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란 무엇인가 - 법과 제도로 본 돈의 흐름
정시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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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홍보실을 때려치고(?) 로스쿨에 진학, 법학박사가 되어 법을 연구하는 작가가, 2017년부터 ‘법학자가 보는 돈의 원리’라는 제목으로 브런치에 연재했던 글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이런 배경 덕분에, 책 표지만으로 미루어 짐작했던 자기개발서나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일확천금 쉽게 버는 법’ 같은 돈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세속적(?) 책이란 기대는 초장에 접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그 돈으로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도 그중 한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먹고 살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하며 많은 사람과 부딪히는 과정에서 나는 돈을 ‘많이’ 버는 것만큼이나 ‘잘’ 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p.8 프롤로그 중)

책의 구성은 3개의 장으로 구성됩니다.
1장. 공동체와 개인
2장. 자본주의 세상에서 먹고 살기
3장. 행복한 돈벌이를 위해서

법학자가 보는 돈벌이는 이렇게나 장중하고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알게 되는 것이가? 라며 좌절하려던 찰라, 페이지를 넘기기가 무섭게 읽어내는 속도가 붙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딱딱한 경제 이론서나 법학 이론서가 아니라, 무던하게 우리와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법과 질서, 근현대사를 통과하면서, 그래서 돈이 어떤 식으로 우리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고, 다니고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소상하고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아마도 작가가 프리랜서 드라마 보조작가로 돈을 벌고(!) 있어서인지 글맛이 제법 드라마틱합니다.

지속 가능한 돈벌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한 가지만 꼽는다면 그건 돈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안다. 뻔한 얘기라는 것. 그런데 그 뻔한 얘기를 다시 하는 건 많은 사람이 이 뻔한 사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돈만 좇아서는 절대 지속 가능하게 돈을 벌 수 없다. 돈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해서 돈을 의식하지 말고, 계산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말이 아니다. 돈벌이 프로세스 안의 사람들을 이해해야 돈을 지속해서 벌 수 있다는 뜻이다.
(p.130)

돈을 바라볼 때 사람을 바라보라 권하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드러납니다. 돈이 나쁘다거나, 무조건 돈이 최고라거나 하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돈을 이해하고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을 이해하고 그래서 어떻게 그 지속가능한 돈벌이를 가능케 하는지의 비밀을 넌저시 들려줍니다.
더 나아가, 이를 위해 사회가 국가가 어떻게 돈에 있어서 관여해야 하는지 하는 공적 영향력의 중요성과 교육의 중요성을 덧붙입니다.
돈을 ‘잘’ 벌고 싶은 이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페이지들의 오른쪽 아래에 그려진 그림들을 주르륵 넘기면서 볼 수 있는 재미난 애니매이션(?) 한편을 영화의 쿠키 처럼 숨겨두었습니다. 요런 잔재미도 솔솔합니다.

#돈벌이란무엇인가 #책추천 #정시몬 #초록비책공방
#서평단리뷰 #지속가능한돈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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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에 귀 기울일 때 푸르른 숲 43
안드리 바친스키 지음,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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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동차는 장난감처럼 곧장 철도로 밀려났다. 기차가 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세르히는 귀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파도 소리인가 보다.’ 세르히가 천천히 눈을 떴다. 일어나 앉으려 했지만, 팔다리가 붕대에 칭칭 감겨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네모나 기계 화면에 초록색 광선이 일정하게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고, 기계와 연결된 케이블에서 가느다란 전선들이 뻗어 나와 마치 촉수처럼 세르히의 몸에 붙어 있었다. 세르히는 이곳이 병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p.14-15)

세르히 페트리나. 아들이 클라리넷이나 섹소폰을 연주하기를 원하는 교향악단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아
빠와, 아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했으면 하는 음악 학교 바이올린 선생님 엄마를 둔, 가라테를 하고픈 소년이 있습니다. 결국 피아노를 치게 된 열네 살의 피아니스트 세르히는 바다가 갑자기 보고 싶어 떠난 가족여행을 통해 전혀 다른 삶을 마주하고야 맙니다.

우리들에겐 생소했던,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유명해져버린 우크라이나. 그 땅의 사람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선함이 앞서지만, 그 이야기는 시작과 함께 산산조각 나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 절망을 마주하고서도 그 너머를 함께 바라볼 친구를 가지고서야 상실한 청력과 꿈도 아무 상관없이 너끈히 이겨낼 이유들이 됩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에게 친구가 필요하다는 듯 이야기는 지금으로 읽혀집니다.

“걱정하지 마. 뇌의 청각 기능이 회복되었다면 곧 언어 기능도 회복될 거야.”
사실 세르히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저 야린카가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이 기쁠 뿐이었다.
(p.163)

이야기가 끝나도 끝나지 않습니다. 지그시 감은 눈 속의 어둠은 이내 조명에 환해지고, 세르히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춤추는 야린카의 모습이 끝끝내 맴돌며 이야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내 그렇게 한 장의 사진으로 멈추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세계의 화합을 기원합니다.

#적막에귀기울일때 #씨드북청소년 #청각장애 #장애인인권 #우크라이나문학 #청소년SF #씨드북
#안드리바친스키 #이계순 #우크라이나에평화 #서평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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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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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들렀던 어느 때보다 인적 없는 긴장감으로 가라앉아 있는 공항 입구에 서서 나는 전광판으로 지나가는 숫자들을 쳐다보았다. 신규 확진자 수, 누적 확진자 수, 위중증 사망자, 누적 사망자,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 매일 1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는 미국과 재봉쇄에 들어간 유럽 소식이 이어졌다. 비가 한차례 쏟아진 뒤 나뭇잎들은 전부 떨어졌고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렇게 겨울은 시작되었다.
(p.267)

2020년 2월 말 홍콩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항공권과 숙박은 진작 예매를 마치고 아이들과 우리 부부의 일정을 최적의 동선과 비용으로 3박 4일 일정을 촘촘하게 계획하던 때, 우산혁명으로 촉발된 위중한 홍콩 상황으로 여행주의보가 떴었습니다. 들인 노력과 기대가 아까웠지만 나는 눈물을 머금고, 새로운 여행목적지를 고르던 차, 홍콩 근처이면서 가본 적이 없는 대만을 새로운 목적지로 결정하고 항공권과 숙박을 어렵사리 예약하였고, 일정도 현지 지인의 도움으로 얼추 만들어냈고 마침내 가족여행을 떠날 날만 기다리며 기대에 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지 않아 우리의 가족여행은 기약 없이 취소르 당하고야 말았습니다. 중국발 바이러스가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거였고, 해외 여행 자제하라는 뉴스가 연일 보도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만 3년 반의 전에 없었던 폐쇄와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로 마음 가까운 이야기를 선사해주었던 최은미 작가의 신작을 받아들었고, 그 숨죽인 시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걸 알고서는 책을 한참 덮어두었습니다. WHO 앤데믹을 선포하고 좀 잊고 지냈으면 했는데, 그 강제 기억 삭제의 방어기재를 비집고 들어오는 그 성가심이 조금은 두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다시 펴든 작가의 6년 만의 신작 <마주>는 우리 모두가 예외없이 통과해야만 했던, 그렇게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상실하기도 했던 코로나의 시간을 스치며 마주하는 사람들과 사건들을 따라갑니다. 내가 겪은 유사한 이야기, 내가 들은 친구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베여있습니다. 걱정하면서도 두려운 관계들과 의심하면서도 미안해했던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 어느새 명치 끝이 저릿하다가다 심장이 쿵쾅거리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또 책을 덮어야만 했습니다.

생활치료센터 입소 2주차에 은채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줌으로 하는 졸업식이어서 나는 다행히도 참석할 수가 있었다. 기정로 상가에 ‘얼굴을 보여주세요’라는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이었던 은채의 담임은 졸업식 날도 얼굴 보여달라는 말로 아이들한테 인사를 했다. 어느 해보다도 짧은 시간을 만났던 반 아이들이었다. 다시 만날 때는 마스크 벗고 코로나19 없는 시대에서 만나자는 말이 영상 안에서 들려왔다.
(p.297)

특히나 아이들의 시간이 너무 애닳았습니다. 줌으로 이루어진 입학식과 졸업식, 그리고 수업들. 등교 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교차하고 멈추며 그 숱한 처음 겪는 일들의 연속인 나날들에 어느 누구도 능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의무교육이란 이름으로 시도된 교육현장은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습니다. 어떻게 가족 중 하나가 양성이기만 해도, 나머지 가족들은 물론 동선이 겹쳐서 마주했던 모든 이들의 계획된 일상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는 일상. 하지만, 누구의 책임도 그렇다고 누가 보상해줄 수도 없는 그 코로나의 시간에도 작지만 뭉클한 순간들도 적잖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소설 속 나리, 수미와 만조 아줌마는 새롭게 서로 마주하는 방법을 터득해갔습니다. 외로움과 거리두기를 서로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주 #최은미 #창비 #서평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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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 - 우리를 날게 한 모든 것들의 과학
임재한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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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비 특기로 활주로와 격납고 사이에 위치한 내무반에서 공군병 30개월 의무복무를 충성스럽게(!) 마친 공군가족 입장에서 항공기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새벽 같이 일어나 에어맨으로 20여개의 격납고 게이트를 열고 하루 종일 뜨고 내리는 전투기를 내보내고 받기를 수십여 차례하고 나면 보람찬(!) 하루일이 끝마치는 그 지루한 반복의 시간. 하지만, 그렇게 묵직한 기체가 지축을 울리며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언제 봐도 꿈을 꾸는 듯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운명적으로 다가온 책, <플라잉>은 무척이나 친근하면서도 흥미진진함 그 자체였습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니, 이 책에서 언급된 역학에 대한 이야기도 오랜만에 반갑기 그지 없었음은 논외로 하고라도 말입니다.

저자 임재한은 KAIST 항공우주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항공 엔지니어입니다. 즉, 이 책은 그의 이력에 걸맞는 내용으로 이론적 충실성과 동시에 최대한 일반인의 눈높이에도 들어맞도록 다양하고 친절한 방식으로 항공기의 전반을 보여줍니다. 목차에서 그 대략의 지향은 분명하지만, 이로써 지레 겁을 먹게 할 소지도 충분합니다.

PART 1: 바람 – 공기가 없다면 하늘을 날 수 없다
PART 2: 힘 – 하늘을 날기 위한 재료 구하기
PART 3: 비상 – 날기 위해서 우리가 해결해온 과제들
PART 4: 기술 – 더 멀리, 더 빠르게, 더 안전하게

공학적 계산식과 그래프, 그리고 다양한 전문용어들이 종횡무진하면서도, 정성스레 그려낸 일러스트레이션과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이야기들로 친근스레 항공기가 날아오르기 위한 원리들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끕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양팔 벌려 하늘을 부웅 날아오른 스스로의 모습을 느낍니다.
비행의 즐거움! 날아오름의 신비와 과학!! 플라잉, 플라이 하이!!!
더 높은 하늘이 아름다운 가을에 제격인 이 책 <플라잉>의 일독을 권합니다.

#플라잉 #임재한 #어크로스 #비행기과학책 #신간추천
#공군병30개월 #기계공학전공자 #서평단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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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윤광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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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시에서 태어나 스무살이 되도록 갇혀(?) 살았지만, 서울과 부산의 도매점에서 물건을 떼서 판매하시던, 그리고 물건들을 고르는 나름의 안목을 지니셨던 부모님 덕분에 시골(?)에 살면서도 당시 주변에서 보기 힘든 물건들을 제법 경험해 보거나 가져본 적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그런 소유가 주는 우쭐함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그 물건들의 쓰임에서 오는 편안함과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 주는 만족감이 꽤나 컸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였던 거 같습니다. 다들 좋아한다고 나도 좋아할 리 없을 거고, 그러니 부러워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취향을 발견하고 추구해 보는 것이 더 멋진 일임을 말입니다.

일간지 주말판에서 가끔 만났던 글과 사진의 주인공, 윤광준 작가의 신작 소식에 반가워서 받자마자 후루룩 페이지들을 넘겨보노라니, 눈과 귀에 익숙한 물건들이 제법 보여 또한 반갑습니다.

라이카, 브라운, 허먼밀러, 발베니, 트로이카, 일광전구, 성심당, 코만단테, 스탠리, 샘표, 샤오미, 파이오니어, 발뮤다, 삼진어묵, 빅토리녹스, 필립스, 몽블랑, 지포, 몰스킨, 쓰리엠, 레더맨, 이케아, 조말론, 무인양품, 헹켈, 연두, 갈더마, 아크테릭스, 파타고니아, 복순도가, 다이슨, 리모바, 드롱기...

101개 중 3~40개는 만난 적이 있는 것들인 듯합니다. 차곡차곡 쌓아내는 글맛은 작가가 직접 눈앞에서 보여주는 듯 친절하고 소상하게, 때로는 추억까지 덧입혀 맛깔납니다.
전자제품, 주방용품에서 문구류, 먹거리를 거쳐 패션 아이템 등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명품’들 하나하나에 작가는 애정과 찬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제법 금액이 나가는 것들도 있지만, 쉽게 구입해서 가져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말로만 들었거나 경험해 본 적 없는 것들은 조만간 시도해 볼 요량으로 아이폰 메모장에 쭈욱 리스트 업 해두었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오리지널은 오리지널이구나 하는 겁니다. 물론, 취향이란 것이 개개인의 오감과 라이프 스타일에 근거한 것이다 보니, 이들 리스트에 동의하기도 부동의 하기도 할 터입니다. 하지만, 그 물건들이 지니는 외적 이야기와 개인적 추억 등으로 확장된 이야기는 흠뻑 빠져서 읽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되고 맙니다.

한때 가성비가 판을 치고, 반대급부(?)로 끝 모를 고가의 명품에 오픈 런으로 내달리는 대중들 속에서, 줏대 없이 기우뚱대지 말고 자신만의 안목으로 골라낸 생활명품에 대한 정보들을 공유하는 작가의 마음에서, 독자들에게 당신들 자신만의 감각과 안목의 근육을 길러내길, 그래서 당신 각자의 생활명품 102번부터 새로이 작성해 보라는 권하는 책,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은 이렇게 거실 한쪽 손닿는 곳에 두고 그 개성 넘치는 리스트들을 채워나갈 욕심이 부추기는 멋스러운 책입니다. 일독을, 그리고 반려책으로 곁에 두길 권해봅니다.

#윤광준의생활명품101 #윤광준작가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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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켈스멜리무버 #몽블랑만년필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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