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어떻게 AX 설계자가 되는가? - 서울대 ABC 과정 19인의 AI 비즈니스 활용 분투기!
이상구 외 지음 / 호이테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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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어떻게 AX 설계자가 되는가? - 서울대 ABC 과정 19인의 AI 비즈니스 활용 분투기!> 이상구, 도영진, 류근관, 강병관, 김린아, 김지은, 김택근, 김호경, 신소영, 신하준, 심준만, 이덕희, 이동학, 유지연, 정경록, 정연규, 정재기, 정재욱, 조경식, 한지수, 호이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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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와 학계를 막론하고 어디를 가나 ‘AX(AI Transformation)’라는 키워드가 엄청난 화두이다. 하지만 정작 그래서 우리 조직을 내일부터 어떻게 바꿔야 하나라는 구체적인 질문으로 파고들면, 누구든 쉽게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AI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당위는 넘쳐나지만, 조직 안에서 대체 누가, 어디서부터, 어떤 도구로 첫 삽을 떠야 하는지는 좀처럼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어떤 삽을 골라야 할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이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온 까닭은 바로 그 어렵고 애매한 간극을 실전적이고 솔직한 현장의 언어로 파고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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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울대 ABC 과정을 통과한 19명의 현장 리더들이 각자의 조직에서 AI를 학습하고 부딪치며 체득한 현실적인 기록을 엮어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업 홍보용 브로슈어같이 잘 다듬어진 성공 신화를 늘어놓지 않는다. 최신 기술이라는 낯선 조류와 파도 앞에서 조직의 수장들이 겪어야 했던 당혹감과 우왕좌왕의 순간들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의외로 말이다. 직접 파이썬 코드를 짜며 진땀 흘리고, 수십 년간 굳어진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하나씩 해체하며, 기대했던 것만큼 기술이 깔끔하게 작동하지 않아 좌절했던 시행착오까지 꽤나 솔직하게 담겨 있다는 점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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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웠던 부분은 AI를 그저 도입하는 것과 일하는 구조를 바꾸는 AX를 엄격하게 구별하는 시선이었다. 성능 좋은 최신 파운데이션 모델을 결제해 사내에 얹어둔다고 해서 조직의 체질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어떤 반복 업무를 기계에 넘기고 어떤 전략적 판단을 사람이 끝까지 사수할 것인지, 기존의 불합리한 관행 중 무엇을 과감히 폐기하고 어떤 흐름을 새로 짤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AX가 시작될테니 말이다. 결국 AX의 성패는 손에 쥔 기술이 아니라, 우리 조직이 지닌 본질적인 결핍과 비효율의 급소를 얼마나 정확하게 짚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을 공부하기에 앞서, 우리 조직이 일해 온 낡은 방식부터 정직하게 해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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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업무에서 다양한 AI 도구를 다루다 보면, 기술의 신기함에 감탄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 듯 하다. 정작 에너지를 가장 많이 쏟게 되는 순간은 이 기능을 업무 흐름의 어느 매듭에 끼워 넣어야 실질적인 노동이 줄어드는가를 생각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맥락 없이 어설프게 AI를 덧붙였다가는 생산성이 오르기는커녕, 모델이 뱉어낸 환각과 오류를 사람이 일일이 검증하고 뒷수습하느라 오히려 확인 업무만 하나 더 늘어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리더를 수식하는 단어로 설계자(Architect)를 택한 것은 매우 적절하지 않나 싶다. 리더가 사내에서 코딩을 제일 잘하거나 최신 논문을 줄줄 읊는 기술 만능주의자가 될 필요는 없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사람과 업무, 그리고 데이터 사이의 회로를 낭비 없이 다시 배치하는 시스템적 안목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짜 리더십이 아닐까 싶다.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협찬' 받았습니다!

@chae_seongmo


출판사 : 호이테북스(@jinseong1139)



#리더는어떻게AX설계자가되는가 #호이테북스 #AX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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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초인 수업 - 당신 안의 초인을 깨워줄 차라투스트라의 질문들
강용수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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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초인 수업 - 당신 안의 초인을 깨워줄 차라투스트라의 질문들> 강용수,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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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니체를 좋아한다. 그것도 꽤, 아니 아주 많이. 그의 철학이 다정하거나 따스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흔한 위로처럼 다 잘될 거야라며 등을 토닥여주는 기만을 철저하게 거부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 상처를 서둘러 봉합하려 들지 않고 지금 네가 겪어내는 남루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피하지 말고 똑바로 응시하라며, 바로 그것까지 포함한 것이 너의 온전한 삶이라고 냉정하게 선언해 버리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니체라는 철학자가 참 좋다. 그렇기에 니체를 다룬 해설서를 마주할 때면 반가운 마음 한편으로 자연스레 경계심이 먼저 생기기도 한다. 오늘날 니체라는 이름만큼 자기계발의 언어로 값싸게 도용되고 오염된 철학자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 책 『니체 초인 수업』은 철학자가 쓴 책이라 그런지 다행히도 내가 우려하던 종류의 책은 아니었다.


🐪

책을 통해 다시 마주한 정신의 세 가지 변화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낙타는 주어진 의무와 관습의 짐을 묵묵히 짊어진 채 사막을 건너는 순종의 상태이다. 사자는 기존의 규범과 우상을 향해 아니오라고 포효하며 자유를 쟁취하는 파괴의 상태이다. 그리고 어린아이는 파괴된 폐허 위에서 새로운 놀이를 시작하며 제 손으로 규칙을 만드는 창조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낡은 우상을 도끼로 내려치고 단호하게 거부하는 사자의 사나운 기개야말로 가장 니체다운 정수라고 믿었다. 하지만 세월이 조금 더 흐른 지금은 마지막 단계인 어린아이의 상태가 더 마음에 와닿는다. 세상이 강요하는 기준에 맞서 치열하게 싸우고 부수는 일보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허무의 땅에서 다시 무언가를 짓고 삶 자체를 하나의 순수한 놀이처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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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개념은 매번 듣고 읽을 때마다 좋다. 일각에서는 아모르 파티를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 좋게좋게 생각하자는 식의 수동적인 체념이나 값싼 낙관으로 오독하곤 한다. 니체가 요구하는 긍정은 결코 그렇게 고분고분하고 순하지 않다. 애써 쌓아 올린 세계가 언제든 다시 허물어질 수 있음을 뼈저리게 알면서도 기꺼이 돌을 쌓고, 실패와 치욕과 비극까지 통째로 포함된 이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그럼에도 다시 한번!"을 외치며 살아내겠다는 결단! 그렇기에 니체의 사유는 언제나 독자를 불편하게 옥죄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어떤 달콤한 격려보다 더 생의 의지를 북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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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난해한 비유와 시적인 문장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흩어졌던 개념들의 맥락을 단정하게 정돈해 주고, 내가 한 시절 왜 그토록 니체라는 인물에 뜨겁게 사로잡혔었는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는 그런 멋진 책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남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조급함 대신 작은 질문 하나가 마음에 남았다. "나는 지금도 남들이 정해준 평가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내 삶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는가?" 내가 니체를 여전히 사랑하는 이유는 명확한 것 같다. 이 질문 앞에서 단 한 번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이 책은 다산북스(@dasanbooks)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니체초인수업 #강용수 #다산북스 #다산초당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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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되었습니다
오승현 지음 / 한끼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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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화되었습니다> 오승현, 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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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동기화되었습니다』는 제목부터 무척 영리하게 지어졌다고 생각했다. 타인의 신체와 의식에 접속한다는 기술적 의미의 동기화(synchronization)와, 팍팍한 조직 속에서 서로를 밀어내야 할 적으로만 바라보던 입사 동기(同期)들이 비로소 서로의 처지에 보폭과 마음을 맞춰간다는 연대의 의미가 절묘하게 담아냈기 때문인 것 같다. 심지어 가벼우면서도 흡인력 있는 타임루프+빙의물이라는 장르적 외피를 두르고는 있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알맹이는 비정규직 노동, 산업재해의 은폐, 그리고 이윤 앞에 인간의 존엄을 손쉽게 지워버리는 기업의 탐욕에 대한 이야기라니! 빠르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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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뻔한 교훈극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세상을 절대 악 기업 대 순결한 피해자라는 단선적인 내용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동료의 실수를 내심 반기고, 결국 내 밥그릇은 내가 챙겨야 한다는 냉소를 장착한 주인공 하루의 태도는 쉽게 비난하기 어렵다. 그것은 개인의 인성이 나빠서라기 보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을 끊임없이 불안의 벼랑 끝으로 내몰아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오늘날의 기형적인 노동환경이 길러낸 서글픈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구성원의 안전과 생명보다 제품 릴리즈 일정과 이윤 창출과 사업 성공이 절대적인 가치가 될 때, 조직은 얼마나 손쉽게 인간을 하나의 비용이나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환산해 버리는지 소설은 과장 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가 꽤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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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지점은 하루가 타임루프 속에서 타인의 몸에 빙의해, 그동안 경쟁에 눈이 멀어 미처 보지 못했던 동기들의 구체적인 상처와 사정을 체감하는 과정이었다. 일을 하다 보면 종종 내 짐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한다는 강박에 나 역시 갇히곤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가 내 무능을 인정하는 것 같고,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혼자 악착같이 버텨내는 것과, 사람들과 협업하며 살아가는 것은 엄연히 다른 차원의 일인 것 같다. 이 소설이 긴 시간을 돌아 마침내 도달하는 목적지는 끝없는 승자독식의 경쟁이 아니라 상처 입은 이들의 연대이며,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각자도생이 아니라 서로에게 조심스럽게 손을 건네는 삶이었다. 이 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

물론 타임루프물로서의 장르적 완성도만 놓고 엄밀히 따져본다면 몇 가지 아쉬움이 눈에 밟히는 것은 사실이다. 시간이 거듭 반복되면서 사소한 선택의 차이가 나비효과처럼 거대한 변주를 만들어내는 장르적 쾌감은 기대보다 덜하며, 주변 인물들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소 기능적이고 평면적으로 소모되는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루프를 여러 차례 겪었음에도 상황을 지켜보는 독자의 속을 태울 만큼 답답한 선택을 되풀이하는 하루의 태도는 서사의 호흡을 종종 삐걱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적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던지는 질문의 무게감은 분명 좋았다. 사람을 갈아 넣어 쌓아 올린 성공이란 대체 누구를 위한 탑인걸까? 동료의 등을 밟고 올라서 홀로 살아남는 것만이 과연 온전한 생존이라 부를 수 있을까? 이 책은 웰메이드 장르물은 아닐지 몰라도, 타인과의 경쟁에 지쳐 서로를 돌아볼 여유조차 잃어버린 우리에게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가치를 상기시키는 의미 있는 한 편의 노동 우화라고 할 수 있겠다.



* 헤스티아님(@hestia_hotforever)이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오승현 작가님(@heassal_osh) 과 한끼(@hanki_book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며, 서평은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heassal_osh (오승현 작가님)

@hanki_books (한끼 출판사)


#동기화되었습니다 #오승현 #한끼출판사 #소설 #타임슬립 #빙의 #미스터리 #헤스티아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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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어둠
황시운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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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어둠> 황시운, 마이디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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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떤 불행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소나기인줄 알았는데 삶 전체에 무겁게 똬리를 틀고 눌러앉아 버리기도 한다. 시간이 흐르면 상처가 아물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세간의 위로가 무색할 만큼, 어떤 비극은 한 사람의 성격을 송두리째 바꾸고, 가장 단단했던 관계를 산산조각 내며, 이전의 나로는 영영 돌아갈 수 없도록 삶의 궤도를 꺾어놓고야 만다. 황시운 작가의 『환한 어둠』을 읽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저릿저릿 해진 까닭은, 바로 그 되돌릴 수 없는 상실을 오롯이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

단 한 번의 사고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족 구성원들의 삶 전체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흩어진다. 이 소설에서는 한 순간의 사고가 파국의 시작을 알리긴 하지만, 비극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그 이후의 잔인한 일상을 더 조명한다. 가혹한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도망치는 사람, 엄청난 죄책감의 감옥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린 사람, 그리고 상대를 원망할 힘조차 없어 속을 썩이고 태우며 살아가는 사람. 처음에는 인물들의 비겁하고 무책임한 선택에 답답함과 야속함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비극에 대응해가며 살아가는 궤적을 묵묵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누구의 잘못이 더 큰가를 따져 묻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불행 앞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비겁해질 수 있으며, 가장 사랑하는 존재에게 가장 날카로운 비수를 휘두를 수 있다는 사실이 뼈아플 정도로 현실적이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

우리는 흔히 문학에서 고난을 통한 극적인 내적 성장이나, 감동과 눈물로 가득한 화해를 기대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 삶의 상처는 결코 그렇게 말끔하게 정리되는 법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상처를 겪었다고 해서 한 사람이 반드시 더 성숙해지는 것도 아니며,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오래된 응어리가 쉬이 용서로 바뀌지도 않는다. 상처를 극복한다는 것은 과거의 흉터를 깨끗이 지워 없애는 일이 아니다. 그 흉터가 여전히 욱신거리고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덜컹거리는 마음을 품고서라도 다시 한번 상대를 마주 보는 일이다. 완벽한 봉합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누는 시선이야말로 상처 앞에서 인간이 건넬 수 있는 가장 진실한 태도가 아닐까 한다.


🩹

책의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환한 어둠’이라는 모순된 제목의 의미를 비로소 알 수 있게 되었다. 소설의 결말에 도달해도 인물들을 짓누르던 칠흑 같은 어둠이 기적처럼 걷히지는 않지만 그 여전한 어둠의 한복판에서 누군가는 따뜻한 밥을 지어 마주 앉고, 묵묵히 상대의 곁을 지키며, 조심스럽게 멈춰 있던 대화를 다시 시작한다.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낙관 대신, 오늘 하루만큼은 서로를 조금 덜 망가뜨린 채 살아보겠다는 작고 단단한 의지가 표현되어 있어 묘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 책은 상처를 말끔하게 털어내고 완벽하게 회복된 사람들을 다루는 그런 납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영 지워지지 않을 만큼 큰 불행 앞에서도, 그 모든 것을 짊어진 채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한 보통 사람들의 눈물겨운 기록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그렇기에 무척 아픈 이야기였지만, 책을 덮은 뒤에도 그 쓸쓸하고 다정한 잔상이 꽤 오래도록 촛불처럼 마음을 밝혀 주었다.



* 이 책은 마이디어북스(@mydear___b)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at @yamongyamong_ss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환한어둠 #황시운 #마이디어북스 #서평단 #독서모임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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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잘러를 위한 클로드 콘텐츠 자동화 with 코워크, 디자인, 코드 - 자료 조사부터 SNS·카드뉴스·PPT·대시보드까지 반복 업무를 줄이고 콘텐츠 제작을 알아서 해결하는 1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법
성구(강성규) 지음 / 길벗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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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잘러를 위한 클로드 콘텐츠 자동화 with 코워크, 디자인, 코드 - 자료 조사부터 SNS·카드뉴스·PPT·대시보드까지 반복 업무를 줄이고 콘텐츠 제작을 알아서 해결하는 1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법> 성구(강성규), 길벗



🧑‍💻

연구 현장에서 코드 작성과 데이터 정제에 클로드 코드를 매일같이 붙들고 씨름하는 한편, AI로 이미지를 생성하고 다듬어 서평 카드뉴스를 발행하는 (나름) 콘텐츠 제작자로도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서점가에 쏟아지는 생성형 AI 관련 책들을 마주할 때면 자연스레 한층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게 된다. 이미 손에 익은 인터페이스나 뻔한 기본 기능을 나열하는 입문서는 몇 장 넘기지 못해 덮어버리고 만다. 반대로 실무와 동떨어진 기술적 이론만 장황하게 늘어놓는 책은 지금은 필요가 없다. 이 책은 바로 그 양극단의 틈바구니를 꽤 영리하게 파고든 책이 아닌가 싶다. 클로드의 개별 기능을 잘 설명하면서도, 기초 자료 조사부터 SNS 카피, 뉴스레터, 카드뉴스, 발표 자료에 이르기까지 콘텐츠 제작을 위해 실제로 해야할 일들의 조각들을 어떻게 하나의 매끄러운 흐름으로 엮어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꽤 훌륭한 책이다.


🗂️

책장을 넘기며 가장 공감이 갔던 지점은 자동화의 본질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프롬프트 한 줄을 찾아내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연구와 콘텐츠 제작 양쪽에서 여러 생성형 AI 도구를 많이 다뤄봤지만 작업의 호흡이 익숙해질수록 꽤나 큰 피로감이 뒤따른다. 매번 비슷한 프롬프트를 복사해 붙여넣고, 생성된 결과물 파일을 내려받아 정리하며, 툴과 툴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포맷을 손보는 일에 정작 만만치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었던 것이다. 최첨단 AI 도구를 쥐고 있으면서도, 실상은 생각보다 손발이 고생하는 디지털 수작업을 반복하고 있던 셈이다.


🧑‍💻

이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명쾌하다.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AI와 대화하며 일회성 결과물을 뽑아내는 데 만족하지 말고, 그 반복되는 노동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내라는 것이다. 우연히 마음에 드는 멋진 결과물 하나를 뽑아내는 요행은 시스템이 아니다. 진짜 실력은 손에 쥔 도구가 무엇이든 간에, 다음번에도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일정한 퀄리티로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재현 가능한 구조를 설계해 두는 일이다. 자동화의 방점은 속도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재현성에 있다는 책의 설명에 상당히 고개가 끄덕여졌다.


🗂️

솔직히 클로드를 매일 깊숙이 활용해 온 숙련자에게 책에 실린 모든 테크닉이 마법처럼 새롭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기능 설명을 걷어낸 자리에 남는 작업 방식에 대한 메타적 질문들이 꽤나 유용하게 느껴졌다. 코드를 짜는 연구든, 사람의 시선을 붙드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든 핵심은 같다고 생각한다. 생성형 AI를 다루는 역량의 정점은 AI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프롬프트 테크닉에 머물지 않는다. 내가 매일 관성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일의 과정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분해하고, 그것을 어디까지 레고 블록처럼 구조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난 뒤, 이제는 프롬프트를 메모장에 스크랩하는 대신 지금 내 작업 창에 어지럽게 열려 있는 폴더 구조부터 먼저 들여다보게 되었다. AI를 꽤 잘 다루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사람일수록, 자신의 작업 동선을 꼼꼼히 점검하고 한 단계 더 정교한 시스템으로 끌어올리기에, 이 책은 더없이 실용적인 길잡이같은 서적이었다.



* 이 책은 길벗(@dev_gilbut)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요즘일잘러를위한클로드콘텐츠자동화 #성구 #길벗 #클로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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