되는 순간들을 제법 만납니다. 그 특유의 호흡법이 읽는 재미를 혹은 슬픔을 지그시 끌어올리거나 눌러줍니다.


  “오래전 기억 속에서도 어머니는 지금처럼 오열했었다. 마치 그때 다 울지 못한 울음을 가슴에 숨겨두었다가 끄집어 내 우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어머니는 차마 은수의 이름은 부르지 못했다.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이름이라고 다짐한 사람 같았다. 어머니가 은수의 이름을 불러주기를 바랐다. 내가 차마 부를 수 없는 내 딸의 이름을.”

  -p.198, <BABY IN CAR> 中


이야기들은 그렇게, 커다란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커다란 공간, 간격, 상실, 마음, 생각, 아픔, 기쁨 등등. 이런 일상에서 어쩌면 피하고 싶은, 또는 마주하고픈 순간들을 세심히 바로 옆에서 독자들을 맴돌며 펼쳐보여주듯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오래 잔잔하지만 큰 파장으로 동심원을 그리며 내내 머무르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 성실의 증명, 또 읽어보고 싶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말이죠.


#아보카도 #김혜영 

#단편소설 #단편집 #그늘 #그늘소설책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브라이언 애터버리 지음, 신솔잎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부제는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입니다. 그러니까 현실에 기반한 허구가 아닌, 제대로 거짓말해서 세워진 시공간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어떻게 진실을 이야기하는지를 각잡고 풀어낸 책입니다. 

특별히 저자는 아홉가지의 관점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 관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신화, 메타포, 구조: 거짓말로 진실을 말하기

  2.판타지와 사실주의: 마법이 현실 세계로 뻗어 나간다면

  3.신화를 전승하는 판타지: 화합을 추구하는 결말

  4.흥미를 더하는 메타포들: 갈등보다 건설적인 각본

  5.문학의 사회적 기능: 여성을 억압하는 북 클럽에 저항하기

  6.유토피아 문학: 더 나은 세계가 있다는 생각

  7.남성성 모델: 화상 동화 속 소년 찾기

  8.판타지의 정치성: 익숙한 과거를 재구성하는 공간

  9.판타지와 호러: 두려움 너머의 진실을 보기


서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렇게 아홉개의 봉우리들을 넘어가며 판타지가 점점 그 모습을 드러내는 형국으로 책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습니다. 허나 어차피 판타지는 거짓말, 진실을 말하지만 그 드러낸 모습이 진실일리는 없습니다. 당연히도!


아홉가지의 관점이라고는 하지만 그 관점들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연하고 있으며 또 서로의 얼굴을 대하며 불을 뿜어대고 있기도 합니다. 신화와 메타포, 구조와 이야기, 젠더와 정치, 그리고 감성과 지성.


  “판타지의 관점에서 바라본 사실주의는 어떤 모습일까? 두 장르는 서로를 모르고 지냈던 친척처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는지도 모른다.”

  -p.67


  “마찬가지로 비평가와 학자의 가장 큰 역할은 사람들에게 훌륭한 책들을 계속 상기시키고 그 안에 담긴 위대함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가르치는 데 있다. 이들은 절반은 치어리더고 절반은 여행 가이드다.”

  -p.211


그리고 이 책에 숱하게 언급되는 작가들과 책들 그리고 인용된 문장들은, 하나하나 인덱스를 넣어가며 가까운 미래에 읽어내야할 부채감을 마구 북돋아주는 매력이 넘치는 책입니다. 판타지 인문학이자, 인문학의 판타지의 역할을, 이책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싶습니다. 어디를 펼쳐도 판타지 같지 않았던 그 이야기들이 판타지였고, 사실주의 같았던 소설들이 판타지의 속성을 가득히 머금고 있었다는 짜릿한 뒤통수도 얼얼하게 즐거움을 줍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서문에서 미리 요약해서 아홉가지의 시선을 선보였던 저자는, 마지막 9장을 마치면서 ‘요점’이라는 챕터를 두고 전체적으로 요약해서 멋진 답안지 혹은 아는 척하기에 딱 좋은 말빨(!)의 총알을 가지런히 담아내며 마무리합니다. 정말 끝까지 저자는 판타지를 제대로 그리고 철저하게 읽어낼 수 있는 깜냥을 가질 수 있기를 열망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판타지에 대한 애정, 더도 덜도 아닌 바로 그 마음 말이지요. 

그리고 그 마음은 독자로 하여금 판타지를 해석할 마음이 들게 만듭니다.


  “즉 기호는 해석될 때만 의미를 지닌다는 뜻이다.”

 -p.194, 찰스 샌더스 퍼스 <앳킨> 中



#판타지는어떻게현실을바꾸는가 #브라이언애터버리 #신솔잎옮김

#진실을말하는거짓말 #아홉가지관점으로보는판타지문학

#푸른숲 #FantasyHowItWorks #BrianAttebery

#도서제공 #북클럽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과 중국의 여성작가 각 3인이 펼쳐보이는 여성과 SF적 상상력, 몸에 대한 계시록 혹은 기행문입니다. 근미래의 일들을 소재로 하되 기행문이라 칭하는 이유는, 마치 당장이라도 펼쳐질 듯 눈 앞에 그려내는 작가들의 문장과 자세가 그 첫 이유이고, 이미 어딘가에서는 벌어지고 있으나 시치미를 뚝떼며 ‘우리 얘기 아닌데?!’ 하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그 둘째 이유입니다. 소설들을 통과하고 나면, 여섯 단편들이 펼쳐내는 풍경들은 제각각이지만 기시감이 내내 읽은 이의 몸과 맘에 어른거립니다. 그 살가움 혹은 살풍경의 날것, 그 미래 속으로 들어갑니다.


1부 기억하는 몸. 김초엽과 저우원 작가가 담당하는 장입니다. 물리적 공간과 현실에 대한 담론과 상상은 진작에 여러 SF소설들에서 예견된 바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 <써로게이트> 등을 통해 시각화된 물성과 뇌를 연결하는 시도들은 익히 경험했고요. 다만, 김초엽 작가는 예의 그 섬세한 말투로 양봉옷과 우주복을 이어내고 또 관계들을 고민합니다.


  “ 두 사람은 세계의 끝에서 끝으로 향했다. 몰두할 수 없는 세계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p.42, 김초엽 <달고 미지근한 슬픔> 中


그런가 하면, 저우원 작가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을 통해, 묘한 전염병을 고안해내고는 인류를 그 안에 집어넣는 상상력 실험을 합니다. 언어가 증발해버리듯 관계와 일상이 증발해버렸던 펜데믹의 시간을 회상하게 합니다.


2부 연결하는 몸. 


  “갑자기 도로가 꺼졌고, 망설이다가 그곳으로 달려갔던게 마지막 기억이었다. 눈을 뜨자 집도 병원도 아닌 어느 공원에 반투명한 상태로 둥둥 떠 있었다.”

  -p.125, 김청귤 <네, 죽고 싶어요> 中


김청귤 작가는, 요사이 우리사회의 현실적 공포가 되어버렸던 싱크홀을 어디론가의 공간으로 워퍼해버리는 매개로 치환하면 우리 몸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를 상상합니다.  그런가하면, 난꽃의 꽃술같은 1996년과 1988년의 시간 터널을 통과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벤트가 세상에서 어떻게 휩쓸리는지를 타임슬립으로 펼쳐내는 청징보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 <난꽃의 역사>는 근래에 만나는 신선함이었습니다.


3부 불가능한 몸.

오랜 소재일수도 있는 뇌에 특수용도의 칩을 이식하는 것으로 우리 인류의 삶은 생각은 어찌 바뀌게 되나 혹은 그대로 우리의 몸과 몸을 지배하는 뇌는 어떤 관계인가를 어렴풋 바라보는 씁쓸함을 담은 천선란 작가의 <철의 기록>, 그리고 작금의 온 인류가 신체의 일부인 듯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AI가 뇌에 선택적으로 이식된 이들이 마주하고 만들어가는 상황을  그려낸, 그냥 지금의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을 이야기들을 그려낸 듯 한 왕칸위 작가의 <옥 다듬기>는 소스라치게 놀랄만한 상상력의 끝판을 펼쳐냅니다.


  “또 위에는 감각 상호작용 시스템이 있어서 이용자들끼리 서로의 감각 데이터를 선택하고 공유해 실시간으로 더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었다.”

  -p.274, 왕칸위 <옥 다듬기> 中



우리의 몸은, 지금 우리가 통과하는 시간은, 그리고 어제 만났고 내일 만날 그 사람들은 우리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무수한 연결 속에 있는 SNS 속 친구들은 누구일까..? 지금 우리는 여전히 미래를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초엽 #김청귤 #천선란 #저우원 #청징보 #왕칸위 

#김이삭옮김 #래빗홀

#한중SF단편선 #한중여성SF작가

#도서제공 #래빗홀클럽 #6월도서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아이 이야기 암실문고
김안나 지음,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아이 이야기>

김안나 지음 | 최윤영 옮김 | 을유문화사


현재, 전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오스트리아 작가 Anna Kim의 2023년 작이 을유문화사를 통해서 발간되었습니다. 어쩌면 익숙하면서도, 또 독특한 점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형식에 있는데, 교환작가로 미국 위스콘신에 2013년의 여름학기를 보내는 작가 프란치스카가 화자로 등장, 그린 베이라는 작은 마을의 유일한 비백인인 데니와 그 주변인을 만나는 이야기와, 그 데니에 관련한 그린베인 교구 사회복지국의 서류철에서 발견한 1953년에서 1959년에 이르는 세 건의 보고서들에 담긴 정보가 두 개의 이야기 축으로 나아갑니다. (글자 폰트와 챕터로 구분하는 방식 사용)


1950년대의 2013년의 시간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형식, 하지만 문장부호 하나 없이 나아가는 대화와 묘사들,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딱딱한 보고서 문장들만으로 전개되는 통에 가슴보다는 머리를 사용해서 읽어내게 하는 묘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니라는 빛이 있을 때만 이 집은 사람 사는 곳 같아. 가느다란 빛이 먼지로 가득한 유리창을 비집으며 공간의 가운데로 뻗어 갔다. 조앤은 천천히 일어났다.”

  -p.23


  “> 1953.9.1.

   > D. 트루트만 검진. 세인트 메리 병원

아기는 태어난 지 7주하고도 이틀이 되었다. 일반적인 건강상태나 영양 상태는 매우 좋다고 기록할 수 있다. 이제까지 아픈 적도 없다. (일반적으로 미국계 검둥이들은 홍역이나 디프테리아에 걸려도 아주 가볍게만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성홍열이나 수두 역시 상대적으로 별 탈 없이 지나간다. 물론 백인보다 더 자주 소화기계 질병을 앓게 될 것이다).

  -p.31 


  “>1959.9.4.

대니얼 트루트만은 이제부터 대니얼 파울리다.”

  -p.302


  “아, 이 우울한 시기에 그나마 좋은 소식이 하나는 있네. 조앤이 대답했다.”

  -p.309

 

그렇게 시간은 여전히 달리고 달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차에 울려퍼지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노래,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로 쌓여가는 눈송이들.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소설은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우리가 볼 때 무엇을 본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인종과 자기 정체성, 가족과 이러저러한 기회가 인생과 관계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에 대한 절제된 구성을 통해 명료하고 섬세하게 드러내되 제법 감동적인 사유를 제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느아이이야기 #김안나 #최윤영옮김 #을유문화사 #암실문고

#을유문화사_서평단 #GeschichteEinesKines #AnnaKim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시론 현대지성 클래식 66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지프 신화>의 핵심 주제는 이렇다. 삶에 의미가 있는지를 스스로 묻는 것은 정당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p.11, 1955년 미국판 서문 中


카뮈는 죽음을 규명하고 들여다보는데 독보적 비전을 가진 작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 <시지프 신화>는 서문에서 밝혔 듯 죽음의 한 종류인 자살을 이야기합니다. 예의 카뮈적 태도인 부조리와 연결해서.

그렇게 부조리한 추론을 거쳐 부조리 인간을 투사해 내더니 부조리한 창조에까지 이르릅니다. 그리고 신화로서의 시지프.


카뮈의 소설작품에 익숙한 저에게 이런 식의 카뮈도 어색하지만 신선한, 80년이나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생각점을 허락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부조리하고 허무한 세상과 현실 속에서 더 단단한 인간으로 살아내는 것의 유의미함을 조리있게(!) 하지만 부드럽게 손내밀고 있습니다. 긴 시간의 간극을 뛰어 넘어서.


최근에 병행해서 함께 읽게된 고명섭 작가의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에서도 비슷하게 사유의 기회가 있었고, 이 카뮈의 책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숱한 철학자와 행동가들의 이야기와 삶 속에서 시지프의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들이 배어있었습니다. 특히 머리말 부분에 언급된 두 개의 영화 <토리노의 말>과 <퍼펙트 데이즈>를 통해 내비친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묘하게 이 책과 닿아있어서 묘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광채 없는 삶의 나날에서는 시간이 우리를 짊어지고 간다.”

  -p.36, 부조리한 추론 中


특히나 이 책은 곳곳에 배치된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한 회화작품들 덕분에 마음의 자각과 오해의 간극을 줄여내게 해주는 편집이 맘에 들었습니다. 뭉크, 리베라, 고야, 로테, 고흐 등등 그들의 작품들 너머 그들의 삶도 녹아있는 듯 본문의 카뮈의 생각을 배치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지프.


  “나는 시지프를 산기슭에 남겨두리라! 우리는 여전히 그의 무거운 짐을 발견한다. 그러나 시지프는 신들을 부정하고 바위를 들어 올리는 고차원적 성실성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p.190, 시지프 신화 中


반복되는 고난을 인식하는 순간, 그 압도성은 힘을 잃습니다. 예수가 그러했고 오이디푸스가 그러했으며 시지프도 그러했으리라 상상할 수 있는 것, 그렇게 나 자신을 투영해낼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정녕 부조리한 창조를 거스르되 거스르지 않는 방법, 생의 의미를 온몸으로 통과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마침표를 찍어봅니다.


#시지프신화 #알베르카뮈 #유기환옮김

#현대지성 #현대지성클래식

#부조리에대한시론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