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바이 바리스타 - 바리스타의 삶, 바리스타의 레시피
오승해 지음 / 미호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커피를 잘 모르지만 커피를 좋아한다.

카페에선 매번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신맛, 쓴맛, 고소한 맛, 과일향 등 다양한 맛의 원두에 대해 설명 듣지만

그냥 구수한 맛의 커피가 제일이다.

세련되지 못하고 촌스럽다 할지라도 난 구수한 맛의 아메리카노가 가장 맛난 것 같다.

귀차니즘도 심각한 편이라

신선하고 맛 좋은 커피를 직접 추출하는 것마저도 살짝 버거워 하지만

하루라도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되기에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그리고 한 모금...

입안 가득 커피향을 머금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커피 향에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업 된다.

이 맛.... 을 끊을 수가 없다.



일상에서 가볍게 마시는 커피 한 잔이지만

그 한 잔의 커피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맛있는 커피를 좋아하고 편안한 휴식을 주는 카페를 좋아해

커피나 카페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알 수가 없었는데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를 통해 12곳의 카페, 12명의 바리스타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묵묵하게 진심으로 커피를 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향긋한 커피 향기, 편안한 공간, 잔잔한 음악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나를 위로해주는 카페의 요소들과

카페를 꾸려가는 바리스타에게 직접 듣는 카페와 커피,

커피를 내리는 일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커피만큼 깊고 진한 12인 바리스타의 라이프 스토리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에 소개된 바리스타는

우리가 흔히 카페에서 보는 바리스타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커피는 생두라는 재료 하나를 가져와 볶은 뒤 바로 추출해서 마시는데

열로 잘 볶기만 하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하지만 ​ 커피도 환경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함으로

이 변수들을 알고 원하는 맛이 나도록 볶아야 하는 로스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인 바리스타보다 기술적으로 더 많이 알아야 하는데

요즘은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동시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로 작은 로스터리 카페들이며

규모가 커지면 하나의 일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작업은 자연스럽게 분리된다고 한다.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는

12명의 개성 넘치는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전하는

향긋한 커피 세계를 소개한 책이다.


01. 딥블루레이크 (이철원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02. 아이덴티티 커피 랩 (윤원균, 염선영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03. 바스크 (백관호, 이지영 바리스타)-서울 성북구

04. 빈 프로젝트 커피 로스터스 (장현우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05. 그린마일 (최창해 바리스타)-서울 강남구, 종로구

06. 크라우드 커피 로스터스 (김태원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용산구

07. 카페톤 (김주현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08. 펠트 (김영헌, 손대웅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종로구, 강남구

09. 메쉬 (김기훈, 김현섭 바리스타)-서울 성동구

10. 롼스 (김필훈, 배만중 바리스타)-서울 송파구

11. 써밋 컬처 (신종철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12. 무슈부부 커피 스탠드 (권오현 바리스타)-서울 마포구



12명의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시그니처 커피 레시피도 함께 소개되어 있다.


딥블루레이크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플랫화이트와 드립커피.


아이덴티티 커피 랩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브루잉 커피와 스트로베리 마스카프포네 무스.


바스크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바스크 브루잉과 비엔나커피.


빈프로젝트 커피 로스터스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카페라테와 빈프로젝트 스타일 필터커피.


그린마일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코코넛 라테와 방콕 소다.


크라우드 커피 로스터스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쇼콜라 카푸치노와 케멕스 드립커피.


카메론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애프터와 너츠 크랜베리 스콘.


펠트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에스프레소와 라테.


메쉬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홀리데이 모카와 카페봄본.


롼스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슈거라떼와 커피젤리.


써밋컬처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카푸치노와 파라마운트.


무슈부부 커피 스탠드의 바리스타 레시피는

아이리시 커피와 진저 밀크.



12곳의 카페는 대부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방에 살다 보니 서울로 카페 투어라도 다녀오려면

넓디넓은 서울에서 언제 다 찾아다니나... 걱정이 앞서곤 하는데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에서 소개하는 카페는 마포구에 집중적으로 모여있으니

서울 마포구로 바리스타&카페 투어라도 다녀와야겠다.ㅎㅎ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 책 속 카페 중 6곳의 원두 샘플러(50g)를 함께 배송받았다.

텀블벅에서 한정판 패키지로 제작한 것이란다.

책을 읽으며 책 속 카페의 커피 맛이 궁금했었는데 샘플러가 있어 맛에 대한 갈증이 해소된 느낌이다.

바리스타만큼 맛있고 멋있게 다양한 커피를 만들 순 없지만

내 나름대로 이것저것 손쉬운 것만 만들어 보았다.

가장 기본으로 즐기는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떼(플랫화이트), 아보카도까지...


딥블루레이크의 커피 블루블렌딩.

스트로베리의 향과 블루베리의 산미, 밀크 초콜릿의 단맛을 가진

딥블루레이크의 하우스 블렌딩 원두란다.

확실한 차이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라테와 비슷한 레시피의 플랫화이트를 만들어 보았다.

그린마일 커피 송버드.

순수한 재료에서 나오는 단맛과 산미의 조화에 집중한

그린마일 커피의 스페셜티 블렌드.

시그니처 음료로 코코넛 라테가 소개되었는데

다양한 재료들 대부분이 집에 없어

생크림 대신으로 아이스크림을 넣어 아보카도로 변형을 해보았다.

그린마일의 라테는 상호명을 달아 내놓은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니

방문하게 된다며 꼭! 그 맛을 느껴보고 싶다.


써밋컬처의 온두라스 아카시아스.

달콤한 꽃향기 시트러스 계열의 동글동글한 산미.

견과류의 고소함과 달큼함.

기분 좋은 허브 느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원두 샘플러는 써밋컬처였다.

내 입맛에 맞는 블렌딩인가 보다

무난한 아메리카노도 좋았고,

라테도 너무 맛있었다.

시그니처 음료인 파라마운트는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보여 패스하고

간편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보았는데

이것 또한 괜찮았다.


카페에 가도 다양하게 주문하지 않는데

이 정도로 만든 건 정말 대단한 발전이다...ㅎㅎ

이 모든 게 <메이드 바이 바리스타>를 읽으며

다양한 레시피를 알게 된 덕분이다.


책을 통해 커피를 조금 더 알게 되었으니

이젠 아메리카노만 고집할 게 아니라 다양한 커피도 즐겨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아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직장인_헛웃음_에세이
안노말 지음 / 사이행성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가 10여 년 동안 몇 군데의 직장을 거치면서 겪은 불합리하고 어이없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한 대 치고 싶은 상사에게도 넙죽거리는 방법', '어깨가 산처럼 높아져 있는 임원의 어깨를 더 올려드리며 악수하는 방법',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에 멋지게 눈 감는 방법' 등의 대단하지는 않지만 실속 있는 노하우를 모은 직장 생활 총 백서라 하겠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촌철살인 같은 유쾌함이 해시태그마다 녹아있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도 공감과 위로를 받기도 한다.

멋지게 사직서를 날리는 모습을 수없이 상상하며 그려보지만 여전히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사는 직장인의 비애.

사직서를 안 날리는 게 아니라 못 날리는 거라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고뇌가 느껴진다.

구구절절 속 마음을 털어놓지 않아도 우리 집 남자 또한 직장에서 버텨내는 하루하루가 전쟁 같다는 걸 안다.

하지만 책임지고 부양해야 할 가족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오늘도 폭탄이 날아들고 총알이 사방으로 튀는 전쟁터로 힘없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직종에 따라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겠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업무적인 스트레스보다 인간관계에 의한 스트레스가 훨씬 크다.

처리해야 할 업무량도 엄청난데 인간관계마저 꼬여버리면 직장생활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직장이란 각자의 역량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이윤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하는 곳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집단 지성이 필요한 곳이라고들 한다.

말로만 들어보았을 뿐 실제로 본 적이 없어 직장에 과연 실재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는 '집단 지성'.

물론 최근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일부 기업에서는 집단 지성이 가능하도록 다양성을 살리려 노력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애쓰며 수평적 문화를 가지려 노력한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여전히 수직적인 문화와 위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회사에는 관행이란 게 있어!"

이 말을 풀어 해석하면 ' 네 말이 무슨 알인지도 알겠고, 맞는 말인 것도 알겠지만, 그냥 내가 편한 예전 방식대로 할 거니까 앞으로는 나대지 말라'는 말을 보기 좋게 한마디로 정리한 주옥같은 멘트라는 걸 직장 생활하다 보면 뼈 때리게 느끼게 된다.


요즘 신입사원들은 취업을 위해 엄청난 스펙을 쌓아야 한단다.

그런 엄청난 스펙을 갖춘 그들이 회사에 계속 채워지고 있으니 '회사도 좀 더 똑똑해질 수 있을까?'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미국의 교육학자인 로런스 피터의 '피터의 법칙'에 의하면 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을 넘어서까지 승진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이러한 무능력자들이 상급자가 되어 관리하는 조직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무능한 사람으로만 채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능한 상사는 결코 유능한 부하를 구분해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부하를 평가할 때도 자신의 수준에 맞춰 평가하기 때문에 부하들의 새로운 아이디어, 뛰어난 비지니스 능력을 결코 알아채지 못하고 평가하지 못하며, 기껏해야 행정 처리 능력이나 인간관계 등 매우 낮은 수분의 기준으로만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를 경험한 부하들은 업무 역량을 높이기보다는 상사의 입맛에 맞는 행동만 하게 되어 결국 모든 조직원들의 수준과 그 조직은 계속해서 하양 평준화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참으로 딱하고 답답한 노릇이지만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는 게 무섭기도 하다.


요즘은 세대 간의 갈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고들 하지만 어느 시대든 세대 간의 갈등은 있었다.

소위 '요즘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예전 분' 들도 누군가의 '요즘 것'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짬밥'이라는 걸 먹은 뒤에도 '요즘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해야 한다.

그런 것이 가능하려면 똑똑하고 창의적인 오늘의 내 색이 바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조직이니 문화니 하는 거대한 것들은 한 번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한 덩어리를 혼자 바꾸려 노력하거나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지금의 불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노력하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

배가 부르고 등이 따뜻해져도 지금의 내 생각이 사라져버리지 않도록!

#요즘것들이라는말을하지않도록

#지금의불편함을잊지않도록

#노력하고경계하자


20P)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이 있어요?

1. 열심히 독서하고 공부한다.

2. 메모하고 기록한다.

3. 실수를 통해 배우고 고친다.

4.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른다.

솔직히 저거 다 해낼 수 있는 사람이면 직장 다니고 있겠냐. 쯧쯧

#이거다할줄알면여기에내가왜있냐


24P)'최대한 오랜 시간 도전하지 않기'에 도전합니다.

삶은 실패의 연속이다.

실패의 경험 없이는 성공하는 방법을 알 수 없다.

하지만 회사만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는다.

매번 실패의 경험을 지워버리기 때문에 상패의 경험이 남아있지 않다.

많은 기업에서는 실패를 경험해야 하며, 실패를 자산화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회사에서 실패 유경험자들을 책임을 지고 옷을 벗는 경우가 많아 실패의 경험이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직장이라는 구조에서 실패하는 자가 어떠한 대접을 받는지 바라보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도전'은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단어다.

#회의시간

#의견을말할까말까고민이된다면

#무조건말안하는게정답

#말하는순간너의일


175P) 나이가 들고 직접 겪어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시간이 지나야 점점 선명해지는 것이 있다.

나이가 먹어보니 알게 된 선명함은 '가장은 힘들다'라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거다.

#포기와믿음은하나의패키지

#공짜는없다


204p)'예측'을 포기하다

알아서 일을 하면 왜 알아서 하느냐는 꾸중을 들었다.

배우는 자세로 일을 하면 꼭 일을 시켜야만 하느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몰라서 물어보면 아직도 그걸 물어보느냐는 호통을 들었고, 그렇다고 안 물어보고 일을 처리하니 건방지다는 훈계를 들었다.

'예측불가'.

그것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다.


205p) 불확실함 속에서도 결국 믿을 사람은

빼박 야근각으로 툴툴거리는 나에게 동료는 그냥 퇴근하라고 종용한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지만 나는 믿는 사람이 있거든. 그는 바로 오늘 미룬 일을 어떻게든 해낼 내일의 나야. 일하기 싫으면 내일의 너한테 일단 미뤄."

당장 야근을 하든 내일 하든 언제가 됐든 나의 일은 분명 내가 처리할 테니까 그의 말은 너무도 적절했다.

#학계의전설

#내일의일은내일의내게맡기자

#그는분명어떻게든해낼거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디 항상 '거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천만 직장인들에게

그들을 동경하면서도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예비 직장인들에게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그들의 가족들'에게 치맥과도 같은 소울 북이 되길 바란다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밥하는 시간 - "삶이 힘드냐고 일상이 물었다."
김혜련 지음 / 서울셀렉션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롯이 나만을 위해 밥하는 시간

나의 삶을 치유하는 시간


저자는 많은 여성들이 홀로 밥을 먹으면서 기쁨을 느낀다고 했다.

늘 누군가를 위해서 밥을 해야 하고, 누군가를 챙겨야 하는 여자들이 홀로 밥을 먹을 때의 홀가분함을 기쁨으로 느낀다고 봤다.

자신을 위해 정성스러운 밥상을 차리고 홀로 즐겁게 밥을 먹는다는 게 서글프거나 우울해할 일도 아니지만 마냥 기쁘고 즐거운 것도 홀가분한 것도 아니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전업주부로 살다 보니 점심, 저녁을 혼자 해결할 때가 많다.

물론 낮 시간에는 지인들과 약속을 만들어 함께 식사도 하지만 매일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남편과 아이들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혼자 밥을 먹게 된다.

저자가 쓴 '밥 경전'에 나오듯 대부분 건성으로 밥을 먹는 편이라 혼자 밥 먹는 시간이 그리 즐겁지가 않다.

냉장고 문을 열어 반찬거리를 뒤적이며 오롯이 나만을 위해 맛있게 한 상을 차리기보단 '혼자 다 먹지도 못할 텐데'라는 생각이 먼저 앞서 그냥 대충 끼니나 때우자는 식으로 밥을 먹게 된다.

나에게 밥이란 가족과 함게 먹는 정겨움이 담겨있어야 제맛이 나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가계가 달린 집에 살았는데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셔서 대부분의 식사는 늘 부모님과 했다.

밥을 먹는 즐거움도 컸지만 매일 엄마와 시장에 가 그날 저녁 반찬거리를 사 오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었다.

함께 장을 보고, 맛있게 요리가 되어 따뜻한 밥상이 차려지면 즐겁고 행복하게 밥을 먹었었다.

밥은 항상 가족과 함께 먹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결혼 후 혼자 먹게 되는 경우가 생길 때마다 그게 그렇게 싫었다.


스스로를 위해 정성 들여 지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몽글몽글 피워내는 밥의 설법.

오십 평생 이 단순한 밥이 없었네.

그게 무슨 삶이라고!



저자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따뜻하고 아늑한 밥에 대한 기억이 없었기에 영혼마저도 따뜻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평생 느껴왔던 삶의 허기, 고아 의식은 단지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밥의 허기에서 오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것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제대로 못 먹어 영혼이 허기가 져 있는데 제대로 먹일 생각조차도 못 했다는 것이 허망했다고...

남은 생애 동안 스스로에게 정성스러운 밥을 올리는 '즐거운 밥하기'를 실현하기 위해 '따뜻한 밥 먹기'부터 배워나가고 실천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밥을 하는 행위'에서부터 '어떻게 먹을 것인가?'고민해보니 대충 먹는 밥은 대충 사는 삶 같았고, 허겁지겁 먹는 밥은 허겁지겁 사는 삶 같더란다.

나는 혼자 먹는 게 적적하기도 하고, 혼자서는 다 먹지도 못할 거란 생각에 대충 한 끼 때우는 식으로 밥을 먹었었다.

가족을 위해 밥을 할 때는 대충 차리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위해 밥 한 끼 차리는 게 뭐 그리 번거로운 일이라고 대충 먹을 생각만 했을까.

대충 먹고산다는 건 스스로의 존엄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말에 맘 한켜가 씁쓸해졌다.

저자는 먹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자각적으로 깨어서 먹으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했다.

한 끼 밥을 대하는 태도가 나를 대하는 태도, 내 삶을 대하는 태도라는 것이다.

밥을 정성스럽게 먹는 행위는 나를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이고, 내 삶을 정성스럽게 창조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른 봄에 씨 뿌리고 물을 주고, 햇빛과 비를 받고 자라는 모습을 매일매일 지켜본 생명들이 놓여 있는 식탁.

내 손으로 기르고, 내 손으로 거둔 생명을 요리해 차린 밥상.

이 밥을 먹으면서 언젠가부터 내가 든든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스스로가 소중한 느낌이 든다.

처음 느껴보는 생경하면서도 가슴 벅찬 기분.

그토록 막막하고 공허했던 삶이 어쩌면 아무렇게나 먹은 밥과 깊이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밥 먹기를 그리 허술히 하면서 삶이 풍성하길 바랐다니.



단순하게 밥 한 끼 먹는 걸 가지고 삶을 운운할 만큼 대단한 건가?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밥'에 대한 추억에는 많은 것이 얽히고 섞여 있어 한 사람의 인격과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엄마의 정성 어린 밥상은 가족들의 마음에 따뜻함이 가득한 사랑과 행복을 뿌리 깊게 남긴다.

매일 차리는 밥상이지만 한 끼 한 끼를 소중히 여기고, 밥을 먹는 행위도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자각적으로 깨어서 음식을 먹을 때, 밥 먹는 행위는 맑고 아름답다.


압력밥솥 뚜껑을 열고 김이 막 오르는 밥을 나무주걱으로 살살 젓는다.

먹빛이 도는 자그마한 자기 그릇에 소복이 담는다.

현미잡곡밥에 들깨미역국, 두부구이, 김치.

식탁에 단정히 앉아 손을 모아 감사드린다.

한 입씩 먹는다.

현미밥은 오래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밥이 다 넘어가면 국을 뜬다.

미역의 미끌한 느낌과 들깨의 고소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현미유에 구운 따뜻한 두부의 말랑하면서도 졸깃한 맛,

약간 신 김치의 톡 쏘는 알싸한 맛을 느끼면서 천천히 먹는다.

저무는 햇살이 갓 튀겨낸 튀김처럼 투명하게 바삭거린다.

반찬으로 가을 저녁의 햇살을 한 줌 뿌린다.

딱새 한 마리 먹이를 물고 소나무 가지에 앉았다.

함께 식사를 한다.


"잘 살고 있나요? 당신"


내게는 숨 쉬기처럼 당연한 일상이 없었다.

평생 밥을 먹었지만 '밥'이 없었고, 평생 몸을 지니고 살았지만 '몸'이 없었고, 평생 집에서 살았지만 '집'이 없었다.

온각 관념의 세계를 헤맨 끝에 만난 게 '아무것도 아닌' 세계라는 역설.

그 역설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겪는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직관.

그런 것이 글을 시작하게 했다.

그러니 내가 쓰고자 하는 것은 관념에서 구체적인 일상으로 내려오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겪은 지루함과 고됨, 자신과의 싸움, 그러면서 조금씩 쌓여간 삶의 어떤 굳건함, 단순한 기쁨, 아름다움, 고요한 시간...

그 일상의 즐거움이나 깨달음을 나누고 싶었다.


<저자의 말> 당신에게 건네는 일상적 안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유튜브로 영어를 배웠다 - 영어 에듀테이너 날라리데이브가 알려주는 영어 공부법
김영기 지음 / 라곰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즐기면서 하는 영어 공부야말로 최상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꽤나 성공적인 영어강사로 살아올 수 있었던 비결은 저자가 공부한 방식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파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수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리고 유튜버가 된 뒤에 수많은 영어실력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즐기면서 하는 영어 공부야말로 최상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라는 신념이 더욱 확고해지는 걸 느꼈다고 한다.

知之者(지지자) 不如好之者(불여호지자), 好之者(호지자) 不如樂之者(불여락지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란 옛말이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건 살아보니 공감하게 된다.

언어 감각이 뛰어난 학생도, 하루도 숙제를 빼먹지 않는 성실한 학생도 결국 영어를 즐기면서 배운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지는 못하더라는 것이다.

영어를 '목표'로 삼으면 그때부터 부담이 된다.

영어를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재미있는 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하게 되나요?"

"유튜브에서 놀면 됩니다.!"


즐겁게 영어를 공부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상황적인 요소(=필수 환경적인 요소)로는 지속 가능성이 있어야 하고, 재밌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속 가능성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매일 접하는 플랫폼에서 공부할 콘텐츠를 찾아야 하는데 넷플렉스, 유튜브, 트위터, 블로그 등등 콘텐츠는 수 없이 많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거리'라는 접근성의 방해 요소와 즐거움의 부재 때문에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기도 한다는 건 영어 학원 다녀 본 사람이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무엇보다 영상 콘텐츠를 최우선시하고 그 다음으로 사운드 콘텐츠 선택을 추천하는데, 영상 콘텐츠의 경우 사람들의 표정과 상황적인 분위기를 육안으로 느껴가면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유튜브는 영어를 배우기에는 최고의 플랫폼이다.

일단, 재밌다.

재미가 있으니까 자주 보게 되고, 그러는 사이 자연스럽게 영어가 스며들게 된다.

영어 공부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꾸준함과 성실함인데 유튜브는 그 두 가지가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도와주는 콘텐츠다.



콘텐츠를 선택 시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수준(레벨)의 적합성과 공감 가능성이다.

공감 가능성은 상황적인 부분이나 심적인 부분, 성격적으로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에 따라 몰입도가 높아져 배울 것이 더 많다.

100% 공감하고 몰입했다고 모두 좋은 건 아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배꼽 잡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라지만 대사에서 배울 게 거의 없거나 원어민들도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대사들로 이루어진 영화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즐거움을 약간 절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화로 영어 공부를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자막 없이 시청을 하고, 들리지 않는 부분은 자막을 켜고 노트한다.

노트한 내용을 암기, 트레이닝 후 재시청하며, 이런 상황을 계속 반복할 것을 권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영상을 보며 외워야 할 표현이나 단어를 노트할 때 '적당히 대충'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적당히 대충'하는 건 보고 듣는 것을 대충 하라는 것이 아니라 영상에 나오는 모든 표현을 노트하고, 섀도잉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자주 쓰지도 않고, 알아듣기도 힘들고 이해하기도 힘든 전문적인 용어나 긴 설명들은 대략 내용만 파악하고 넘어가도 괜찮다.

그걸 하나하나 다 노트하고 암기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즐거움이 사라져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거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해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걸 명심하자.



원어민의 뉘앙스로 말하기 위한 섀도잉을 할 때는 단어나 발음이 아닌 리듬과 호흡을 따라 하기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리듬과 억양, 호흡이 영어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한 뼈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살을 붙이는 과정이 '단어'를 붙이는 거라고 했다.

단순히 단어만 따라 말하는 섀도잉보다는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훨씬 더 효율적으로 원어민의 톤과 억양을 체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날라리데이브님이 알려주는 "유튜브로 영어 공부할 때 이것 네 가지만은 꼭! 지키자."

첫째, 현재의 환경과 조건으로 미리 자신의 한계를 짓지 말자.

둘째, 하루 최소 두 시간 이상, 가능한 많이 영어를 듣고 말하자.

셋째, 유튜브의 다양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

넷째, 분명한 동기와 실현 가능한 단기 목표를 세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오늘도 화가 나 앵그리 리틀 걸스 1
릴라 리 지음, 노은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앵그리 리틀 걸스는 아시아계를 무시하는 사회의 분위기에 정면으로 분노와 독설을 퍼붓는 한국계 소녀 킴이 이민 사회에서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일상 속에서의 인종, 성별에 대한 차별을 비판하고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분노를 대변하고 있는 작품이라는데 소개된 에피소드에서는 분노할 만큼의 차별을 그다지 느낄 수가 없을 만큼 당차게 화를 낸다.

어쩌면 절제되고 단순화된 일러스트와 툭툭 내 뱉는 촌철살인의 대사가 코믹스러웠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난 오늘도 화가 나>에는 왜 화가 나 있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는 귀여운 앵그리 리틀 걸스 5인방이 등장하며, 덤으로 리틀 킴의 엄마인 이 여사는 심통 맞은 갱년기 아줌마로 나오는데 오리지널 앵그리 걸로 소개되어 있다.

은 앵그리 리틀 걸이라는 별명이 딱 어울리는 한국계 소녀로 툭하면 화를 내는 무척 까칠한 소녀다.

데보라는 부족할 게 없는 예쁘고, 귀엽고, 멋진 부잣집 딸인데 모든 게 불만인 불만 공주다.

마리아는 라틴계 소녀로 자유로운 영혼이란 불리지만 생각이 비정상인 괴짜 소녀다.

완다는 참신하고 엉뚱한 친구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려 친구들로부터 미움을 받는다.

자일라는 도무지 세상 밝은 면을 볼 수 없는 우울 소녀로 항상 먹구름이 졸졸 따라다는 것만 같다.


주위에 이런 친구 한 명씩은 있지 않나?

굳이 친구가 아니더라도 나 일 수도 있고 내 가족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앵그리 리틀 걸스들을 통해 화, 불만, 비정상, 엉뚱, 우울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학교 공부와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교우관계, 이성관계로 고민이 많은 사춘기 소녀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건지 잘 모르고 혼란스러운데 자꾸만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순간순간 화가 불같이 치밀어 오른다.

세상에는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후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나 또한 그럴 때가 종종 있는데, 관계적인 요인이나 상황적인 요인 등으로 화를 내면 상대방이 나를 미워할까 봐, 분위기를 망칠까 봐, 화를 꾹꾹 눌러 참게 돼 곤 한다.

하지만 필요할 땐 화를 꼭 내야 한다.

사람들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고 상대방을 막대하기도 하며, 정신적으로도 화를 많이 참으면 건강에도 좋지 않다.

화나 분노는 억눌러야 하는 나쁜 감정이 아니라 중요한 욕구가 외면당하거나 존중받지 못했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고마운 신호이자 스스로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나침반과 같다고 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라도 화를 제대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괜찮지 않다고, 화가 난다고 말하면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 '나는 어떤 종류의 앵그리 걸일까?'를 알아보는 질문지를 통해 테스트할 수 있다.

화난걸(angry). 자유 영혼인 걸(crazy), 불만인 걸(disenchanted), 참신한 걸(fresh), 우울한 걸(gloomy)로 나뉘는데 가장 답이 많이 나온 유형이 본인의 성격이며 몇 가지 유형이 한꺼번에 나온다면 복합적인 앵그리 걸로 오락가락하는 성격일 수 있단다.

테스트 결과 나는 100% '참신(fresh)한 걸'로 나왔다.

'참신하고 엉뚱한 친구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돌직구를 날려 친구들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도 있는 유형'이라는데 평소에도 화나 분노를 참고 삭히기보다는 대부분 표현하는 편이라 수긍이 간다.

깜찍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웃기고 신랄하고 냉소적인 대사들을 통해 스스로 분노를 해결하는 방법을 탐색해 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화를 낼 줄은 안다.

그건 쉬운 일이다.

그러나 꼭 화를 내야 할 올바를 대상에게,

올바른 정도껏, 올바른 때에, 올바른 목적을 위해,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