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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발소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안소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면 일본소설책이 많이 번역되서 출판되는것같다.
예전같으면 문화적인 차이를 느껴서 어쩌면 거부감이 있을수도 있지만
이제는 어느새 익숙해져서 일본소설의 매력에 빠져들게된다.
내가 알고있는 작가라면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 그리고
유명하고 유명한 상실의 시대의 무라카미 하루키 정도이지만
최근에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처럼 야마모토 코우시 작품도
일본소설책에서만 느껴지는 그 무언가..기괴한듯하면서도
정말 유쾌하다못해 통쾌해지는 짜릿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요즘은 남자들도 미용실에서 머리하는 시대인데
이 소설에서는 동네 작은 이발소가 등장한다.
이발소에 들어가게되는 이유는 가던 이발소가 문을 닫았다거나
비를 피해서 들어가게 되거나..
이유는 여러가지였지만 수다스러운 여자 이발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깨 마사지를 받는 동안 어김없이 잠들어버리게되고
일어나보니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이한 머리 모양이 되어버리는 등장인물들..
그렇다고해서 이 소설의 배경이 이발소는 아니다.
각각 다른 내용의 6편의 짧은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그 에피소드안에 이발소를 찾게된 이후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담겨져있다.
어쩌면 6편 모두 닮은듯 다른 이야기들이지만
하나같이 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등장인물들을 보면 사회에서 강자의 위치가 아니라
매우 소심하고 주어진 환경에 길들어져 사는 그런 약자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상한 이발소에서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
으로 변신한 후 겉모습이 바뀐듯 그안에 잠재되어있던
변화의 욕구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들의 변화된 모습이 나로하여금 대리만족을 시킬만큼 통쾌한 웃음을 선사해준다.
가끔 티비를 보면 지금 나의 모습과 많이 다른 머리스타일을 보면서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 못내
자신없어하곤했는데 요즘의 내모습을 보면 이발소에 들어갈때의
등장인물과 다를바가 전혀없다.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없고 소심한 내 모습도 이런 이발소가있다면
가서 자리를 차지하고 이발사의 손길을 기다릴것이다.
머리카락이 잘릴때 나의 나약한 모습들은 모두 놔두고 와서
적극적으로 자신감 넘치는 삶을 만들어가고싶다.
야마모토 코우시란 작가와의 만남도 즐거웠고
마키코마레형이란 소설형식도 처음 접해보았는데
너무 재밌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야마모토 코우시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만큼 팬이되어버렸다.
요즘 골치아픈 일이 있고 일상의 지루함을 날려버리고싶다면
우리동네 이발사를 추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