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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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상 이변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시시각각 변하는 일기 예보를 정확히 맞춘다는 건 럭비공이 튀는 방향을 맞추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어느 순간부터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많다. 세상을 알려면 경제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출판된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는 세계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대범한 통찰로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자원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경제학은 바로 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만 경제적 상황이란 것이 마치 기후 같아서 이변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린 경제학자들이 경제의 흐름을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빗나갈 때가 많다. 왜 최고 수준의 고액 연봉을 받고 경제학에 대해 박식한 사람들이 경제의 흐름을 예측하는 데 있어 완전히 엇갈릴 수 있을까? 엘리자베스 여왕이 런던정경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물었던 것처럼 말이다. “금융위기가 오리라는 것을 왜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까?”


블룸버그닷컴이 선정한 경제 예측가들은 2008년에 금융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그들은 역사상 가장 큰 금융 지각 변동이 이미 발밑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6천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전 세계적인 금융 체계는 완전한 붕괴 직전까지 이르게 되었다. 본격적인 금융 위기가 닥치기 전에 이미 신호가 있었는데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기 1년 전 미국의 주택 가격 폭락으로 인해 예측하지 못한 시장의 교란이었다. 골드만삭스의 최고 재무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25배 표준변차의 사건들이 며칠 동안 연달아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한 25배 표준변차란 우주가 태동해서 소멸할 동안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수준의 확률이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도 경제학의 변화에 대한 예측을 하지 못한다면 과연 경제학이란 것이 필요할까? 데이비드 오렐은 주류 경제학의 근본적인 가정과 전제들이 애초부터 오류로 가득하다고 비판한다. 경제학 혁명은 바로 주류 경제학이 실패한 이유는 경제 현상을 적절히 이해할 수 있는 근본적인 통찰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에서 뉴턴의 고전 역학을 모범으로 삼아 잘못된 기대를 안고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기 예보는 하나의 참고 사항이다. 이젠 무조건 신뢰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사실 일반인들이 이러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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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와 카뮈 - 우정과 투쟁
로널드 애런슨 지음, 변광배.김용석 옮김 / 연암서가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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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이란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를 뜻한다. 이념이 다르다는 건 결국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차이다. 그렇다면 이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단어인 이데올로기는 무얼까? 이데올로기란 사회 집단에 있어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관념이나 사회적 입장을 반영한 사상과 의식의 체계이다. 결국 인간 존재의 기반이 되는 가치 체계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 사람의 외모가 다른 만큼 개인이 가진 사고는 다를 수 밖에 없다. 물론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경우 우리는 그런 제약을 받아왔고 지금도 그런 제약을 받고 있다.


20세기 프랑스 철학자들인 사르트르와 카뮈는 서로 다른 해에 태어났지만 동시대 활동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관계는 각자가 펴낸 작품들을 통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1943년에 만나 바로 친구가 되었다. 하지만 프랑스 해방 이후 반공산주의를 표방하면서 정의와 중용을 추구했던 카뮈와 공산주의의 동반자가 되어 폭력과 혁명을 주장했던 사르트르의 이념적 성향의 차이가 <반항적 인간>의 출간을 통해서 명확해졌고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둘 사이는 너무 멀어져 갔습니다. 단순히 냉전을 통해 그들이 갈라섰다고 하기엔 어느 한 쪽도 절대적 ‘선’이 아니었고 ‘악’도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절대적 ‘선’이라고 착각하는 이념과 이데올리기 안에서 냉전은 ‘선’과 ‘악’의 대결이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우정들을 생각했고 또한 친구지만 그 친구를 적으로 생각해야 했던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습니다. 어쩌면 이념이 다르다는 것 보다 이데올로기가 달랐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데올로기가 결국 많은 우정들을 깨뜨려 버렸고 사르트르와 카뮈도 그 우정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금도 사실 세계 곳곳엔 이데올로기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우정들이 깨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정치적 이유로 다른 생각과 가치들이 틀린 것으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더욱 과거 이야기를 많이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논쟁은 결코 옛 이야기가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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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의 고백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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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을 때마다 궁금한 건 정말 이 소설이 허구의 이야기일까? 아니면 실제 있었던 이야기일까 하는 것이다. 김승옥의 무진 기행의 무진은 현실에 없는 지명이지만 실제로 우리 나라에 무진이란 곳이 있는 줄 알았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작가가 창조해낸 것이라고 해도 공간은 왠지 어딘가에 있을 법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일까 소설 속 공간을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건.......


움베르토 에코는 너무나 유명한 소설가이긴 하지만 아직도 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 다만 그가 쓴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란 책만 읽었다. 젊은 소설가의 고백이란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왜 에코의 소설들을 읽지 않았을까 내내 후회했다. 그간 써왔던 소설들의 탄생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궁금했다. 먼저 에코의 소설들을 읽고 이 책을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움베르트 에코의 젊은 소설가의 고백은 내게 두 가지를 선물했다. 하나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도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젊은 사람이란 것과 다른 하나는 결국 재능보다는 노력이란 사실이다. 이미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에서도 “젊음이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 가짐”이라고 했는데 이걸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또한 에디슨의 유명한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다시 머리 속에 떠올렸다. 항상 노력보다는 재능을 탓했는데 에코의 이야기를 읽는 순간 이 사람이 괜히 천재가 아니구나 싶었다. 이 정도의 노력이라면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까. 특히나 이 책의 궁극의 리스트는 정말 압권이었다.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좋은 책이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로 젊은 소설가의 고백을 다시 읽을 땐 어떤 새로운 영감을 줄 지 사뭇 기대가 된다. 이 책은 그저 한 번 읽고 그치면 안될 것 같다. 더구나 에코의 소설책도 읽지 않은채 이 책을 읽었으니.... 이젠 소설을 읽고 다시 이 책을 펼치고 싶다. 노력을 한다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다. 다만 이 정도의 노력을 들어가야 된다. 그 노력의 표준은 바로 이 책이다. 하지만 바로 질리지는 마시라. 움베르토 에코 같은 위대한 작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 표준을 하향 조정해도 괜찮으니까. 그래도 기억할 것은 세상에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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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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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한 건 아니었지만 지금은 나름 책벌레로 불리운다. 그런데 과연 정말 책벌레는 누굴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지식소매상이라고 자처하는 유시민이나 미학자 진중권 그리고 시골의사 박경철 등은 자타가 공인하는 책벌레들이다. 하지만 진정한 책벌레라고 이야기하기엔 2% 부족한 사람들이기에 오래 전에 살았던 역사 인물에서 고른다면 아마도 이덕무가 가장 우선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에 미친 바보란 책은 이덕무가 쓴 글을 모아 놓은 것이다. 사실 우리는 얼굴의 생김새가 모두 다르다. 세계 인구가 60억이라고 하는데 이중 닮은 꼴은 있어도 꼭 같이 생긴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이덕무는 누구나 자신만의 문장 하나가 가슴 속에 담겨 있다고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과연 그 문장 하나가 무얼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이건 누구의 글과 비슷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아마 사람마다 가진 문장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비가 되고 싶었고 책을 많이 읽고 싶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 시대에 과연 이덕무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시대가 바뀌면 책을 읽는 사람도 변해야 하고 이전 시대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겠지만 그걸 모방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그저 옛 사람의 자유로움과 자연과 함께 벗할 수 있는 배려와 즐거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잃어가는 함께 사는 법을 알려주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가 이와 같은 삶을 살기란 어렵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삶의 방식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책만 있으면 행복한 이덕무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옛 시대와 지금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만은 기억해야 한다. 책 속에만 파묻혀 사는 사람을 책벌레라고 할 수 있지만 진정한 책벌레는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함께 사는 건지, 진정 사람으로 사는 길이 무언지를 나누고 토론해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 책을 읽기 전과 책을 읽은 후가 같다면 뭐하러 책을 읽는가? 책 속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 책을 읽고 실천하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 결국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건 이런 의미이다. 우리도 책에 미치자.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고 실천해 보자. 책을 통해 배우고 배움을 나누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록 꿈이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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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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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을 찾아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돌아봄이 필요해서이다. 그런데 현실은 떠나게 하지 않는다. 아쉽기만 하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아니 몇 번쯤은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아니 일탈을 꿈꾼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닌데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여행이란 뭘까? 단순히 내가 어디를 갔다 왔다는 의미일까? 이건 아닐 것이다. 여행이란 사실 일상의 다른 만남이다. 아무리 하루 하루 같은 길을 가며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없다. 일상의 반복은 그 다름까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이런 연유로 우린 반복적인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다른 만남을 가질 수 있으니까. 무뎌진 감각으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예 다른 공간을 간다면 확연히 달라지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체험할 수 있을테니까.


시인 김선우가 오르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라는 부제가 달린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란 책을 읽으며 결국 행복은 내가 있는 곳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 비록 오르빌이 그 어떤 곳보다 더 행복한 곳이긴 하지만 이곳 역시 완벽한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완벽한 파라다이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르빌에서 살고 싶은 건 왜 일까. 오늘에 충실한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린 늘 행복한 내일을 꿈꾸지 행복한 오늘을 꿈꾸지 못한다. 오늘이 행복해야 진정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배우게 되었다. 문득 같은 공기라도 맑은 날과 비오는 날의 느낌은 다르다. 그리고 비오는 날의 풀내음이 향긋하다. 작은 일상의 변화라도 아니 지리한 장마 속에서도 아니면 햇볕이 이글거리는 무더운 일상에서도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 어쩌면 우린 다름을 느끼고 살아감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하루도 값진 선물이란 걸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르빌도 결국 사람들이 만든 곳이다. 오늘에 충실한 그런 사람들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결국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은 곳이 아름다워지는 법이다.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으며 작가는 여행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여행은 지금 시작이다. 다른 일상을 기대해 보자 그럼 정말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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