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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 -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
최인호.김수환.법정.손석희.이해인 외 34명 지음, 신경림 엮음 / 책읽는섬 / 2017년 4월
평점 :
뭉클 : 슬픔이나 노여움 따위의 감정이 북받치어 가슴이 갑자기 꽉 차는 듯한 느낌.
<뭉클>은 신경림 시인이 마음의 책장 속에 간직해두었던 수필들을 엮은 책이다. 종종 뭉클하게 가슴에 와 닿았던 산문을 다시 읽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그 글들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책으로 엮어보자는 생각이 <뭉클>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 40편의 글을 모아 엮은 산문 선집으로 시인, 소설가, 종교인, 사회운동가, 언론인, 화가, 학자 등 작가들의 면면이 다채롭다. 우리의 근대 문학을 풍성하게 수놓았던 이상, 정지용, 박목월, 채만식 등과, 현대 한국 문학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최인호, 류시화, 박형준, 박민규, 함민복 등과,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유홍준, 장영희, 신영복. 이어령, 이중섭 등 고수들의 날카롭고 진중한 산문들을 담고 있다. 저자는 글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문학적'이기보다는 '뭉클'임을 밝히고 있다.
햇빛 같은 삶을 살고 싶었다는 손석희, 떠나간 이들이 남기고 간 향기를 되새기는 이해인 수녀님의 '신발을 신는 것은'과 법정 스님과 수연 스님의 인연을 담은 '잊을 수 없는 사람'에서는 생을 향한 따뜻한 결의가 느껴지기도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어머니, 우리 어머니'를 통해 이 세상에서 완전한 사랑에 가까운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어머니의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고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내는 사랑이다."라고 말한다. 함민복 시인은 '눈물은 왜 짠다'는 어머니를 이모 댁에 부탁하러 가는 아들이지만 그런 아들에게 고깃국물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 뭉클하다. 권정생은 '목생 형님'을 통해 마음속에 살아있는 형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얘기한다. 정채봉은 '스무 살 어머니'를 통해 3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있다.
한 편의 글이 길을 열어주고, 한 줄의 문장이 힘이 되기도 한다. 삶에 지칠 때면 위로가 되어 되어주기도 하고 낡고 메말라가는 감성을 촉촉이 적셔주기도 한다. 영혼의 맥박을 되살려주는 숨결 같은 아름다운 글들을 <뭉클>에 담았다고 한다. 수필을 읽으면 공감하게 된다. 솔직한 속내를 풀어놓은 글들을 읽으며 마치 내 이야기 같고 내 맘 같은 글 속에서 울기도 하고 웃게도 되는 것 같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들 신경림 시인이 가려 뽑은 인간적으로 좋은 글들을 <뭉클>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지식이나 말에 의해서가 아님을 그는 깨우쳐 주었다. 맑은 시선과 조용한 미소와 따뜻한 손길과 그리고 말이 없는 행동에 의해서 혼과 혼이 마주치는 것임을 그는 몸소 보여주었다. 수연! 그 이름처럼 그는 자기 둘레를 항상 맑게 씻어주었다. 평상심(平常心)이 도(道) 임을 행동으로 보였다. 그가 성내는 일을 나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는 한 말로 해서 자비의 화신이었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사람은 오래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문제로 떠오른다.
- 법정 ' 잊을 수 없는 사람'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