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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모자 ㅣ 특허받은 한글 동화
유경미 지음, 김이조 그림 / 아소비책방 / 2025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언제 한글을 다 배우나 싶던 둘째 아이가 요즘 스스로 책을 더듬더듬 읽기 시작합니다. 글자를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데요. 그림책이나 동화책은 아무래도 어려운 모음이나 겹받침이 섞여있다 보니 읽다가 울상을 짓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읽는 재미를 느끼개 해주려고 받침없는 동화책 알아보다 <호수모자>를 읽어보게 되었어요. 받침 없는 동화는 다른 책들도 많아서 눈여겨보고 있는데요. <호수모자>는 사용된 글자가 84자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과연 책이 될까? 이야기 전개와 상관없이 너무 억지스럽지는 않을까 반신반의 했는데요. 결과적으로 한글 떼기 위한 유아 그림책으로 이 책을 골랐더니 아이가 스스로 읽으며 생각보다 재미있어 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호수모자>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도토리 토리와 소나무 가지 무무가 함께 놀다가, 호수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누가 있는지 보러 가는 이야기예요. 길지 않은 내용 안에 약간의 긴장감과 반전이 들어 있어서 아이가 끝까지 흥미를 유지하며 읽을 수 있었어요. 받침없는 그림책이어도 모음이 복잡한 글자가 섞이면 읽다가 머뭇머뭇하거나 포기하고 책을 던져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호수모자>는 한글의 기초 단계인 자음과 모음이 쉬운 조합의 받침 없는 84자로 구성되어 있어요. 덕분에 처음 한글을 읽는 아이들에게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에 적절한 책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토리, 무무, 호수모자, 오리 등 아이들이 읽기 쉬운 이름이고, 문장이 '~하지'처럼 복잡하지 않게 끝나서 아이가 자신감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한창 한글을 배우는 중이라 읽는 속도는 느렸지만, 아이가 진지한 눈빛으로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으며 스스로 책장을 넘기고, 중간에 모르는 부분은 소리를 내며 따라 읽어보는 모습이 정말 대견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억지로 시킨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읽고 싶어 했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읽기에 대해 자신감과 흥미를 심어주고 읽기 독립에 한걸음 더 까까워진 것 같아요. 책 마지막 페이지에는 QR코드가 있어 독후활동지를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한 간단한 암호 풀기, 퍼즐, 색칠하기 활동 등이 있어서 아이가 내용을 한 번 더 복습할 수 있었고, 스스로 책과 관련된 활동을 해낸 것에 또 한 번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쉽고 재미있어 읽는 아이들에게 책 한 권을 나 스스로 읽어냈다는 ‘성취감’을 선물할 수 있는 어린이책 <호수모자>. 아이가 이제 막 한글을 읽기 시작했지만, 긴 문장 앞에서 자주 멈칫하거나 한글을 읽는 걸 지루해하고 책을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읽기 자신감을 회복시켜 줄 수 있을 것 같아 유아 동화책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