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문장을 피하고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에 주의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문장은 필자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여 독자를 이해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논술 시험 등에서 표현력은 중요한 평가 범주이며 평가의 대상은 문장이다. 좋은 문장은 문법과 맞춤법에 일치하며 적절한 어휘와 이해되기 쉬운 형식을 가진다.
좋은 문장을 쓰는 데 몇 가지 장애가 있다. 가장 두드러진 걸림돌은 두 가지이다. 첫째, 긴 문장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이다. 둘째, 한 문장 내에서 주어와 술어가 불일치하는 경우이다. 각 경우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문제점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좋은 글을 쓰는 데 긴 문장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긴 문장으로 표현할 때 그 문장의 의미가 애매하거나 모호하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문장은 필자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고 독자를 이해시키기 어렵다. 다음 문장을 보자.
<이번 연구의 중요성은 전통 민화의 전개 과정에서 한국의 현대적 해학미술에 대한 형식구조와 미학적 분석을 통한 현대미를 전통 민화의 현대적 조형양식을 근거로 하여 본인의 작품을 통해 재구성하였다는 것과 민족전통회화로서 임상 치료적 해학미술의 기능적 가치에 있으며 한국민화, 한국회화사, 도덕경, 해학소설연구 등의 서적들을 자료로 A작품의 해학적 개념 및 형식 구조와 특성, 미학적 분석, 미적 가치와 선불이론에 입각한 사상적 해부 등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
이 문장은 여러 문제점을 보여주는데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하나의 문장이 너무 많은 내용을 담는다는 것이다. 이 문장은 “이번 연구”의 세 가지 중요성을 전달하기 원한다.
그러나 세 가지 중요성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모두 파악하기 쉽지 않다. 문장을 읽고 이해하려는 독자에게 많은 시간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논술의 평가자에게 그런 인내심을 요구하는 것은 큰 모험이다. 하나의 긴 문장 보다는 짧은 문장을 가지고 각각의 문장에 가능한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 위 문장은 네 개의 문장으로 나뉘어져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세 가지 의의를 가진다. 첫째, .... 둘째, ... 셋째, ... .” 단조로운 문체가 될 수 있지만 논리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짧은 문장으로 생각을 전달하는 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긴 문장을 활용하여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위 문장의 두 번째 심각한 문제점은 주어와 술어의 불일치이다. 문장의 주어는 “이번 연구의 중요성은”인데 술어는 “고찰하였다”이다. 주어와 술어가 불일치하는 문장은 독자가 그 문장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 역시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
마찬가지로 논술의 평가자에게 그런 인내를 기대할 수 없다. 주어와 술어가 불일치하는 문장의 원인은, 하나의 긴 문장으로 여러 생각을 전달하는 데 있다. 보다 큰 원인은, 검토의 과정을 소홀히 하는 필자의 부주의한 태도이다.
주어와 술어가 불일치하는 문장을 쓰는 경우는 누구에게나 빈번히 발생한다. 검토의 과정을 통해서 불일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나의 문장이나 하나의 단락을 쓰고 난 후 바로 그 문장이나 단락을 다시 읽으면서 문장의 완결성을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을 준다.
/김준성 서울대 교수학습센터 글쓰기교실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