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백년고독 > 아버지여,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자!!!
하루 15분 책읽어주기의 힘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짐 트렐리즈 지음, 눈사람 옮김 / 북라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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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이미 오래전 기억인데도 말이다. 선생님은 여자분이셨다. 어찌나 새침하고 무서우셨던지 도저히 장난을 칠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당시 선생님은 뱃속에 소중한 아기를 갖고 계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늘 임부복에 힘들게 걸으시던 그 기억...하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선생님은 매 시간마다 책을 읽어 주셨다. 수업종료 10분전에는 늘...거의 한 학기 반을 그렇게 해주신것 같다.  

  우리는 처음에는 "에잇, 무슨 책이람!!" 하며 불평을 했었고, 선생님은 들은체도 안하시고 책을 읽어주셨다. 그렇게 매일 매일... 처음에는 그 책 읽어주는 10분은 우리에게는 최고의 시간이었다. 듣느라고? 아니 장난치느라고, 딴 짓을 해도 되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다 한 두달이 지나고 선생님이 읽어 주시는 책의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은 쇄뇌되어 모든 학생들이 그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당시 읽어주셨던 책들의 내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최고의 가르침을 주셨던 것이 아니었을까?, 제자들에게도 선생님 뱃속의 예쁜 아가에게도...

  요즘은 공중파 TV나 케이블TV의 채널이 수도 없다. 그 중에 어린이 만화 프로도 꽤 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의 아이들은 책보다는 TV를 더 즐기게 되었다. TV에서 하는 만화가 재미없으면 비디오나 DVD를 본다. 물론 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필요 이상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 하루 15분, 책 읽어 주기의 힘'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어휘력이나 정서적으로...

  30명의 노동자 가정 출신의 성인남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15명은 대학교수가 되었고, 나머지 15명은 대를 이어 노동자가 되었다. 왜 일까? 30명의 면담결과 재미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교수가 된 15명 중 부모가 책을 읽어 준 사람은 12명이나 된 반면, 노동자가 된 15명중 책을 읽어준 사람은 4명에 불과 했다. 또한 교수가 된 사람들 중에는 14명이나 가정에 많은 책과 인쇄물이 있었던 반면, 노동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4명만이 가정에 책이 있었다. 교수가 된 사람들 중 13명은 어머니가, 12명은 아버지가 신문, 잡지, 책을 즐겨 읽는 것과달리 노동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6명의 어머니와 4명의 아버지만이 이를 즐겼다. 그리고 교수가 된 15명은 모두 책을 읽도록 격려를 받은 데 반해, 노동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이 3명 뿐이었다. (p.63)

   참으로 재미있는 조사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는 이러한 사례가 다양하게 들어있다. 지은이는 "읽기는 모든 학습의 기초이다"라고 말을 한다. 또한 무엇보다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책 읽어주기를 소홀히 한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아직도 육아는 엄마가, 아빠는 경제를 이라는 수식이 성립되는 듯 싶다.

  비싼 장난감 이나 옷을 사주는 것보다, 훌륭한 DVD나 비디오 사주는 것보다 자식의 미래을 위한다면 많은 책을 읽어주기를 권하고 싶다. 물건을 사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책을 읽어주기 위해서는 시간만이 필요하다. 노력만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기쉽고 돈안드는 일을 왜 안하려 드는가?  사실 이 책을 읽고나서 할 이야기가 참으로 많다고 생각했다. 아마 책 한권을 모두 이곳에 적어 놓아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풍부하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무슨말을 가져와야할지 고민이 될 정도다.

  아이의 미래는 모두 부모의 노력에 달려있다. 여기 힘 들이지 않고, 많은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책을 읽어 주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말이다.  역시 조사에 의하면 아버지가 책을 읽어 준 남자 아이들의 읽기 성적이 현저하게 높았고, 아버지가 독서를 즐기는 가정의 남자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가정의 아이들 보다 책을 많이 읽고 성적도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대상의 10%만이 어린시절 아버지가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하나 권장한다면 많은 여행을, 굳이 비싼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박물관이나 도서관이나 문화유적지나 가까운 곳을 찾아다니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책에서 얻은 것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을 평생 간직하며 자라게 되니까 말이다.

  책의 말미에 100여권의 읽어주기 좋은책이 수록되어 있다. 원작에는 500여권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된 100여권만 소개되어있다. 아이가 자랄때까지 적어도 이 100여권만 읽어준다면 분명 그 아이는 행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읽어주기는 어린시절뿐만이 아니라 적어도 13-4세까지 계속해서 읽어 주라는 저자의 말로 끝을 맺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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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대전복수동정지윤 > 원본이 가지고 힘은 없네요
MD Vocabulary 33000 단어장
문덕 지음 / 지수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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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되어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에도 좋고 가볍게 손에 들고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합니다. 그런데요, 제 생각에는 원본이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는 다행히 단어와 단어의 뜻을 외우도록 도와주는 짧은 예문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원본에 나와 있는 내용이 다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 많은 동의어들을 만나볼 수도 없었구요. 좀 무겁고 힘들더라도 원본을 사시구요, 단어장처럼 써서 가지고 다녀도 좋고, 워드로 입력해 놓고 출력해 놓고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원본 MD 33000의 힘을 느낄 수는 없었답니다. 그리고 신문사 사이트에 가보면 문덕 선생님 MD 특강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곳도 있어요. 문덕 선생님 얼굴은 볼 수 없지만 목소리를 들으며 공부할 수 있고, 프린트도 할 수 있답니다.  얼굴이 무기이고 세콤이라는 말씀에 웃으며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신문사 사이트인지 말씀드리면 간접 광고니까 말씀 못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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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매지 > 사랑은 떠나도 추억은 남는다
이터널 선샤인
미셸 공드리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아이비젼엔터테인먼트(쌈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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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한 번쯤 이별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나오는 조엘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헤어진 연인에 대한 생각에 차라리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다 지워버렸으면 하는 생각은 누구나 해봄직한 생각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픈 기억만을 골라서 지워주는 곳. 그 곳에서 조엘은 사랑했던 연인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우는 시술을 받기로 한다. 그리고 점점 지워져가는 기억 속에서 그녀의 모습은 너무도 사랑스럽기만 하고, 조엘은 그녀의 기억을 붙잡고 싶지만 그녀는 점점 그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데...



  이 작품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말 쟁쟁하다. <존 말코비치 되기>, <컨페션>등의 각본가 찰리 카프먼(결국 200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작품으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이 각본을 맡았고, 쟁쟁한 스타급 배우인 짐캐리, 케이트 윈슬렛, 일라이저 우드, 커스틴 던스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사실 영화를 보다가 중반쯤에서 '어랏,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에 가서 짠!하고 밝혀지는 이야기의 윤곽. 통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 것이 아니라 차분하게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기억의 지도를 따라가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쿨한 여자 클레멘타인, 그녀에겐 지루했던 남자 조엘. 하지만 그도, 그녀도 모두 서로에 대한 기억은 지웠지만 서로에 대한 인연의 끈은 놓지 않았음을, 둘의 사랑에 대한 추억은 삭제되었더라도 둘의 사랑은 지워지지 않았음을 결국엔 깨닫게 된다.



  흔히 짐캐리란 배우를 생각하면 <마스크>나 <에이스 벤츄라> 등의 영화에서 보여준 코믹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만큼 그의 모습은 너무도 진지하고, 너무도 슬퍼보였다. 케이트 윈슬렛은 머리색을 여러가지로 바꿔가며 쿨한 여자를 너무도 잘 연기했고, 조연으로 나온 일라이저 우드나 커스틴 던스크도 반가웠다.



  행복했던 기억, 소중했던 추억, 이별을 했을 땐 그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정작 그것을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나는 선뜻 모두 지워달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도 조엘처럼 제발 이 기억만은 남겨달라고 소리치지 않았을까. 그 사람은 없지만 그 때의 나는 남아있기에...



  겨울 밤 얼어붙은 찰스강에 누워 별을 헤아리는 그림같은 모습이나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의 변화, 그들의 심경의 변화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햇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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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짱꿀라 > 마음에 새길 만한 문장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
홍은택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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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전거는 다리의 연장일 뿐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다. 안장 위에서 보는 세상은 차 안에서 보는 네모 속 세상과 다르다. 미국을 횡단하는 동반자로 자전거를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전거가 지향하는 가치로 미국을, 그리고 내 자신을 보고자 한다. 내 자신 중에서 특히 몸의 반응이 궁금하다. 언젠가부터 몸이 나와 분리된 존재라고 느껴졌다. -11쪽

2. 달리다 보면 중요한 모퉁이를 놓치고 만다. 길을 읽어버린다. 트레일에서 벗어나면 세상이 갑자기 혼미해진다. 지도에 그려지지 않은 세상은 혼돈이다. 사실 트레일로 표시되나 안 되나 촌이기는 마찬가진데도 말이다. 트레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길을 읽어버린 지점까지 돌아가야 한다. 아무리 기운 넘치는 바이크 라이더도 이미 넘어온 고개를 다시 넘어가라고 하면 한숨을 쉬게 될 것이다.
-71쪽

3. 현재는 미래로 가는 하나의 디딤돌에 지나지 않았다. 그 무수한 디딤돌을 밟고 미래는 항상 저 멀리 달아난다.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현재가 내 삶에서 소외돼 있는 것이다. 직선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는 내게는 두 점, 다시 말해 과거와 미래밖에 없었다. 그 두 점을 잇는 선분인 현재는 그 자체로서 의미를 갖지 못했다.-137쪽

4. 여행은 매일 이름 모를 항구에 도착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세우고 낯선 거리를 걸으면 오랜 항해 끝에 부두에 내린 선원이 된 듯하다. 선원은 정복자가 아니라 마을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찬 이방인이다. 내일이면 떠날 나그네라는 점에서, 아무런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다는 점에서, 호기심만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에서,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존재’다. -193쪽

5. 그 말 속에 답이 있었다. 그냥 좋기 때문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는 로키 산맥을 넘기 위해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다고 믿었다. 후지어 패스에 오르는 순간 절정의 감격 같은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감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목표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면서 그냥 마음이 편해졌을 뿐이다. 그런데 그 뒤부터 폐달을 밟는 게 즐거워졌다. 폐달을 밟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과정이 됐다. -265쪽

6. 자전거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것은 우주에서 티끌 같은 존재인 인간의 조건에 대한 은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기와 속도에 압도돼 좌절하기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면서 한 바퀴마다 의미를 두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다. 광대무변한 우주에 비춰볼 때 미국 횡단은 엄청난 성취가 아니다. 자전거 타기는 긴 거리를 달려서가 아니라 자신이 페달로 밟은 몇 미터의 거리에도 성취감을 느낄 줄 아는 삶의 한 방법이다. -3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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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짱꿀라 > 마음속에 담아 두고 싶은 구절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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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래…… 고모가 많이 바빴어. 그래서 미안해. 변명하자면 난 네가 이제 그만 서른이 넘었으니…… 다 큰 줄 알았던 거지." 미안하다는 말을 듣자, 마음이 서늘해왔다. 고모가 내게 미안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내가 미안했다. 서른이 넘도록 아직 다 크지도 못해서, 나는 미안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그런 표현들을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같은 말들을. (p.38)-38쪽

2. "그래 시간이 지나면 늙어. 우리가 가진 것 중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그리고 죽지…… 서두르지 않아도 언젠가 우린 모두…… 죽어……. (p.38)-38쪽

3. "너한테는 아무렇게나 쓰레기통에 버려도 되는 그 삼십 분이 그들에게는 이 지상에서 마지막 삼십 분이야. 그들은 오늘이 지나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그런 오늘을, 그런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라구!…… 네가 그걸 알겠니?" (p.40)-40쪽

4. "죄인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니? 샅샅이 헤아린다면 자격이란 게 있는 사람이 어디 있니? 나는 그냥 너와 함께 있었으면 한다. 가끔 보고 같이 빵도 먹고, 그냥 오늘 있었던 일 이야기도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은 그거지만……." (p.48.)-48쪽

5. "저는 살아갈 희망도 의지도 없습니다. 그런 데 쓰실 힘이 있으면 가엾은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주십시오.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니 그냥 이대로 죽는 것이 맞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러 왔습니다."(p.48)




-48쪽

6. 하루를 살아도 사람이 사람답게 산다는 거……(p. 50)-50쪽

7. "괜찮아, 첨엔 다 저래…… 저게 희망의 시작이야…… 자격 없다고 말하는 거, 그게 좋은 시작인 거야……."(p.53)
-53쪽

8. "이제 너도 그만 용서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서." (p.69)
-69쪽

9. "우리 최고수들끼리 전에 모였을 때 그런 이야기했어요. 기도하자구요. 하느님께, 신부님 말고 차라리 죄 많은 우리를 먼저 데려가시라구 기도하자구. 그래서 우리, 신부님 나으실 때까지 점심 한 끼씩 안 먹기로 했어요. 희생 바치려구요. 신부님이 무슨 죄가 있으세요. 우릴 위해서 암 수술 받으신다는 말씀도 않고 그 전날까지 여기 와서 미사하신 거 알고 우린……." (p.77)

-77쪽

10. "수녀님 내가 나쁜 짓 하려구 그러는 거 아니에요. 시간이 더 가서 나라에서 그놈을 덜컥 죽여 버리기 전에 만나고 싶다구요. 이 늙은이가 배운 것도 없구, 아는 게 하나 없는데…… 가서 내가, 이놈아 네가 죽인 그 여자 에미다! 하고…… 그렇게 말하고는, 그놈을 용서해주고 싶어요……."(p.103 : 삼양동 할머니 말)

-103쪽

11. 조용히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 없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희망은 그릇된 것에 대한 희망일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 없이 기다려라.
왜냐하면 사랑도 그릇된 사랑에 대한 사랑일 것이기 때문이다.
(p.103)
-103쪽

12. 엄마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별로 행복했던 기억이 없어…… 남들 못 가진 거 다 가졌고 남들 못 먹는 거 먹고 남들 못 입는 거 입고 살았는데, 엄마 난 근데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없어…… 하고 말하고 싶었다. (p.122)-122쪽

13. 웃으면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조차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정해야 했다. ~~~~~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p.123)

-123쪽

14. 위선은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 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 거야.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보여지는 것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것 알아. 의식하든 안 하든 말이야. (p.158)

-158쪽

15. "가끔 너를 생각하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네가 위악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고모는 네가 그럴까봐 그게 싫어. 가슴이 너무나 아파…… 착한 거, 그거 바보 같은 거 아니야, 가엾게 여기는 마음, 그거 무른 거 아니야, 남 때문에 우는 거, 자기가 잘못한 거 생각하면서 가슴 아픈 거, 그게 설사 감상이든 뭐든 그거 예쁘고 좋은 거야, 열심히 마음 주다가 상처 받는 거, 그거 창피한 거 아니야…… 정말로 진심을 다하는 사람은 상처도 많이 받지만 극복도 잘하는 법이야. 고모가 너보다 많이 살면서 정말 깨달은 거는 그거야,"
(p.159~p.160)

-159~160쪽

16. 사람이란 게 대체 뭔지, 나는 알고 싶었고, 어디까지 악해지고 어디까지 선해질 수 있는지 혼란에 빠진 기분이었다. (p.189)-189쪽

17.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다. 감옥에서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중심으로 천천히 회전할 뿐이라고. 두 평 공간, 거기에 건강한 남자 일고여덟 명이 하루 종일 얼굴을 맞대고 앉아 있는 것이다. (p.194)

-194쪽

18. 하지만 끝은 없었다. 죽음도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즈음 나는 하고 있었다. 릴케 식으로 말하면 죽은 후에도 어쩐 자는 가끔 성장하는 것이다. (p.205)

-205쪽

19. 그 모든 어머니는 결국, 사랑의 다른 이름이리라. (p.220)
-220쪽

20. "첨엔…… 그냥 공무원 시험이나 볼 생각으로 들어온 곳이었는데…… 지금은 참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여기 와서 인간이 산다는 게 뭔지, 죽는다는 게 또 뭔지, 그런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p.242)-242쪽

21.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백 명이나 죽었더라구요. 잠이 안 왔어요. 하느님, 죄 많은 저를 데려가시지 왜 죄도 없는 그들을 데려가시는지…… 마음이 아팠어요. 그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요. 모지와 추락한 비행기…… (p.245)

-245쪽

22. 왜냐하면 외삼촌이 슬픈 어조로 내게 충고했듯이 깨달으려면 아파야 하는데, 그게 남이든 자기 자신이든 아프려면 바라봐야 하고, 느껴야 하고, 이해해야 했다. 그러고 보면 깨달음이 바탕이 되는 진정한 삶은 연민 없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연민은 이해 없이 존재하지 않고, 이해는 관심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관심이다. ~~~~~~ 그러므로 모른다. 라는 말은 어쩌면 면죄의 말이 아니라, 사랑의 반대말인지도 모른다. 그것은 정의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연민의 반대말이기도 하고 이해의 반대말이기도 하며 인간들이 서로 가져야 할 모든 진정한 연대의식의 반대말이기도 한 것이다. (p.247~p.248)

-247~248쪽

23. "저도 생각했죠. 이왕 죽을 김에, 단풍처럼 아름답게 죽자고, 사람들이 보고 참 아름답다. 감탄하게 하자고," (p.260)

-260쪽

24. 신비롭게도 사람이 삶을 배우는 데 일생이 걸린다.
더더욱 신비롭게도 사람이 죽음을 배우는 데 또 일생이 걸린다. - 세네카 (p.269)-269쪽

25. 그래도 산다는 것, 죽을 것 같지만, 죽을 것 같다. 이건 사는 게 아니야, 라고 되뇌는 것도 삶이라는 것을 , 마치, 더워 죽겠고 배고파 죽겠다는 것이 삶이듯이,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삶이듯이, 그것도 산 자에게만 허용되는 것, 그러므로 삶의 일부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이제 죽고 싶다고 말하는 대신 잘 살고 싶다고 바꾸어서 말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p.303)
-3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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