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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 시인 김선우가 오로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
김선우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쉼을 찾아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를 돌아봄이 필요해서이다. 그런데 현실은 떠나게 하지 않는다. 아쉽기만 하다. 아마 누구나 한 번쯤 아니 몇 번쯤은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아니 일탈을 꿈꾼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닌데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다.
여행이란 뭘까? 단순히 내가 어디를 갔다 왔다는 의미일까? 이건 아닐 것이다. 여행이란 사실 일상의 다른 만남이다. 아무리 하루 하루 같은 길을 가며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어제와 완전히 똑같은 오늘은 단 하루도 없다. 일상의 반복은 그 다름까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이런 연유로 우린 반복적인 일상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만 다른 만남을 가질 수 있으니까. 무뎌진 감각으론 어제와 다른 오늘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예 다른 공간을 간다면 확연히 달라지고 어제와 다른 오늘을 체험할 수 있을테니까.
시인 김선우가 오르빌에서 보낸 행복 편지라는 부제가 달린 어디 아픈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란 책을 읽으며 결국 행복은 내가 있는 곳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을 다시 확인했다. 비록 오르빌이 그 어떤 곳보다 더 행복한 곳이긴 하지만 이곳 역시 완벽한 파라다이스는 아니다. 완벽한 파라다이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르빌에서 살고 싶은 건 왜 일까. 오늘에 충실한 삶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린 늘 행복한 내일을 꿈꾸지 행복한 오늘을 꿈꾸지 못한다. 오늘이 행복해야 진정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서 배우게 되었다. 문득 같은 공기라도 맑은 날과 비오는 날의 느낌은 다르다. 그리고 비오는 날의 풀내음이 향긋하다. 작은 일상의 변화라도 아니 지리한 장마 속에서도 아니면 햇볕이 이글거리는 무더운 일상에서도 어제와 오늘은 다르다. 어쩌면 우린 다름을 느끼고 살아감이 필요할 것 같다. 오늘 하루도 값진 선물이란 걸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르빌도 결국 사람들이 만든 곳이다. 오늘에 충실한 그런 사람들이 만든 아름다움이다. 결국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은 곳이 아름다워지는 법이다. 마지막 문장의 마침표를 찍으며 작가는 여행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여행은 지금 시작이다. 다른 일상을 기대해 보자 그럼 정말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