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달래 >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이다
-



참 예쁜 책이다. 80쪽도 안 되는 작은 책에 주옥같은 사랑의 가르침이 들어있는 책이다. 사랑에 대한 여러 사람의 예, 시구 등이 사랑에 대한 가르침과 함께 펼쳐져있다. 단순화된 예쁘고 멋진 그림도 글만큼 좋다. ‘사랑에 대한 깊고도 본질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관계가 지속될 때, 육체적 차원은 사랑의 표현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라는 점에서 독자를 돕고자 저자는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출판사도 기독학생회이고, 처녀성을 ‘유난히’ 강조하는 글도 그렇고, 읽다가 좀 이상해서 발간일을 살펴보니, 1971년이다. 써진지 36년이나 지난 책이라니~!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 종교적이고 시대에 안 맞는다고 단언하기에는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척 큰 중요성을 띠고 있다. 사랑은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최고로 중요성을 띠는 화두이고 어떤 세대이건 간에 고민하고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종교인이 아니지만 (간혹 광신도처럼 보이는 사람은 무조건 경계하는 편이긴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하거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세월을 뛰어넘는 글귀로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대하는 다른 태도나 연애할 때 다르게 느끼는 감정에 대한 설명도 있고, 사랑과 육체에 대한 우선순위(!)도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한 부분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 세상이 변했다 해도 한번쯤 귀 기울여 봄직 하다. 인도의 신화에 나오는 남자의 외침이 들린다. “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녀와 함께 살 수도 없고, 그녀 없이 살 수도 없다니!”

그래서 사랑은 배워야 하는 감정이라고 한다. 행복만 추구하는 사랑은 있을 수 없으며 고통도 함께 배워야 하는 것이다. 배우자나 사랑에 대한 환상적인 꿈을 포기해야 행복으로 갈 수 있으며, 결혼과 사랑을 위해서는 양보하고 포기할 줄 알고 ‘우리’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연애를 못해본 사람들이 꿈꾸는 낭만과 진정한 사랑의 차이점을 열거해 놓은 것이 흥미롭다. 좀 길지만, 그 의미가 와 닿아 적어본다.

낭만은 하늘로 날아오르지만, 사랑은 땅 위에 안착합니다.
낭만은 완벽을 추구하지만, 사랑은 허물을 용서합니다.
낭만은 곧 스러지지만, 사랑은 오래 갑니다.
낭만은 달콤한 말을 속삭여줄 전화 한 통을 애타게 기다리지만,
사랑은 그가 행복하고 안전하다고 안심시켜주는 전화 한 통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낭만은 서로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사랑은 외모가 어떠하든 서로 안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낭만은 그윽한 달빛 아래서 촛불이 흔들리는 식탁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간절히 바라보며 춤을 추는 것이지만,
사랑은 한밤중에 아이가 칭얼댈 때 비척거리며 우유병을 데우거나
아이를 다독이러 가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여보, 당신 피곤할테니, 이번엔 내가 일어날게요.”
낭만은 살랑거리며 관심을 끌지만, 사랑은 진정으로 마음을 씁니다.
낭만은 긴장과 기대와 기발함이지만, 사랑은 의지할 수 있는 믿음입니다.
낭만은 짜릿한 흥분이지만, 사랑은 부드럽고 꾸준하게 품어줍니다.
낭만은 입에 달지만 사랑은 몸에 좋습니다.
낭만은 끝이 있지만,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이제 꼭 낭만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역시 사랑은... 맨 마지막에 저자가 미래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는 감동 그 자체다. 시대를 막론하고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사랑은 배워야 할 감정이다. 어려운 사랑을 고집하는 상희씨에게 선물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삐삐랑 친구가 됐어요! 아이즐 그림책방 8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그리드 나이만 그림, 김서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삐삐 롱스타킹 주근깨 투성이

옆으로 뻗은 말총머리 뾰족한 긴 장화

 

어린시절 tv에서 보던 주근깨 투성이 삐삐

dvd로 구입하여 보고또보고 하다 책까지 사게 되었다.

시공사에서 나온 책은 아이에게 읽어주기 벅찼는데 이 책은 유아용으로 나와 반가왔다.

영화를 압축해 놓은 듯 여러 에피소드로 되어있다.

원색으로 화려하지만 그림도 귀엽고 간결해서 눈에 확 들어오는 편이다.

삐삐를 그리워하는 어른이라면  어린 아이에게 알려주기에 적당한 책이라 생각한다.

4살 우리 딸이 노래부르며 혼자 읽을 정도니.......

(물론 외워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마노아 > 사랑이 내게 온 날...
생일 -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영희씨를 떠올리면 서강대 교수님... 보다 칼럼니스트, 번역가란 이름으로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내게는 선생님으로 만난 적이 없으니 그녀의 책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그녀의 수업은 충실하고 멋질 테지만, 내게는 이렇게 책을 통해서 만나는 것도 몹시 좋은 만남이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생일인가 했더니, 부제로 이유를 설명한다.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라고.

진정한 생일은 지상에서 생명을 얻은 날이 아니라 사랑을 통해 다시 태어난 날이라고... 더 어릴 때에는 아마 몰랐을 테지만, 삼십 년 가까이 살아보니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다.

그녀가 신문에 실은 칼럼 중 사랑에 관한 시를 모아봤다.  여러 나라의, 여러 시대의 시인들의 목소리가 이 책으로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

표지 그림에서 느껴지듯이 순백의 하얀 바탕 위에 거친 느낌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매 시마다 영어 원문과, 한글 번역, 그리고 장영희씨의 에세이와 그림이 같이 실려 있다.  하나의 책 안에 여러 매체가 섞여 있어 다양하고 다채로운 느낌을 전달해 준다.

나로서는 영어 원문의 진맛을 느낄 재량이 없어서 순전히 한근 번역에만 의존했지만, 영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이 책을 보았더라면 아마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 시가 좋을 때가 있고, 때로 그 시인의 삶을 표현해 준 짧은 정리글이 좋고, 때로 장영희씨의 에세이가 더 좋을 때도 있었다.  참 예쁘고 고운 책이었고, 우아한 독서였다. ^^

여러 시 중 유독 내 마음에 닿은 시 한편을 옮겨 본다.

 

당신의 아이들은

칼릴 지브란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의 소유가 아닙니다. 

그들은 당신을 거쳐 태어났지만 당신으로부터 온 것이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 있지만 당신에게 속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는 있지만

생각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아이들에게 육체의 집을 줄 수는 있어도

영혼의 집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살고 있고 당신은 그 집을

결코, 꿈속에서도 찾아가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이들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건 좋지만

아이들을 당신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마십시오.

삶이란 뒷걸음쳐 가는 법이 없으며,

어제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마노아 > 선인장의 입장으로 말하기
그린빌에서 만나요 3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월
품절


퍽퍽한 흙이 담긴 조그만 화분 속에서 물 몇 방울로 살아가는, 작은 선인장.
부족한 물을 뺏기지 않으려고 잎은 퇴화해서 뾰족하고 볼품없는 가시가 되어 버렸고-
다른 화초들만큼 물을 받으면, 감당 못하고 뿌리가 썩어 버리지.
물론 선인장이라고 크게 다를 건 없어.
경제적으로 돌아가는 소심한 순환 구조지만, 필요한 만큼의 물은 반드시 있어야 해.
그렇지만 옆에 있는 다른 화초들-
흠뻑 물을 마시고 기운차게 몸 안에 휘둘리고
남는 수분은 커다랗고 넓은 잎사귀로 대기에 돌려주는 그들을 바라보면 말이지...
뭐, 조금 뻘쭘해져서 입을 다물게도 되는 거지. 무슨 소릴 할 수 있겠어?
이 가시는 누굴 찌르려는 게 아니야.
그냥 살기 위해 환경에 적응한 거야.
난 더디게 자라지만, 자라기는 해.
비료가 싫은 건 아니지만, 옅어야만 해.
이건 그저 나야.
나는 내가 선인장인 게 부끄럽진 않아.
그렇지만...
너희들을 보면 조금 아득하게 슬퍼질 때도 있어.
-150-15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글샘 > 빈곤한 꽃들에게 희망을 주는 인문학...
희망의 인문학 - 클레멘트 코스 기적을 만들다
얼 쇼리스 지음, 이병곤.고병헌.임정아 옮김 / 이매진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있다. 인문학이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인간이 쓰는 언어와 인간의 생각을 따지는 철학, 그 생각이 유형화 된 종교학,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미학이나 기호 체계의 형식적 절차를 따지는 논리학, 인간의 마음을 행동으로 파악하는 심리학... 이런 것들을 통틀어 이름인데... 이런 것들은 위기에 빠질 리가 없다.

인문학도의 위기나, 인문대학의 위기가 되겠지.

세상에서 제일 잘 사는 강대국도 미국이지만, 반면 가장 비참한 계층이 사는 나라도 미국이다. 다른 나라의 빈곤 계층은 식민지를 거쳤거나 종교적 계층 의식 등으로 생긴 계층이지만, 미국은 원주민을 학살하고 노예를 아프리카에서 잡아왔으며, 공업 입국의 체제에서 숱한 노동자들을 양산해 냈다. 술과 마약에 찌든 사람으로 가득하며, 갈곳 없는 아이들이 득시글거리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몰려든 라틴계도 이제 흑인 세력을 앞선다고 하는데, 그들은 대개 빈민층이다. 헐리우드 영화에 '아스타 마냐나'같은 스페인어가 뒤섞이는 일은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 빈민층이 각종 전쟁에 총알받이로 들러리를 선다.

그 미국의 빈곤 계층이 가난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적 잘못으로? 게을러서? 구조적 모순... 이런 것들은 아무 해결책이 없는 망언들이다.
10년 쯤 전, 인생에 아무 비전이라곤 없는 사람들을 모아 소크라테스를 이야기하고 플라톤을 들먹이는 대학 교수들의 수업을 시작했다. 그것을 클레멘트 코스라고 한다. 이건 무슨 운동 차원도 아니고, 그냥 빈곤 계층에게 인문학 수업을 한 것이다. 그 수업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하버드 대학생들도 들을 법한 그런 수준이었다. 그렇지만, 교학상장이라고...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들은 클레멘트 코스를 통하여 서로 배웠다. 그것은 말 그대로 기적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못배우고 못사는 사람들의 특성은 <즉자성>이다. 어떤 일에 맞닥뜨리면 '단순 반응'을 보인다. 그것은 욕설이기도 하고, 폭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문학이란 부를 소유했을 때, 부산물로써, <성찰>의 공적인 삶으로 승화된다는 것이 이 책의 가설이기도 하고, 결론이기도 하다. 클레멘트 코스의 근본 목적은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에는 값을 매길 수 없다는 것. 이 코스의 가치는 도저히 잴 수 없는 것.

비니스라는 여성 재소자에게서 길거리에 방치된 아이들에게 해줄 것으로 '시내 중심가 사람들의 정신적 삶'을 제안받고 이 코스는 태동되었다. '가르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 애들을 연극이나 박물관, 음악회, 강연회 등에 데리고 다녀주세요. 그러면 그 애들은 그런 곳에서 시내 중심가 사람들의 정신적 삶을 배우게 될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2년을 얼마나 반성했는지 모른다.
중학교나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가난한 아이들은 그저 무시하면 되는 거였다. 알량한 교사의 양심을 가지고 그 아이들에게 몇 푼의 동정심을 던져 주면 만족한 거였다. 고등학교 입학금이 없다는 녀석에게 내 통장에서 돈을 꺼내주고는 좋은 일을 했다고 만족하고 말면 그만이었다. 그녀석이 등록을 했든 말았든. 학부모가 주는 촌지로 공부방이 제대로 없어서 집에선 공부가 안 되는 아이에게 독서실 끊을 돈을 주었더니 녀석은 성적이 엄청 올랐다. 그게 다 내 덕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실업계 아이들에게는 일말의 동정심을 던져 주기도 어려웠다.
아이들은 대부분 수업에 흥미가 없으며, 도대체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 보였다. 이 아이들에게 도대체 난 무얼 해줄 수 있는지, 그닥 고민도 해보지 않았지만,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무슨 일이든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에 다른 이들을 관찰하기도 했고, 나름대로 궁리도 해 봤지만 선뜻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이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고 성찰의 힘을 갖도록 도와줄 수 있는 길일까?

희망의 인문학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바로 인문학이란 것을 깨달았다.
인문 고등학교와 똑같은 수업인 것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비해 질은 떨어지지만, 8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교는 더이상 실업계 고등학교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고 수업을 일반계처럼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가난해서 공부를 못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올해는 특별활동 시간이 토요일에 잡혀 있으니, 특활 시간을 이용해서 '수능진학반'을 1학년에 개설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이 대학을 가기는 가지만, 공부도 안하고 그저 내신으로 들어가고 만다. 그렇지만 우리 아이들도 3년간 노력해서 한양 공대정도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과, 내팽개쳐두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의 공부를 돌봐줄 수는 없지만, 의욕을 주고 계획을 관리해 주며 무엇보다도 언어영역의 <인문학적 소양>을 같이 공부하면서 아이들이 할수있다는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을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독서 지도를 체계적으로 하기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올해는 수업 시간을 이용해서는 재량활동과 연계하여 쓰기 수업을 적극적으로 해볼 것이고, 특활을 1학년부와 의논해서 수능준비반으로 운영해볼 욕심을 가져볼까 한다. 1학년 부장님이 마침 모교 출신 실과 선생님이니 반가워하실 일이다. 문제는 아이들의 호응인데, 시작이니 좀 유인책을 마련해서 좋은 아이들을 모집해볼 생각이다.

간혹 일반계에 가서도 충분히 적응할 수준의 아이가 실업계로 오기도 하지만, 우리 학교엔 그런 아이가 별로 없다.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 시대라 하지만, 개천에 지렁이도 없다고 여기지 않도록, 도랑도 자주 치고 가재도 잡는 움직임이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에 비하자면, 얼마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훨씬 앞서간 거라고 생각하고...

이 책에서 힘을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사회가 억압하는 무력을 force라고 했고, 거기 저항하는 폭력을 violence라고 하며, 정신적으로 자신감을 갖는 것을 power라고 했다.

포스로 찍어누르는 교사에게는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반항하는 바이얼런스가 생기게 마련이다.
교사의 할 일은, 포스의 권위를 갖추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이 파워를 갖추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아이들이 파워를 가질 때, 교사는 비로소 권위가 서는 것이라 믿고 올 한해를 살 힘을 이 책에서 얻는다.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법 하다. 사회학도도 마찬가지다.
빈곤이나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도 이 책을 권해 본다.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하던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를 떠올리니 무심하게 제 좋은 책만 읽었던 내 뒷모습이 왜 이리도 낯뜨겁게 비춰지는지...

가난한 사랑 노래 (부제 :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