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맥 & 버건디 - 지극히 현실적인 와인 페어링
바네사 프라이스.아담 라우쿠프 지음, 이유림 옮김 / 청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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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 & 버건디 - 지극히 현실적인 와인 페어링> 바네사 프라이스 · 아담 라우쿠프, 청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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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와인을 무척 좋아한다. 그렇다고 와인에 대해 아주 잘 아는 편은 아니다. 다른 술과 달리 와인은 종류도 너무 많고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라 자주 마시는 몇몇 와인만 알 뿐 잘 알지는 못한다. 또 와인을 마실 때 마다 매번 제대로 갖추고 근사하게 마시는 편은 아니다. 와인잔을 돌리며 향을 오래 분석한다거나, 생산자와 빈티지를 술술 말하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맛있는 음식 앞에 와인 한 잔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정도...? 그래서인지 늘 궁금했다. 와인은 꼭 스테이크나 치즈, 파인다이닝 같은 단어들과만 어울려야 하는 걸까? 집에서 먹는 햄버거, 과자, 짜파구리, 떡볶이와도 와인은 잘 어울릴 수 없을까?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 아주 유쾌하게 대답하는 책이다. 제목부터 이미 빅맥과 버건디다. 처음에는 약간은 장난스럽게 느껴지는 책의 제목이었지만, 막상 책을 읽다 보면 저자들이 꽤나 진지한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기름진 패티와 소스, 피클의 산미, 빵의 고소함을 하나씩 뜯어보고 거기에 어울리는 와인을 연결해 설명해준다. 단순히 “이 음식엔 이 와인이 좋아요” 하고 끝내지 않고 왜 그런 조합이 가능한지 납득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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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와인을 어렵게 다루지 않는다. 알코올, 타닌, 산미, 당분 같은 기본 요소도 나오고 와인 스타일이나 라벨 읽는 법도 설명하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오히려 “오늘 내가 먹을 음식에 어떤 와인을 곁들이면 재밌을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한다. 치토스에 상세르, 크리스피크림 도넛에 크레망 드 부르고뉴, 채끝 짜파구리에 아메리칸 진판델 같은 조합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는 내가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맛의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물론 미국을 기준으로 쓰여진 책이라 낯선 음식과 와인도 꽤 나온다. 어떤 부분은 한국 독자 입장에서는 바로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 같기도 했고, 와인 초보라면 생소한 품종과 지역 이름이 무척이나 낯설기도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재미는 꼭 그대로 따라 하는 데 있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비슷한 맛의 구조를 생각해보고 내 식탁에 맞게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짭짤한 음식에는 어떤 맛과 향미의 와인이 좋을지, 기름진 음식에는 와인의 어떤 특성이 입안을 정리해줄지, 매콤달콤한 양념과 와인의 어떤 과실감이 어울릴지 상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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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보너스 챕터가 있어서 참 반가웠다. 소고기 비빔밥, 채끝 짜파구리, 떡볶이, 돈가스, 새우깡 같은 음식이 등장한다. 와인은 멀리 있는 술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런 커스터마이징된 부분이 아주 좋았다. 저자들의 정성과 성의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퇴근 후 대충 차린 저녁, 주말에 시켜 먹는 배달 음식, 편의점에서 산 과자에도 와인 한 잔을 붙여볼 수 있다는 생각이 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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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에는 어느정도 규칙은 있어도 완벽한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이상한 조합이 다른 사람에게는 의외의 발견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실제로 맛보고 느낀 경험과 감각일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와인을 공부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오히려 와인을 가지고 놀게 만드는 책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실패해도 괜찮고,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을 한번쯤 시도해봐도 괜찮다고 말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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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고 나니 우리집에 몇 병 안되는 와인이 보관된 장식장과 이런 저런 음식이 저장된 냉장고를 열어보고 싶어졌다. 오늘 먹을 음식에 맞춰 와인을 고르는 일도 좋지만, 이미 집에 있는 와인에 어울릴 만한 음식을 찾아보는 일도 재미있을 것 같다. 와인을 더 우아하게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볍게, 그리고 내 방식대로 즐기기 위해 도움을 주는 그런 재밌는 책이었다.



* 이 책은 상도덕서평클럽(@f83_project)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 : 청담숲(@cheongdamsoop)


#상도덕서평클럽 #빅맥앤버건디 #와인 #페어링 #청담숲 #바네사프라이스 #아담 라우쿠프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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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월드빌딩 - 이야기가 작동하는 세계를 만드는 SF·판타지 작법서
김성일 지음 / 삐삐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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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월드빌딩 - 이야기가 작동하는 세계를 만드는 SF․판타지 작법서> 김성일, 삐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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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SF 소설을 써보려고 준비 중이다. 그래서 이 책의 존재가 참으로 반가웠다.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으면 처음에는 온갖 설정들이 무작위로 떠오른다. 미래 도시, 낯선 행성, 미래에 기술로 인해 생길 다양한 제도, 특별한 능력,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기술들. 그런데 막상 소재를 집중적으로 고르고 또 고른 소재를 엮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드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느낀다. 세계관을 만들고 그 세계관 속에서 이야기를 창작하는 건 정말 어나더 레벨의 영역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이 세상에 나와 준게 얼마나 고마운지... 이 책은 내가 원하는 세계관을 만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막막하게만 생각했던 SF 소설 창작에 어느 정도 힌트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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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SF와 판타지를 위한 세계관 구축 방법을 다룬 작법서이다. 그런데 단순히 SF와 판타지 장르에서 어떻게 하면 멋진 세계관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아니었다. 오히려 저자는 세계관을 구축함으로써 그 세계를 통해 서사를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저자는 세계관 설정 자체도 의미는 있겠지만, 그것보다 그 세계관이 제대로 기능함으로써 이야기가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부분은 소설을 쓸 때 반드시 기억해야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상적이었다. 나도 글을 구상하다 보면 설정을 더하면 더할수록 작품이 단단해질 거라고 착각할 때가 많았다. 이 책을 통해 꽤나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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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나 판타지를 읽는 독자는 어느 정도 낯선 설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 설정이나 다 믿어주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그래, 이 세계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납득하려면 나름의 질서가 필요하다. 이 책은 그 질서를 어떻게 만들고, 언제 보여주고, 얼마나 감춰야 하는지를 실제 작법의 언어로 풀어 설명해 준다. 설명을 많이 한다고 세계가 설득력 있어지는 게 아니라는 말도 아주 인상깊었다. 실제로 풀어볼 수 있는 연습문제가 들어 있는 구성도 꽤 실용적이었다. 작법서를 읽을 때 가끔은 좋은 말인 줄은 알겠는데 내 글에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 애매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중간중간 직접 생각해볼 만한 질문을 던진다. 내가 만들고 있는 세계의 핵심은 무엇인지, 이 설정은 어떤 갈등을 만들 수 있는지, 독자에게 먼저 보여줄 것은 무엇인지 차례로 점검하게 한다. 그래서 옆에 노트를 두고 내 이야기를 함께 다듬어가며 책을 읽을 수 있어 상당히 실용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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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SF와 판타지 소설을 위한 세계관을 만들 때 세계를 완벽하게 미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건축가처럼 먼저 모든 것을 설계하고 정교한 집필을 하는 반면, 또 어떤 사람은 탐험가처럼 쓰면서 발견해가며 쓰기도 한다고 말한다. 어느 방식이 더 우월한지를 가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저 자신이 선택한 방식을 통해 이야기를 앞으로 움직이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참 좋은 설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같은 파워 P는 모든 설정을 미리 촘촘하게 짜는 건 거의 불가능 하다. 중요한 건 이야기를 앞으로 진전시키는 능력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꽤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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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SF나 판타지를 한 번쯤은 쓰고 있거나 쓰고자 하는 (예비) 작가들에게 꽤 든든한 책이다. 그리고 막연히 언젠가 소설을 써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미 머릿속에 어설픈 세계 하나쯤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읽는 동안 내가 준비 중인 이야기를 떠올렸다. 설정을 더 많이 붙이기보다, 이 세계에서만 생길 수 있는 갈등이 무엇인지부터 깊이있게 생각하게 되었다.



* 이 책은 분홍고래(@pinkwhaleya)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스토리월드빌딩 #김성일 #삐삐북스 #SF #판타지 #작법서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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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언박싱 - 사진과 기록으로 풀어낸 중앙아시아의 숨겨진 세계
정정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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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언박싱 - 사진과 기록으로 풀어낸 중앙아시아의 숨겨진 세계> 정정현,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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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친한 친구로부터 신혼여행으로 중앙아시아 3국과 더불어 투르크메니스탄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처음에는 신혼여행지로 중앙아시아라니, 꽤 멋있고 특이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신혼여행 하면 휴양지나 유럽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 내 친구는 조금은 특별한 선택을 한 셈이다. 간혹 뉴스에서만 듣던 이름의 나라라서 상당히 낯선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투르크메니스탄은 어떤 나라인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다. 막연한 호기심만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나라의 이모저모를 하나씩 차근차근 열어보는 책이다. 중앙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나라,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 중 하나, 과거 소련에 속했던 나라 정도로만 알고 있던 곳이 책장을 넘길수록 조금씩 구체적인 풍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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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대부분이 사막이고, 막대한 천연가스와 석유를 가진 나라. 영구 중립국을 표방하는 나라. 흰 대리석 건물과 거대한 기념물, 오래된 실크로드의 흔적이 함께 있는 나라. 이 책에서는 이러한 정보들을 단순 지식으로만 전달하는 것을 넘어, 사진과 기록을 통해 실제 장소처럼 다가오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부분은 수도 아시가바트였다. '흰 대리석의 도시'라는 별칭부터 강렬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 도시 곳곳의 웅장한 건축물과 기념물은 어딘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주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익숙하게 생각하는 빽빽한 도시와는 전혀 다른 리듬을 가진 곳처럼 보였다. 넓고 조금은 휑한 풍경이 오히려 이 나라만의 고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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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키즈킬라의 성벽, 반세기 넘게 불타고 있다는 다르바자 가스 분화구, 노후르 마을 같은 장소들도 인상적이었다. 이름조차 낯선 곳들이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설명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꼭 한 번쯤 직접 가보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이 책은 “이런 세계도 있다”라고 새로운 문을 열어주는 책인 것 같다. 이 책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역사, 지리, 전통문화, 건축, 음식, 한국과의 관계, 여행 정보까지 꽤 넓게 다룬다. 그래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처음 만나는 사람을 위한 두툼하고도 충실한 안내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보량이 다소 많아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낯섦이 이 책의 매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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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새삼 느낀 건 세상에는 내가 너무 쉽게 모른 채 지나친 나라들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익숙한 나라들만 반복해서 보고, 자주 등장하는 문화권만 세계의 중심처럼 여기게 되기가 쉬운 것 같다.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 같은 나라를 들여다보면 세계가 훨씬 넓고 복잡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책 한 권으로 한 나라를 다 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 책은 투르크메니스탄을 향한 첫 번째 문은 열어준다. 낯선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 미다스북스(@midasbooks)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투르크메니스탄언박싱 #정정현 #미다스북스 #투르크메니스탄 #중앙아시아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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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AI - AI 시대 사라지는 기회 속 필수 생존 전략법 ㅣ 요즘 시민 교양 3
최재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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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민을 위한 최소한의 AI - AI 시대 사라지는 기회 속 필수 생존 전략법>  최재혁, 슬로디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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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AI 모델과 AI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는 내게 꽤 익숙한 편이다. 모델, 데이터, 생성형 AI, 자동화, 윤리, 산업 변화 같은 말들도 업무적으로는 매일 접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럴수록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AI를 너무 기술의 언어로만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정작 이 변화를 매일의 삶 속에서 맞닥뜨리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설명이 필요할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꽤 잘 맞닿아 있는 책이 아닌가 한다. 이 책은 AI를 전문가의 영역에만 가두지 않고, 제목 그대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 최소한 알아야 할 AI의 기본 개념과 변화의 흐름을 차분하게 짚어준다. 스마트폰 추천 알고리즘, 생성형 AI, 일자리 변화, 빅테크 경쟁, 딥페이크와 윤리 문제까지. 우리가 이미 겪고 있는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해 AI가 사회 전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넓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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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도 적힌 “정답은 기계가 찾고, 방향은 인간이 정한다”는 말이 이 책을 참 잘 설명해주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AI를 실제로 다뤄보면 이 말이 더 실감난다. 기계는 정말 빠르게 답을 만든다. 자료를 정리하고, 문장을 만들고, 이미지를 생성하고, 복잡한 패턴을 정말 잘 찾아낸다. 하지만 그 답을 어디에 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경계할지는 결국 인간의 몫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방향으로 질문할 것인지, 그 질문의 가치 기준까지 대신 정해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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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특별히 AI를 더 과장하지도 그렇다고 평가절하하지도 않는다.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처럼 말하지도 않고, 반대로 인간이 설 자리를 모두 빼앗을 괴물처럼 묘사하지도 않는다. 대신 AI가 이미 우리 삶과 직장, 경제, 국가 경쟁력에 깊이 들어와 있으니 외면하지 말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AI를 대하는 이러한 태도가 마음에 꽤 들었다. 불안을 부추기기보다, 변화의 구조를 알고 조금씩 대응해보자는 태도니, 침착하면서도 어른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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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입문서라고 하면 딱딱한 개념 설명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편하게 읽힌다. 전문 용어를 과하게 늘어놓기보다 친근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기 때문에 AI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다. 동시에 인간다움과 책임, 윤리적 판단의 문제까지 건드린다는 점에서 균형감도 있다. AI를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지만 결국 그 기술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건 시민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AI를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도, 이미 AI를 쓰고 있지만 큰 흐름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책이다.


* 이 책은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chae_seongmo)에서 협찬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 : 슬로디미디어(@slodymedia)


#요즘시민을위한최소한의AI #슬로디미디어 #최재혁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서평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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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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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프란츠 카프카. 에곤 실레(지은이), 홍선기 (엮은이), 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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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정말 최근 읽은 책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사실 ‘재미있다’는 말이 이 책에 딱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밝고 유쾌해서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슬프고 애틋하고 마음이 아픈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이다.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라는 두 사람을 한 권 안에 나란히 세워두고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이 너무 흥미로웠고, 책장을 넘길수록 제목이 왜 <만나지 않은 쌍둥이>인지 조금씩, 점점 납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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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실레는 실제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한 사람은 프라하에서 글을 썼고, 한 사람은 빈에서 그림을 그렸다. 활동한 분야도 다르고, 표현 방식에도 차이가 있고, 서로 편지를 주고받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두 사람이 상당히 유사한 경험을 했고 어딘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카프카는 문장으로 인간의 불안을 파고들었고, 실레는 선과 색으로 인간의 불안을 드러냈다. 표현하는 수단이 달랐을 뿐, 두 사람 모두 “나는 왜 나로 살기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오래도록 마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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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벌레가 되어 깨어나지만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현재 자신의 상태가 아니라 출근과 가족의 생계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이토록 부조리하면서 또 현실적인 이야기를 '카프카적이다'라고 한다는 실을 몸소 체험한 것 같다. 몸은 이미 인간의 형태를 잃었는데도 그는 여전히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고 회사의 규칙을 생각해야 하다니... <변신>을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에곤 실레의 뒤틀린 자화상들이 연결되기도 했다. 실레가 그린 몸들도 어딘가 자기 몸 같지 않다. 뼈는 도드라지고, 관절은 꺾여 있고, 얼굴은 불안하다. 카프카가 글로 쓴 인간의 고립감이 실레의 그림 안에서는 몸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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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아버지의 존재가 큰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카프카가 아버지에게 보내느 편지와 에곤 실레의 그림이  교차되어 나타나는 책의 구성이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프카에게 아버지는 평생 넘어서기 어려운 권위였고, 실레에게 아버지는 불안과 상실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한 사람의 예술을 가족사 하나로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자기 안쪽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진다. 카프카는 아버지에게 끝내 하지 못한 말을 글로 썼고, 실레는 자기 몸을 계속 그리며 자신을 들여다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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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 작가의 단편 「청진」이 함께 실린 것도 생각보다 아주 좋았다. 처음에는 카프카와 실레를 엮은 책에 현대 단편이 들어간 구성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는데,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과거의 예술가들을 박제하듯 소개하려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와 실레가 붙들었던 불안, 죄책감, 타인의 시선, 자기 자신으로 살기 어려운 감각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다른 얼굴을 하고 우리 곁에 남아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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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참 묘한 책이다. 어둡기도 하고 다소 불편한데 계속 보고 싶어진다.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너무 나와 가까운 이야기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나니 프란츠 카프카도, 에곤 실레도 너무나도 좋아졌다. 두 사람은 평생 만나지 않았지만, 이 책 안에서는 정말 쌍둥이처럼 서로를 설명해준다. 카프카의 문장이 실레의 그림을 열어주고, 실레의 그림이 카프카의 문장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은 카프카와 실레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흥미롭고, 둘 중 한 사람만 알고 있던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요즘 자기 자신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gbb_mom 단단한 맘 

@water_liliesjin 수련

@motiv_insight 모티브


#만나지않은쌍둥이 #프란츠카프카 #에곤실레 #모티브 #홍선기 #단단한맘수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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