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지만 완벽한 상상 친구 책꿈 1
A. F. 해럴드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 가람어린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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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의 어린 시절에도 상상친구가 있었을까...? 자라면서 상상력이 사라지면서 나의 상상친구 또한 사라져버린 건 아닐까? 책을 읽은 동안 문득문득 어린 시절을 되새기게 되고 우리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책을 읽어주다 보면 외국도서의 경우 상상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곧잘 나오곤 했었다. 특히 딸이 좋아했던 찰리와 롤라 시리즈에서 여동생 롤라에게도 '소찰퐁'이라는 상상친구가 나온다. 딸아이는 롤라만큼이나 소찰퐁을 좋아했다. 인형놀이를 하거나 책을 읽을때 누군가에게 소곤소곤 얘기를 하는 아이들은 어쩜 저마다의 상상친구와 항상 함께 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ㅎㅎ

 

<상상친구>는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명랑하고 활발한 소녀 아만다와 아만다의 상상친구 루거의 신나고 흥미진진하지만 다소 무섭기도 한 모험 이야기다. 루거는 아만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친구다. 루거는 아만다가 만들어 낸 소년이므로 아만다 말고는 아무도 루거를 볼 수 없다. 아만다와 루거는 가장 완벽한 친구가 되었다. 아만다의 무한한 상상 속에서 함께 모험을 즐기고 같이 장난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 앞에 상상친구를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번팅이 나타난다. 루거를 잡아먹으려 번팅으로부터 루거를 구하려다 아만다는 사고를 당하게 되고 루거는 아만다와 떨어지게 된다. 아만다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루거는 점점 소멸되어간다. 그러다가 진잔이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상상친구들의 세계로 안내를 받게 된다.

세상에 없지만 완벽한 상상친구들의 세계에도 그들만의 법칙이 있다. 상상친구를 만들어 낸 아이가 만약 죽게 된다면 그 아이의 상상친구는 곧바로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상상친구를 만들어 낸 아이가 상상친구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상상친구는 점점 소멸하게 된다. 소멸하지 않으려면 또 다른 새로운 아이의 상상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상상친구가 죽으면 그 친구를 만들어 낸 진짜 아이도 죽는다는 말도 듣게 된다. 상상친구들이 모여사는 곳은 기가 막히게도 도서관이다. 가장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는 곳!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곳! 이곳 도서관은 상상친구들에게 오아시스나 다름이 없는 곳이다.

루거는 아만다를 다시 만나기 위해 또 다른 친구의 상상친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혼자서는 아만다를 찾으러 갈 수가 없으니 새로운 친구를 통해 아만다에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그러다가 아만다의 학교 친구 줄리아의 상상친구가 된다. 물론 줄리아가 상상하는 빨간 머리에 치마에 주름 장식을 달고 분홍색 운동화를 신은 베로니카라는 소녀의 모습으로....^^  줄리아를 통해 아만다를 찾으러 가려는 루거의 모험담 또한 흥미롭다. 어렵게 병원에 도착한 루거는 드디어 아만다를 찾게 되지만 아만다는 기억을 잃고 누워있다. 같은 시간 번팅 또한 루거를 잡기 위해(아니.. 먹기 위해) 아만다를 찾으러 온다. 번팅과의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동안 아만다는 기억을 되찾게 되고 줄리아의 상상친구 베로니카로 있던 루거는 아만다의 상상친구 루거로 돌아온다. 아만다와 루거, 그리고 아만다 엄마의 어릴 적 상상친구 프리지를 기억해내면서 악당 번팅을 처단(^^) 하게 된다. 마지막 번팅과의 결전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아만다 엄마의 상상친구인 프리지의 이야기 또한 가슴 뭉클했다. 이제 어른이 되어 버린 친구가 다시 상상친구를 기억해 주길 바라며 긴 시간을 기다려온 프리지는 잠시나마 자신을 기억해준 친구를 만나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아만다는 루거를 잊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려둔다. 상상친구는 사진에 찍히지 않으니까...

사람들에 관해 남는 건 사진밖에 없었다. 그건 기억이기도 했다. 상상력에는 끝이 있다는 걸 루거는 잘 알았다. 기억을 잃어버린 진짜 사람을 붙잡은 것만으로도 버거워서 허상까지 붙잡을 수는 없다. 루거는 자신에 관해서도 남는 것이 있다는 게, 아만다가 직접 만든 그 사진이 있다는 게 기뻤다. 왜냐면 언젠가는 아만다가 자신을 잊을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은 절대로 그럴 것 같지 않지만 그동안 쭉 그래 왔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 그저 그렇게 되는 일들이었다. 몇 년이 지나 어른이 된 아만다는 서랍 속에 처박히거나 책갈피에 끼워진 루거의 사진(그림)을 우연히 발견할 것이다. 어쩌면 루거의 어떤 점이 아만다의 마음에 되살아날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저 고개를 저으며 지나치게 정성 들인 어린 시절의 그림을 우스워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뭐, 어느 쪽이든 루거에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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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 내 삶의 퍼즐 조각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41
마리 콜로 지음, 박나리 옮김 / 책속물고기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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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고 용감한 샤를리에게 브라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만 해도 가족에게 닥쳤던 최악의 날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아이를 외부로부터 차단하려는 히스테릭한 부모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샤를르의 행동들에 조금은 선입견을 가졌던 것 같다. 두 달이라는 긴 여름방학 동안 무료하고 답답한 시간을 이겨내기 위해 샤를리는 새로 이사한 아파트 탐험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책을 읽어갈수록 샤를리는 매우 영특하고 예의가 바르며 마음이 따뜻하고 무엇보다 씩씩하고 용감한 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방학 동안 아파트 내 144가구를 방문하고 각 층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며 아파트 탐험록을 채워나간다.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기념품 슬쩍하는 일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샤를르는 아파트 탐험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방학 내내 집에만 갇혀 살아야 했을지도 모를 여름방학을 꽤 흥미롭게 보낼 수 있었다. "이 아파트에 사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불평을 안 하게 되다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너무 불행하다 보면 결국에 행복해진다고 했던가..."  특히 4층에 사는 74세의 범상치 않은 소설가 괴짜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변덕스럽고 수다스럽지만 왠지 샤를리와 마음이 통하는 할머니에게 자신의 집에 일어났던 최악의 사건에 대한 아픔을 털어놓게 된다. 교통사고로 엄마는 다리를 잃었고 동생마저 잃게 되었다는 아픔과 동생에 대한 그리움을 쏟아내며 둘은 함께 펑펑 운다. 아파트의 그 어느 이웃보다도 각별한 사이로 여름방학을 보낸 후 학교에서 수업을 받다가 그동안 소설가 올가 슬라빈스키아라고 믿고 있었던 할머니는 사실 오딜 시몽이라는 치매를 앓고 있는 평범함 할머니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게 된다. 자신을 속인 할머니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분노를 느끼게 되지만 할머니의 '일상 관찰록'을 읽으며 할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나는 두 달의 방학 동안 우리가 했던 바보짓과 수다 이야기를 읽었다. 두 달간의 여정을, 서스펜스라고는 전혀 없지만 하나의 멋진 추리 소설을 읽듯이. 이 글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녀 자신만이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그토록 친밀하고 부드러운 기억을 읽으며 내 얼굴에는 다시 미소가 돌아왔다. 우리는 함께 별일을 다 겪었다. 서로에게 거짓이 없이..."  그리고 할머니를 위해, 하늘나라에 있는 동생 레아와 아픈 엄마를 위해, 그리고 샤를리 자신을 위해 놀라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요즘 내 삶은 조각이 2천 개나 되는 커다란 퍼즐 같다. 오늘은 그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중요한 날이다. 시시하고 우울했던 내 삶에 찾아온 가장 두근거리는 날" 이다.  샤를리는 곧 시설로 가게 될 할머니를 위해 파리로의 여행을 계획한다. 무작정 대책 없이 떠나는 여행이 아닌 엄마, 아빠께 돌아온 시간을 메모 남기고 할머니의 딸에게도 문자를 보낸 후 파리를 향해 에펠탑과 센 강변의 별을 보기 위해 떠난다. 샤를리 는 2천 개의 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를 잘 알고 있는 씩씩하고 용감한 소녀다. "나는 이제야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 커다란 퍼즐의 마지막 조각처럼..."


 

열한 살의 어린 나이에 샤를리는 큰 슬픔을 겪게 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고 치료를 받으면 낫게 되지만 마음이 아픈 걸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쉽게 '시간이 약이다'라고들 하지만 얼마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건지 알 수가 없다. 사람마다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는 법이 다를 것이다. 지혜롭게 씩씩하게 용감하게 슬픔을 딛고 다시 일상에서의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랜 시간 슬픔과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잊으라고 그만 놓아버리라고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지나치게 슬픔 속에 빠져있으면 본인은 물론 주위에 있는 가족들마저 그 슬픔 속에서 함께 헤어나지 못하게 되고 좋다는 감정과 행복하다는 감정을 잃어버리게 되지는 않을까... <찰칵! 내 삶의 퍼즐 조각>의 샤를리는 오히려 엄마 아빠보다 슬픔을 이겨내는데 용감했다. 처음부터 대단한 결말을 기대하며 시작한 일도 아니다. 그저 온 집안에 깔려 있는 슬픔의 그림자로부터 무료하고 갑갑하고 답답하기만 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기발한 생각을 해내고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짜게 된다. 그리고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면서 퍼즐의 조각들을 하나씩하나씩 맞춰나가며 슬픔을 극복하게 된다. 분홍색 레이스 원피스를 입고 이빨에 교정기를 찬 썩 그리 예쁘진 않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녀~ 씩씩하고 용감한 샤를리에게 브라보!!!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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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공부법 - 한 문제를 이해하면 백 문제가 ‘와르르’ 풀리는 가장 단순한 공부 원리
권종철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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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세상에 나오기 전부터 태교라는 명분 아래 뱃속 공부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내 아이만큼은 뒤처지지 않기를 성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부모의 바람에서 시작된 욕심은 아닐까. 물론 나 또한 어릴 적부터 경쟁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마음에 아이를 들들 볶았었다.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는 남들과 비교하기에 더 급급했던 것 같다.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든 시간을 보낼 즈음 남편의 충고를 받아들여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아이도 편하고 나도 편해졌다. 물론 내 마음속 불안감마저 사라진 건 아니었다. <도미노 공부법>을 읽으며 항상 남편이 하던 말이 나와 웃음이 나기도 했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배우고 익히는 것(學習)이다. 배운 것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 익히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원을 다니면 한없이 배우기만 할 뿐 나의 것으로 만드는 익히는 과정이 없다며 우린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있다. 큰아이(고1)는 초등 4학년 때까지는 학원을 다녔지만 그 이후론 학원을 다니지 않고 있고, 작은 아이는(초6) 공부와 관련된 학원은 한 번도 다닌 적이 없다. 둘 다 피아노, 미술, 수영은 다녔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책 속에 나와 있듯이 시간이 참 여유롭다. 중학생일 때도 취미로 피아노를 치고 체력증진을 위해 수영을 다녀도 공부할 시간은 충분했다. 다양한 교내활동에 참가할 수 있었고 동아리 활동과 특활 활동에 늘 참가할 수 있어 학교생활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공부나 성적에 대해서는 항상 동기부여를 심어주었고 스스로 잘 하고 있음을 격려해주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도미노 공부법>을 읽으며 스스로 잘 하고 있는 아이에게 격려를 해주고 싶고, 여전히 마음속에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 했던 나의 마음 또한 잠재울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들려주는 깊은 공부법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실천 편에서 과목별 깊은 공부법에서 한 문제를 이해하면 백 문제를 와를 풀 수 있는 첫 번째 도미노 찾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매우 유용한 정보인 것 같다.

<도미노 공부법>을 읽으면 '깊은 공부법'인 나에 대한 올바른 진단, 생각의 흐름에 집중, 소박한 계획으로 성공의 경험을 축적하는 법에 많이 공감이 간다. 소소한 성공의 경험들이 중요하고 선생님과 가족의 관심과 격려가 동기부여에 큰 힘이 되고 결국은 즐겁게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족함이 많고 매번 시행착오도 겪고 있다. 4부 실천 편의 각 과목별 깊은 공부 방법 찾기를 통해 스스로 공부 방법의 부족함도 찾고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기 바라는 마음에 아이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해주었다.


저자가 말하는 공부혁명이란

공부하느라 짜증 나는 것이 아니라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공부혁명이다.

부모와 아이가 공부 때문에 싸우지 않고 공부를 통해 협력하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공부 혁명이다.

결과에만 연연하지 않고 과정을 통제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공부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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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소 되다 한림아동문학선
핼리 혜성 지음, 사사메야 유키 그림 / 한림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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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인지 어른들 말인지 ‘밥 먹고 누우면 소된다! 고들 했다. 먹고 누워있으면 살찌기도 하고 게을러질까 우려되어서 하는 얘기일 것이다. 하지만 힘든 직장 일을 마치고 한 시간 정도 차를 운전해 퇴근하다 보면 식사를 마치자마자 졸게 마련이다. 소파에 조금만 앉아있다 씻어야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눈이 감긴다. 딸아이가 읽고 있는 ‘아빠 소 되다’ 이 책의 표지만 보고는 혹 내 얘기인가라는 생각에 슬쩍 책장을 넘겨본다.

책 속의 아빠는 가족부양의 책임감과 직장에서의 미약한 존재감 그리고 가정에서의 소외감이 중년 남성을 어느 한순간 소가 되게 만들었다. 그리고 소가 되어버린 아빠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가족들의 당혹감과 아빠가 배출해 내는 엄청난 양의 배설물을 청소를 해야 하는 자녀들의 갈등 그리고 남편 대신 가족부양의 의무를 지게 된 엄마의 고달픈 자기 일 찾기가 전개된다.

현실적 어려움으로 창고 구석에 숨겨야 하는 가족들의 미안함과 그것을 수긍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평소의 가족에 대한 우리 아빠의 모습이 투영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소로 변한 아들을 처음 보는 순간 자신의 아들임을 깨닫고 가장의 노릇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을 아들의 등을 쓸어내리는 늙은 할머니의 손길에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옮긴이는 가족의 시선과 아빠의 시선 그리고 할머니의 시선으로 책을 세 번 읽기를 권하고 있다. 할머니의 시선에서 이 책을 읽어낼 때면 눈물이 앞을 가려 책을 읽을 수 없을 지경이 된다.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소가 되는 엄청난 사건 속에 덤덤히 자신이 책임지겠다면 고향으로 데려가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난 어머니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손자, 손녀가 예쁘다고 한들 그 들을 위해 고생하다 소가 되어버린 아들을 보면 어떻게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느리와 손자, 손녀들에게 아빠가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며 머리를 숙일 때는 참았던 눈물이 오열로 변한다. 하지만 아빠라서 소리 내지 못하고 속으로 소리를 삼킨다. 늘 그러했던 것처럼...

아내는 화물칸에 실려 떠나는 날 화물기사에게 아빠의 코와 머리에 묶인 밧줄을 풀어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소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무지르며 조그맣게 마지막 인사말을 한다.  “여보……. ”, 음매……. 음매…….

이별은 어떤 방식이든지 아프다.  하지만 이 이별은 기다림이 있다.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기다림이 있다.

어쩌면 늙은 엄마 곁에서 편안한 안식을 찾은 아빠가 다시 현실의 아빠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른다.  모두가 그토록 필요한 아빠의 존재를 깨달을 때에는…….

 

<딸이 쓴 글입니다.>

제목을 보고"부모님께서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 된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읽다 보니 웃픈이야기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 읽게 되었다.

월요일 아침, 아빠가 소가 되었다. 그것도 다다미방에서. 등 길이만 해도 얼추 2미터는 될 것 같았고 몸통은 드럼통 같았다. 길쭉한 얼굴 양쪽에는 커다란 귀가, 머리 위에는 뿔이 있었다. 엉덩이에는 꼬리까지 달려있었다. 발은 발가락이 아닌 발굽이었다.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지만 발굽으로 찢어진 셔츠를 밟고 서있는 모습을 보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나랑 누나랑 엄마는 상당히 오랜 시간, 마네킹처럼 서 있었다. 침묵을 깨고 누나가 말했다. "뭐야.....?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지?""  난들 어떻게 안담. 정확한 건 이 소가 분명히 아빠이고 어젯밤까지는 아빠가 사람이었다는 것이었다. 어제 아빠는 맛있는 고기를 먹고, 밥도 한 공기 더 먹고, 맥주를 마시고, 개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박장대소했다. 그리고 밥을 다 먹자마자 썰렁한 개그를 던지고 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날이 밝으니 소가 되어 있었다. 아빠는 이제 말을 할 수 없고 음매~하고 울기만 한다. 사람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고 회사는 물론 갈 수 없었다. 아빠는 그저 밥을 먹고... 아니 사료를 먹고 똥만 쌌다. 나는 계속 아빠 때문에 점심도 못 먹고 아빠 회사에서는 전화가 계속 왔다. 그러던 어느 날 걱정했던 일이 찾아왔다. 아빠의 부하 직원이 우리를 찾아왔다. 엄마는 얼렁뚱땅 거짓말을 하여 회사문제를 쉽게 해결했다. 이렇게 조용히 끝났으면 좋겠지만 역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나팔 아줌마는 요즘 우리 집이 이상하다며 찾아왔다. 엄마는 나팔 아줌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지만 나팔 아줌마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아빠가 난리를 치는 것이다. 쿵! 쿵! 집안이 흔들리고 액자가 떨어지고 그릇이 깨졌다. 나팔 아줌마는 다행히 기억을 하지 못했지만 충격이 컸는지 후유증이 심했다. 우리는 아빠를 창고에 가두게 되었고 아빠는 움직일 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게 되었다. 며칠 뒤 할머니께서 우리 집에 오셨다. 그런데! 할머니께서 갑자기 "근디, 너희 집에 소있제?" 라고 하셨다. 할머니는 성큼성큼 창고로 가서 소를 보자마자 "에구머니나.... 이건 요시오로구나" 할머니는 딱 보자마자 자신의 아들이 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고는 자신이 사흘 뒤 시골로 데려가 키우겠다고 하셨다.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 때문에 힘들었을 거라고 미안하다고 하셨다.

드디어 아빠가 할머니 집에 가는 날. 아빠를 목욕시키고 아빠방에 가서 이것저것을 보며 얘기를 나누었다. 차가 도착했다. 이제는 진짜 아빠가 떠났다. 며칠 뒤 할머니께 편지 하나가 왔다. 편지에는 할머니와 아빠가 행복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이 있었다. 아직은 아빠가 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곧 사람으로 돌아올 것 같다.

아빠가 떠나는 날, 목구멍이 뜨겁게 콱 막히는 것 같았다. 아빠는 가족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었고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소가 된 것 같다. 아이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당황스럽고 놀랐을 것이다. 아빠를 이해해보고 따뜻하게 대해 줬을 것 같다. 아내 입장에서는 속상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할머니 입장에서는 많이 속상하고 미안하고 걱정되었을 것이다. 나라면 할머니처럼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 했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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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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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폭력을 용서할 수 없는 두 여자의 완벽한 반격!!!

우리는 절대 잡히지 않아!
남편을 제거하는 데 한 줌의 후회도 가책도 망설임도 없다.
 

이야기는 크게 나오미 이야기와 가나코 이야기로 나누어져 각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가정주부 가나코는 그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채 공포에 짓눌려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다. 이런 가나코의 상황을 우연히 알게 된 친구 나오미는 이런 친구의 모습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가 떠오른다. 나오니 또한 어릴 적 상습적으로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로 인해 가정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친구 가나코를 구해주고 싶지만 아무런 사회적 장치가 없다는 것에 실망하게 되면서 나오미는 가나코를 대신해 클리언런스 플랜(남편실종계획)을 세우게 된다. 나오미 이야기에는 가나코의 남편을 제거하는 이야기가 주로 전개되고, 가나코 이야기에서는 남편을 제거한 후 나오미와 가나코의 심리와 갑작스러운 실종에 뒤따르는 주변 인물의 의혹에 따른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에 끈질기게 맞서는 모습들을 그려지고 있다. 사건이 전개될수록 그 결말 또한 좀체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으로 마지막 한 줄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은 독자뿐만 아니라 저자인 오쿠다 히데오조차도 사실은 “그 결말을 어떻게 할지 끝까지 망설였다”고 한다.


저자 오쿠다 히데오는 '인더풀'과 '공중그네'를 통해 처음 접해 보았다. 쉽고 간결한 문체로 인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면서 사회의 부조리 속에 살아가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독특한 행동과 처방을 통해 잊고 있었던 가치를 일깨워주었다. 나오미와 가나코에서도 역시 오쿠다 히데오만의 독특한 유머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며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고도의 서스펜스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


나오미와 가나코가 남편을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건 중대한 범죄행위임에도 그녀들의 범죄행위에 오히려 통쾌감을 느꼈으며 그녀들의 완전범죄가 성공하길 바라는 맘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마지막 얼싸안는 장면에서는 짜릿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졌다. 나오미와 가나코를 통해 사회의 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가정폭력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가정폭력은 피해자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명백한 범죄 행위다. 그러므로 가정폭력은 더 이상 한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위의 관심과 초기에 신고하거나 대응을 하면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하니 가정폭력이라는 범죄행위를 절대 묵인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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