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지음 / 든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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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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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우주는 낭만 가득하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존재이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도 좋은 기분으로 울렁거리고, 멀리 있는 별빛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에 마음이 벅차오르곤 했다. 물론 블랙홀이나 소행성 충돌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다소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조차도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구현된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거대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생각들을 살짝 비틀어 놓는 책이었다. 이 책은 우주를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간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낭만을 한껏 느끼는 밤하늘 뒤에 얼마나 거대한 공허와 침묵이 놓여 있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 별빛이 아름다운 건 사실이지만 그 빛이 아주 오래전의 흔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늘 이상한 기분에 빠져들 곤 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우주가 아니라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의 조각이라는 점이 참 놀라우면서도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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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블랙홀, 암흑물질, 소행성, 외계 문명, 우주의 팽창 같은 주제를 다룬다. 소재만 보면 익숙한 천문학 책처럼 보이지만,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단순히 천체나 우주의 현상들을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러한 사실이 어떤 감각이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을 받는다. 이를테면 우주가 얼마나 큰지 설명하는 대목을 읽다 보면 숫자보다 먼저 막막함이 느껴진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들. 그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주는 인간이 끝내 다 이해하지 못하는 거대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 책이 독자들에게 겁을 주려고 쓴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너무 거대한 것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감탄하기도 하고, 동시에 주눅 들기도 한다. 이 책이 말하는 무서움이 아니라 감탄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나쁜 의미의 어둠이라기보다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쉽게 알 수 없고 그래서 계속 바라보게 되는, 그런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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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주 편하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천문학에 익숙하지 않다면 중간중간 낯선 개념에 당황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할 것 같다. 나 역시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각 장의 제목이 호기심을 끌고, 책의 서술도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라 재밌게 술술 읽히는 부분들이 더 많았다. 모르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 다 이해하지 못한 채 남겨지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가 정말 우주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도록 들여다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 있었다. 지식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려는 태도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우주 덕후가 조심스럽게 자기 세계를 머글들에게 소개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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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무심코 올려다보면 우리들은 별을 찾기 바쁘다. 사람은 반짝이는 걸 좋아하는 습성 때문일까? 겨울에는 별이 다소 잘 보이지만 다른 계절에는 별을 보기 힘들다. 그래서 별이 없는 밤하늘은 다소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별빛만 보이던 자리에서 그 사이의 어둠도 있다는 걸 자각하게 된다. 우주는 여전히 아름답지만, 아직 많은 부분들이 미지의 영역이고 거대한 어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섬뜩해지기도 한다. 우주를 좋아하지만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 과학책을 읽은 후 뭔가 특이한 감정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정말 잘 맞을 것 같다.


* <단단한맘수련서평모집>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gbb_mom

@water_liliesjin

@motiv_insight


#아무도가르쳐주지않았던어둠의천문학 #어둠의천문학 #은하른 #든해 #신박천문연구소 #모티브 #단단한맘수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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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 - 아이들의 핏값으로 세워지는 위대한 AI 인프라
김가람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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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 - 아이들의 핏값으로 세워지는 위대한 AI 인프라> 김가람, 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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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마음이 불편해지는 책이다. 처음에는 환경 문제나 아동 노동을 다룬 르포 정도겠거니 생각했다. 물론 마음 아픈 이야기가 나올거라는 예상은 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이 이야기가 먼 나라, 딴 나라의 비극만은 아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매일 손에 쥐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그리고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AI 기술의 기반이 그 아이들의 노동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이 책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과 나이지리아의 전자폐기물 처리 현장을 따라간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자기기에 쓰이는 중요한 광물이다. 이 책은 기술 발전, 친환경 전환, 미래 산업 같은 말로 쉽게 부르는 기술의 이면을 다룬다.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할 나이에 광산으로 들어가고, 보호장비도 없이 폐전자제품 더미를 뒤져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폐기물을 태우며 나오는 유독한 연기를 그대로 마시면서도,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그 일을 계속한다는 사실이 책에서 낱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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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책이 마음에 오래 남은 이유는, 이 비극이 특별한 사고나 재난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어쩌다 우연히 생긴 일이 아닌, 이미 너무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거대한 시스템의 톱니바퀴를 보는 것만 같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가 떠오르는 순간들이 많았다. 기업은 원료를 사고, 소비자는 제품을 사고, 대중들은 더 빠르고 가볍고 세련된 기기를 원한다. 그 사이에서 가장 약한 아이들이 가장 위험한 곳으로 떠밀려 고된 노동 환경에 노출된다. 단순히 '나쁜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가? 물론 기업과 산업 구조의 책임은 분명히 크겠지만, 나 역시 그 구조 바깥에 서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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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무겁게 다가온 이유는 AI라는 단어 때문이기도 했다. 요즘 AI를 이야기할 때 성능, 데이터, GPU, 생산성, 혁신 같은 말을 함께 생각난다. 나 역시 그런 언어에 익숙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반대편에서 묻는 듯 하다. 그 거대한 인프라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와 배터리와 전자기기를 작동 가능하게 하는 물질들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그 출발점에 왜 여전히 아이들이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는 기술을 낙관적으로만 말하기가 어려워지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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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나의 소비 습관도 되돌아보게 됐다. 솔직히 전자기기들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나 역시 새로운 전자기기들에 대한 욕심이 많다. 배터리가 조금 빨리 닳거나, 새 모델이 나왔거나, 디자인이 낡아 보인다는 이유로 아직 쓸 수 있는 물건을 교체하기 십상이다. 물론 개인의 소비만으로 거대한 공급망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기에는, 그 말이 너무 편한 핑계는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적어도 더 오래 쓰고, 덜 사고, 고쳐 쓰는 일과 같이 사소한 일들은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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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인 '아이를 위한 지구는 없다'라는 말은, 냉정한 선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직 늦지 않았다는 간절한 호소처럼도 들리기도 한다. 책장을 덮고 나니 마음 한쪽이 계속 무거워진다. 하지만 그 무거움이 우리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이 아무 대가 없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 대가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떠넘겨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겠다.



* 이 책은 문학수첩(@moonhaksoochup)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아이를위한지구는없다 #김가람 #문학수첩 #서평단 #북스타그램 #다큐멘터리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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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스모그 - AI 시대! 살아남는 직장인은 무엇이 다른가
이대성 지음 / 바른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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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스모그 - AI 시대! 살아남는 직장인은 무엇이 다른가> 이대성, 바른북스



🧑🏻‍💼

요즘에는 '커리어'라는 말이 다소 무겁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경력을 쌓는다는 비교적 단순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았는데 말이다. 한 조직에 들어가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경험을 늘려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쌓여가는 게 커리어 아닌가? 물론 커리어를 쌓아가는 일도, 인생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는 일도 켤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시간이 지나면 경력은 자연스럽게 쌓이는 거란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세상이 뒤집어졌다. AI가 빠르게 일의 방식을 바꾸고, 회사는 근원적인 수준에서 흔들리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된 농담처럼 들린다.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도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지금 쌓고 있는 경험이 앞으로도 의미가 있을지 쉽게 확신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 이 책 <커리어 스모그>는 꽤나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

책에서 말하는 ‘커리어 스모그’는 개인의 경력 자산이 시대 변화와 어긋나면서 점차 가치가 흐려지고, 앞으로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상태를 뜻한다. 처음에는 너무 강한 표현 아닌기 싶긴 했지만, 읽다 보니 오히려 지금 직장인들의 마음을 꽤 잘 짚어 낸 용어란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의 위기는 대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매일 출근하고, 주어진 일을 처리하고, 회의를 하고, 월급을 받는, 겉으로 보기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는 시기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첨단 기술로 인해 시장은 바뀌고, 세상이 달라지고, 조직이 원하는 역량도 급속도로 변화한다. 그렇게 어느 순간 돌아보면 내가 가진 능력과 세상이 요구하는 능력 사이에 생각보다 큰 간격이 생겨 있게 되는 것이다. 


🧑🏻‍💼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더 이상 회사가 내 경력을 끝까지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최근까지도 회사는 직원의 커리어를 어느 정도 정해준 게 사실이다. 채용하고, 교육하고, 부서를 배치하고, 승진하는 과정에서 개인을 성장하게 만들었다. 개인은 회사가 정해준 시스템 안에서 성실하게 성장해 나가면 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방식만으로는 부족해진 세상이 되었다. 회사는 나의 인생 전체를 설계해 주는 곳이 아니고, 직장 안에서의 성실함이 곧 미래의 성장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경력 관리 운전석 모델’은 그런 점에서 설득력이 있었다. 내 커리어의 방향을 남에게 맡기지 말고, 스스로 목적지를 정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현재 위치를 계속 점검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나는 AI와 AX를 연구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의 문제의식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요즘 AI를 둘러싼 이야기는 어떨 때는 지나친 공포가 팽배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안일한 낙관이 만연하기도 한다. 곧 모든 직업이 사라질 것처럼 말하기도 하고, 반대로 AI만 잘 쓰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변화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회사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고 그런 가운데 인간이 발휘하는 잠재력은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무조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의 어떤 부분이 위태로운지, 어떤 부분을 더 발전시켜 키워야 하는지 차분하게 살피는 일인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 커리어를 위한 현실적인 점검표를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

이 책은 커리에 관한 우리들의 불안을 완전히 없애 주는 책은 당연히 아니다. 그런 책이 있다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테다. 대신 이 책은 지금 내 커리어 패스웨이 상에서 무엇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지를 묻게 만든다. 나는 어디에 서 있는지, 지금의 경험은 앞으로 어떤 가치로 남을 수 있는지, 회사 밖에서도 설명 가능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런 점이 이 책의 매우 큰 미덕이다. AI 시대의 변화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끼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 이 책은 바른북스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barunbooks7


#커리어스모그 #이대성 #바른북스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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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 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지키는 생각 매뉴얼
아키모토 야스타카 지음, 김슬기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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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지키는 생각 매뉴얼 검색> 아키모토 야스타카,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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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살짝 긴장을 한 건 사실이다. 그건 아마도 임마누엘 칸트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서양 근대철학에서 칸트는 정말 중요한 인물이다. 그는 합리론과 경험론을 비판적으로 종합한 철학자로, 경험에서 지식이 시작되지만 그 경험을 인식으로 정리하는 틀은 인간 이성 안에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시간에 그의 유명한 저서 《순수이성비판》에 대해서 맛보기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보다는, 그의 또다른 저서 《실천이성비판》이나 《도덕형이상학 정초》 내용을 가지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있다. 최근 니체, 쇼펜하우어와 같은 다소 시니컬한 철학자가 유행을 했는데, 뭔가 곧고 올바르고 바른말 하는 이미지의 칸트를 들고 오다니... 이 책 꽤나 과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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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칸트의 윤리학을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 언어로 풀어낸 책이었다. 정직하면 손해일까,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괜찮을까, 다른 사람을 위해 한 행동이라면 정말 선한 행동일까, 나는 지금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 이런 질문들은 누구나 인생에서 몇 번씩 마주치는 문제들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살다 보면 명확한 기준보다 상황에 맞는 변명을 먼저 찾을 때가 많다. “이번만은 어쩔 수 없지”, “다들 이렇게 하니까”, “결과가 좋으면 된 거 아닌가”와 같은 말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순간의 내 변명을 다시 되짚어보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든다. 칸트는 내 행동의 원칙이 모두에게 적용되어도 괜찮은지 묻고 있다. 칸트의 이 질문은 단순하지만 꽤 불편하기도 하다. 내 입장에서는 그럴듯해 보였던 선택도, 모두의 법칙이 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더 거시적인 관점과 양심의 관점을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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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들에는 위로와 격려의 말이 넘쳐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면 쉬어도 된다고, 자신의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고, 조금은 내려놓아도 되고... 뭐 이런 말들을 해주는 책들이 다소 많지 않나 싶다. 물론 그런 말들도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입에 발린 영혼없는 위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고민도 있는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는지, 일에서 성과와 양심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 누군가를 배려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내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이용한 것은 아닌지. 이런 복잡한 문제 앞에서는 다정한 말보다 오히려 정직하고 냉철한 기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분명 이러한 지점에서 큰 도움이 된다. 독자들을 무조건 다독이는게 아니라, 스스로 돌아보게 만들고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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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칸트 철학에서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개념을 독자가 자기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수준의 질문으로 바꿔준다는 데 있다. 칸트의 철학을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안 맞을 수 있겠으나, 철학을 내 삶의 판단 기준으로 가져오고 싶은 독자에게는 충분히 쓸모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는 “칸트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끝나지 않고,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로 넘어가는 포인트들이 있다. 철학은 정답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우쳐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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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고민이 많아서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고민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판단할 기준이 부족해서 흔들리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막 송두리째 변화하거나, 어마어마하게 개선되는 건 아닐테지만, 적어도 책을 읽고 나면 내 말과 행동을 돌아볼 수 있고 인생에서 무수히 벌어지는 선택 앞에서 어떤 기준을 가져야 하는지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인생에서 위로보다는 기준이 필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 이 책 추천한다!


* 이 책은 김영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gimmyoung


#그고민에칸트라면이렇게말할것이다 #칸트 #아키모토야스타카 #김영사 #서평단 #북스타그램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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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책의 주인이 되시겠습니까
백혜영 지음 / 초록서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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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책의 주인이 되시겠습니까> 백혜영, 초록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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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제목이 조금 동화적이라고 생각했고 표지도 너무 웹툰같다는 생각에 서평단을 신청할까 말까 무척 고민했다. '운명책의 주인이 되시겠습니까'라니... 나... 이 책 과연 읽어낼 수 있을까 조금은 고민했다. 그래도 사람이 그려진 표지, 웹툰 스타일의 그림체는 나의 독서욕구를 자극한다! 당장 신청!!! 그리고 참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게, 작가님이 청소년 문학을 많이 쓰신 분이고, 또 생각보다 책이 너무 재미있게 술술 읽혀서 너무 좋았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보육원을 나와 반지하 월세방에서 혼자 살아가는 고등학생 '이든' 앞에 '생사귀'가 나타나고, 100일 동안 '운명책'의 임시 주인이 되어 달라고 말한다. 조건은 단순하다. 위로가 필요한 망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면, 이든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기회를 얻게 된다.

📖
설정만 보면 여러 작품들에서 다양한 변주로 반복되어온 일종의 K-판타지 같기도 하지만, 읽다 보면 이 책이 진짜 관심을 두는 것은 귀신이나 저승보다 산 자의 외로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든은 늘 못 본 척, 안 들리는 척, 아무 일 없는 척하며 살아온 아이다. 그러한 이든의 태도는 지금까지 살아남기 위해 택해 온 일종의 생존 기술이었다. 학교 안의 빈부 격차, 힘 있는 아이들의 폭력, 그리고 그걸 알면서도 쉽게 편들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든은 차라리 마음을 닫는 쪽을 택해 왔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이든이 망자들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과정은 그가 다시 세상 쪽으로 조금씩 몸을 기울여 나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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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이든이 망자들을 위로하는 방식이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마지막 마음을 함께 바라봐 주는 식의 위로. 이든은 자신이 망자들을 위로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자신도 그 과정과 시간 속에서 조금씩 위로받는다. 이 점이 이 소설이 가진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꼭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 것같다. 때로는 남의 슬픔을 마주하다가 내 안의 오래된 상처를 발견하기도 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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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재밌을 요소들이 많았다. 우리는 생각보다 현실을 살아가며 참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 세상은 우리들에게 괜히 나서지 말라고, 세상은 원래 그렇다고, 조용히 지나가면 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침묵이 한 사람의 운명을 어떤 지대한 영향을 주는 지 보여준다. 동시에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더는 못 본 척하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작은 선택이 수반되어야 함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운명의 주인이 된다’라는 말이 새삼스레 다르게 와닿는다. 적어도 내가 외면하지 않기로 한 것들 앞에서는 조금 더 나답게 직면하는게 결국 내 운명의 주인이 내가 되는 것이 아닐까?

* 이 책은 초록서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greenlibrary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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