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상해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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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우울하다 느낄 때 사실은 우울이 나에 대한 불만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불만이 우울을 가장하고 있었다. 베로니카도 죽음을 경험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삶이란 살아볼 만 하다는 걸. 그동안 정말 하고 싶었던 걸 죽이느라 본인이 죽어가고 있었다는 걸.

오늘 햇살이 유독 좋아서 아침에 눈 뜨는 것도 감사했다. 또 다시 망각하여 지루함 속에 일상을 매몰시킬 지라도 오늘 하루는 가슴이 뜨겁다. 하고 싶은 걸 하며 살테다.

"도대체 뭐가 자신을 혐오하게 만들지?" "아마 비겁함이겠죠."

아메르튐의 주표적은 의지였다.

하지만 내 영혼에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으리라는 걸 난 알아. 내 삶이 의미를 가질 테니까.

정상적인 상태라는 것은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불과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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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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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촌스러운 질문에 나는 어떨 때는 대답을 하고 어떨 때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 큰 파도가 오면 그 파도를 헤쳐가느라 감히 이런 질문을 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쳇바퀴를 돌고 있는 지금, 나는 그 평화에 감사하면서도, 이런 질문이 솔솔 피어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이는 곧 나에게 내 삶이 더 나의 것이 되도록 해 줄 것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나는 더 주체적으로 살길 바란다. 아직도 허영을 버리지 못해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많은 것을 손에 움켜 쥐고 사는 나는 언젠가는 조금씩 조금씩 더 내려놓으며 그 대답을 찾아가길 바란다.

 

주인공은 그 대답을 찾았을까. 너무나 순수하고, 똑똑하여 방황하는 그가, 대답을 찾아 기쁘게 살길 바란다.

사회와 그들의 가족들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삶은 무엇인가.

‘행위가 없음‘이란 부산하게 설치는 행위, 남의 일에 간섭하는 행위 등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질문을 붙잡고 ‘오직 모를 뿐......‘하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수행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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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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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번역이 좀 어색한 것 같기도 하고 남자 고등학생들의 대화가 허세 가득하여 읽기도 좀 불편했다. 그리고, 소설을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매력이 없었다. 딱히 잘 하는 것도 없고, 여자 친구 베로니카에겐 지적 열등감이 있고, 반면 자살한 그의 친구 에이드리언은 너무나도 멋있게 그려지고. 재미가 있는 듯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매력은 다 읽기 전 몇장 안 남았을 때 폭발한다. 내가 알던 그가 맞던가. 그의 기억은 어디까지가 정확한 걸까. 머리가 멍 해지고, 사전을 뒤지듯 다시 앞부분을 뒤지게 된다.

지금도 결론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니, 결론은 알더라도, 베로니카의 어머니가 '허리 아래로 손을 흔들던 의미'가 무엇인지에 따라 화자의 기억의 정확도를 다시 가늠할 수 있으리라. 베로니카가 그에게 계속 화가 나 있고, 성에 안 차하던 이유도 알 수 있으리라. 어쩌면 베로니카가 그를 얼마나 사랑했던 것인지도 알 수 있으리라.

또 하나, 이 책의 매력은 인과응보를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내가 시간이 대대손손 이어지며 복수를 가한다는 걸 굳건히 믿는 인간이라 그래', '인생에 대해 내가 알았던 것은 무엇인가, 신중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았던 내가. 이긴 적도 패배한 적도 없이, 다만 인생이 흘러 가는대로 살지 않았던가.'. 의도하건 하지 않았건 토미가 뱉은 말은 수십년이 지나 토미의 뒷통수를 때렸다.

 

신중하게 평범하게 살았다 생각했던 우리 모두도 사실은 우리가 뱉은 말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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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의미
로맹 가리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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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전쟁터에 나갔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스위스를 거쳐 오는 어머니의 편지는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이다. 어릴 때부터 그에게 영웅같았던 어머니, 모든 걸 희생한 어머니. 그는 마침내 어머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훌륭한 장군이자, 위대한 작가가 되어 어머니를 만나러 온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어머니는 3년 전 위암으로 돌아가셨다. 그에게 보내지던 편지는 어머니가 죽기 전 아들의 친구에게 한 번에 맡겨져 2-3일에 한 번씩 보내졌던 것이다.

이렇게 본인이 죽어서까지 아들을 응원하던 어머니는 어떤 어머니일까. 로맹 가리의 어머니를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어떻게 하면 싱글맘이 이토록 훌륭하게 아들을 키울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나의 기대와는 달랐다. 그녀는 무식하고 억척스러웠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아들을 너무나 사랑했고, 아들이 잘 되리란 걸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동네 아줌마들끼리 싸울 때에도 7살 된 아들을 앞에 보이며 "얘는 훌륭한 작가이자, 외교관이 될 거라"고 소리지르던 그녀는 아들을 한 번도 믿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암 선고를 받은 이후에도 아들 생각 뿐이었다. 전쟁에 나간 아들이 행여라 힘이 들어 모든 것을 손에서 놓을까봐, 단 한 줄의 편지라도 매일 적었을 것이다. 그렇게 200여통의 편지를 모아 아들의 친구에게 부탁했을 것이다.

지겹도록 무거운 엄마의 사랑과 기대는 후일 아들이 무의식으로 작가가 되고 군인이 되고 프랑스 대사까지도 될 수 있는 순간에 이르게 하지만 장성한 아들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엄마가 원했던 것인지 생각하고 외무부를 떠난다. 그래서 로맹 가리는 삶에 의해 살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똑똑하고 사려깊은 아들은 알고 있다. 엄마가 본인을 어떻게 키웠는지,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의 소설은 따뜻하다. 여성성으로 표현된 그의 책들의 주제는 사랑이다. 그가 이토록 사랑을 절절하고 때로는 가슴 아프게 묘사할 수 있는 건 다 그의 어머니 덕일 것이다. 아들 역시 어머니를 평생 사랑하였다.

나는 내 아들을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평생 믿어줄 수 있을까. 나는 내 아들이 훌륭한 외교관이 되기를, 훌륭한 작가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훌륭하다는 건 없다. 그냥 삶의 과정에 감사하는 사람, 행복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데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이건,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건 결국 이런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건 로맹 가리의 엄마가 보여준 사랑과 믿음이 아닐까.

 

그러니까 어머니가 품고 있는 내 이미지에 매달려 그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 식으로 어머니는, 말하자면 탯줄이 계속 작동하게 해두었던 것입니다.

장군은 나의 어머니와 더불어, 내가 지금까지도 글로써 표현하기 참으로 어려운 깊은 존경심과 애정을 품고 있는 유일한 인물입니다.

지금도 나는 어머니가 나를 구해주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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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의 달인 - 양승국 신부의 영성 스토리
양승국 지음 / 생활성서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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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좋았다. 영성 도서 중에서도 가볍고 잘난 척이 없는, 친근한 아저씨같은 신부님의 글은 말간 시냇물같다. 내 짐이 가장 무겁다 생각되어 울다가도 십자가를 지지 않는 삶을 꿈꿀 수는 없다는 신부님의 말씀에 다시 한 번 정신이 든다. 그래. 이게 내 십자가지.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정말 신부님의 말씀처럼, 항상 가시밭길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가진 것이 분명 있음에도 내 짐이 세상 가장 무거운 것처럼 느껴질 때는 내가 착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들의 삶은 멀쩡할 것이란 착각. 그럴 때도 신부님은 분명히 말씀하신다. 인생은 고통을 기반으로 하고 십자가는 누구에게나 지어져 있다 하신다. 내가 자꾸 까먹는 것이다. 멀리 고개를 들어 보면 누구나 십자가를 지고 가고 있을텐데도 고개 숙여 내 무거운 발걸음만 보니 내가 제일 불쌍한 인간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신부님의 글을 매일 기억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하루가 너무나도 귀한 것임을 매일매일 되새기며 살면 좋을텐데. 나는 오늘 아침에도 화가 날 뻔한 순간을 몇 고비 넘기지 않았던가.

메일 새로 태어날 수 있도록, 마음만이라도 성령으로 무장하고 살 수 있도록, 주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저를 이끌어 주소서. 아멘.

오늘 내가 걷는 길이 돌밭길이라 할지라도 걷다 보면 분명히 아름다은 들길, 화사한 꽃으로 만발한 길도 만날 것입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심을 체험하려면 우리의 ‘의식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마음 깊숙한 곳으로부터 그분의 현존을 굳게 믿는 노력.

권위의 배경에는 반드시 갖춰져야 할 기본 요소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언행일치‘입니다.

한 인간을 살린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한 인간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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