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 신화 - 부조리에 대한 시론 현대지성 클래식 66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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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지프 신화>의 핵심 주제는 이렇다. 삶에 의미가 있는지를 스스로 묻는 것은 정당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p.11, 1955년 미국판 서문 中


카뮈는 죽음을 규명하고 들여다보는데 독보적 비전을 가진 작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 <시지프 신화>는 서문에서 밝혔 듯 죽음의 한 종류인 자살을 이야기합니다. 예의 카뮈적 태도인 부조리와 연결해서.

그렇게 부조리한 추론을 거쳐 부조리 인간을 투사해 내더니 부조리한 창조에까지 이르릅니다. 그리고 신화로서의 시지프.


카뮈의 소설작품에 익숙한 저에게 이런 식의 카뮈도 어색하지만 신선한, 80년이나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생각점을 허락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부조리하고 허무한 세상과 현실 속에서 더 단단한 인간으로 살아내는 것의 유의미함을 조리있게(!) 하지만 부드럽게 손내밀고 있습니다. 긴 시간의 간극을 뛰어 넘어서.


최근에 병행해서 함께 읽게된 고명섭 작가의 <필로소포스의 책 읽기>에서도 비슷하게 사유의 기회가 있었고, 이 카뮈의 책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숱한 철학자와 행동가들의 이야기와 삶 속에서 시지프의 일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들이 배어있었습니다. 특히 머리말 부분에 언급된 두 개의 영화 <토리노의 말>과 <퍼펙트 데이즈>를 통해 내비친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는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묘하게 이 책과 닿아있어서 묘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광채 없는 삶의 나날에서는 시간이 우리를 짊어지고 간다.”

  -p.36, 부조리한 추론 中


특히나 이 책은 곳곳에 배치된 유명한 화가들의 유명한 회화작품들 덕분에 마음의 자각과 오해의 간극을 줄여내게 해주는 편집이 맘에 들었습니다. 뭉크, 리베라, 고야, 로테, 고흐 등등 그들의 작품들 너머 그들의 삶도 녹아있는 듯 본문의 카뮈의 생각을 배치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지프.


  “나는 시지프를 산기슭에 남겨두리라! 우리는 여전히 그의 무거운 짐을 발견한다. 그러나 시지프는 신들을 부정하고 바위를 들어 올리는 고차원적 성실성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p.190, 시지프 신화 中


반복되는 고난을 인식하는 순간, 그 압도성은 힘을 잃습니다. 예수가 그러했고 오이디푸스가 그러했으며 시지프도 그러했으리라 상상할 수 있는 것, 그렇게 나 자신을 투영해낼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정녕 부조리한 창조를 거스르되 거스르지 않는 방법, 생의 의미를 온몸으로 통과해내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마침표를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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