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야 도와줘!
권오준 지음, 전민걸 그림 / 한림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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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다 보면 '생명의 소중함, 신비로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이 동물이 등장하는 그림책을 유독 좋아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림책 『타타야, 도와줘』 역시 ‘생명을 향한 다양한 애정의 방식’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커다란 알 하나가 굴러와 암탉의 품에 안기고, 그 알에서 타조가 태어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산에서 커다란 돌 하나가 닭장으로 떨어집니다. 커다란 돌은 사실 알이었는데요. 암탉 꼬꼬는 남의 알인 줄 알면서도 그 알을 품기로 합니다. 어미 타조에게조차 모른척 하며 알을 품는 꼬꼬의 모습을 보고 괜한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자기 가슴에 다 품어지지도 않는 알을 돌보는 꼬꼬의 마음은 욕심이 아니라 책임감과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꼬꼬가 잘 품어준 덕분에 알에서는 한 생명이 태어나는데요. 역시나 그 커다란 알은 타조의 알이었습니다. 타조 타타는 그렇게 닭인 꼬꼬의 품에서 자라게 되는데요. 알고보니 꼬꼬는 전작에서도 멧비둘기의 알을 품어 '비비'를 탄생시킨 전적이 있네요. 타타는 비록 생김새도, 크기도, 목소리도 다르지만, 점점 닭장 속 병아리들과 어울리며 자라나요. 타타와 비비는 닭, 병아리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닭장을 노리는 짐승들 앞에서 닭들을 대신해 앞장서 싸웁니다. 서로 다른 종임에도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서로를 지키고 사랑하는 모습에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어요. 알을 찾으러 온 어미에게조차 알을 돌려주지 않는 꼬꼬의 모습은 확실히 '이기적인 욕심꾸러기'로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닭들도 불안감을 내비치며 꼬꼬에게 알을 돌려주라고 이야기하죠. 그러나 혼자 알을 지키던 꼬꼬의 마음을 단순한 욕심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따뜻한 감정이 타타에게, 또 비비에게, 나아가 닭장과 마을 전체로 퍼져나가는 과정이 너무 감동적이고 따뜻해 보여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서로 돕는 공동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됩니다. 타타가 떠난 후에도, 꼬꼬는 혼자가 아니죠. 사랑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되돌아온다는 걸 이 책은 잔잔하면서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우화 그림책이지만, 단순한 동물 우화가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가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깊이있는 이야기였어요. 또한 진짜 가족같은 유대감을 갖게 되었어도 꼬꼬는 결국 비비와 타타를 본래의 어미에게 돌려보내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오라”고 말하는데요. 이 장면이 주는 울림은 묵직합니다. 생명을 품었다고 해서 그 생명을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진정한 사랑은 자유롭게 돌려보낼 수 있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말하는 듯했어요. 『타타야, 도와줘』는 다름을 품는 법, 생명을 사랑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용기에 대해 속삭이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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