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족 - 박경리 장편소설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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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도 가끔 폼을 잡고 싶어한다. 사람의 인식 가운데 주목 받고 싶어하는 속성이 있다. 물론 이것이 폼과는 조금 다른 개념일지도 모르지만 어찌되었든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일종의 성과와 외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있어야 함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박경리 선생의 뱁새족을 읽었다. 뱁새하면 우리가 흔히 "뱁새가 황새 따라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라는 속담을 먼저 떠올린다. 박경리 선생도 바로 이런 속담에 따라 우리 사회의 허위의식을 고발한다.

 

소설은 주인공인 유병삼이 사람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사람들 모두가 바로 자신이 가진 신분이나 상황보다는 더 높은 것을 꿈꾸며 살아간다. 즉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듯이 말이다. 소설의 인물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 이 시대 우리 모습과도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우리 역시 욕망의 노예가 되어 버렸으니까.

 

지금 우리 사회도 마치 명품을 해야 뭐라도 된 것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강남에 빌딩이 없고 그저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그것도 모자라 적금까지 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뱁새족은 소설이 씌어진 60년대 뿐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도 귀기울여야 할 이야기다.

 

언제쯤이면 우리가 이런 허위의식을 버리고 진정한 나를 위해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소설이 마치 우리 현실을 대변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뱁새족이 바로 나와 우리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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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느끼는 시간 - 밤하늘의 파수꾼들 이야기
티모시 페리스 지음, 이충호 옮김, 이석영 감수 / 문학동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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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때는 참 별을 좋아했다. 시골 만큼은 아니었지만 도심 외곽 지역이라 그리고 주변에 건물이나 가로등도 많지 않아 별이 아주 촘촘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별이 참 많았다. 항상 밤이 되면 일부러 오줌 누러 화장실 간다며 나와선 화장실 앞에서 쭈그려 앉아 별을 보곤 했으니까.

 

언제부터인가 별을 보기가 참 어려워졌다. 도시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별을 볼 마음의 여유도 없다. 그만큼 지금 시대는 너무 급하게 돌아간다는 것이며 여기에 편승하지 않는 건 말그대로 도태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주를 느끼는 시간이란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감성이 있다면 바로 밤하늘의 별 보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별에 관심을 가진 별별 사람들의 이야기다. 심지어 제대로 된 월급도 받지 못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별을 가르치는 사람에서 혜성 사냥꾼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마추어 천문학자도 있다. 이런 저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은 도대체 얼마나 별을 좋아했기에 이런 열정을 보일 수 있을지 신기했다. 그만큼 그들의 별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다.

 

어쩌면 모든 일의 시작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열정이 있어야 한다. 열정이 없다면 정말 힘든 가운데서 어떻게 별을 관측하며 또 별에 대해 이야기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결국 책은 천문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실제론 열정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 영월에 갔을 때 별마로 천문대를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망원경으로 지구 주변의 행성들이나 달과 별을 보는 느낌은 어떨까. 오늘 밤하늘에도 수많은 별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 별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비록 망원경으로 관찰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참 많다. 일부러라도 네온사인이나 가로등이 없는 곳에 간다면 의외의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책은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밤하늘의 아름다운 친구와 대화를 나누어라 그래서 우주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며 신비로운 곳인지를 느껴보라고 말이다.

 

밤하늘에 있는 아름다움과 만나면 마치 보물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라는데 이런 느낌을 조만간 만들어 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망원경을 사고 싶은 건 확실히 별과 행성과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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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봄꿈
한승원 지음 / 비채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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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참 많이 들어 보았어도 잘 모르는 역사적 인물이 참 많다. 우리가 어릴 때 배웠던 역사책에서는 그저 한 줄 짧은 소개로 소개했을 뿐이라 그 사람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굳이 자세히 알 필요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그저 어떤 일을 했던 즉 사건으로서의 인물만 기억할 뿐이다.

 

전봉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에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지만 이 책은 전봉준의 마지막 기록에 대한 것일 뿐 전반적인 건 나오지 않는다. 물론 그의 마지막 행적은 참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도 안타까운 것이었지만 이걸 계기로 전봉준을 그리고 농민들이 왜 들고 일어설 수 밖에 없었느지에 대한 이야기를 알아가 보고 싶다.

 

이 책은 전봉준의 마지막을 그리고 있다. 이미 농민군의 지도자로서의 전봉준이 아니라 패배하고 붙잡혀 서울로 압송되어 가는 너무나 가련한 리더를 이야기하고 있다. 굳이 스스로 재빨리 죽어도 될 것을 왜 그렇게도 어떻게 죽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 것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작가는 전봉준의 마지막 길을 정말 처절한 아름다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만약 내가 전봉준이었다면 중간에 그냥 자살하였을지도 모르겠다. 굳이 종로에까지 가서 자신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했을까? 물론 전봉준의 깊은 뜻을 쉬이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결과론적인지 몰라도 이 행동으로 또 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전봉준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잘 묘사해서 그런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역사 인물에 관한 전기나 이야기는 다소 과장되거나 너무 영웅화를 만들어 오히려 비범한 면만 그려 역시 이런 사람이 되어야 위대한 인물이라고 여기게끔 하는데 반해 소설은 이런 영웅들의 세세한 감정과 깊은 인간적 고뇌까지 그려 놓고 있어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인물에 집중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을 읽으면서 역사를 다시 깊이 알아가야 함을 새겨 보게 되었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라는 이야기처럼 끝없이 역사를 통한 소통을 이룰 수 있어야만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봉준의 마지막 시기를 그린 이 소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조금은 역사적 이해의 깊이를 더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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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사랑법 - 돌보고 돌아보며 사랑을 배우다
우석훈 글.사진 / 상상너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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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이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를 위해 아날로그에 관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나 싶었다. 더구나 새로운 대안적 경제를 고민하며 글쓰기를 하고 있으니까. 우리가 사실 디지털에 너무나 익숙하여 아날로그는 마치 오래된 옛 골동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아날로그 사랑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를 이야기해 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책은 그런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사랑이 아니라 길고양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사랑을 우리가 다시 생각하고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 같다.

 

"그동안 블로그나 트위터에 답글이나 댓글 같은 건 거의 안달았는데 이제부터는 위로성 댓글이나 상담성 댓글을 나름대로 달아보기로 맘먹었다. 그저 나를 낮추고 누구든지 내 등에 올라타고 편안할 수 있는 사람들이 쉬고 앉을 수 있는 바위 같은 삶이 나이가 들어 영감이 다 되었을 때 내가 구현하고 싶은 삶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특히나 젊은 친구들은 정말 힘들어 하고 있다. 대학만 졸업하면 취직 걱정 없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대학을 나와도 더구나 여러 스펙들을 쌓아도 취직이 참 어렵다. 그렇다고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바로 젊은 친구들이다.

 

모든 건 나름의 존재 의미가 있다. 그러나 우린 사회라는 구조 속의 틀 안에서만 생각하여 사람을 판단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이 규정에 잘 적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규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적응 못하는 사람들은 나름의 존재 의미보다는 오히려 이 사람이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해 버린다.

 

길고양이를 보면서도 다른 사물들을 느끼면서도 우린 댜양함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존재 자체에 대한 배려와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하며 그들이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한없이 응원해 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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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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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이란 말은 변두리와 같은 개념으로 쓰인다. 이건 중앙에 속하지 못하는 주변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를 변혁시켜 나갔던 곳은 변방이었다. 그래서 변방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그동안 자신이 쓴 글을 찾아 가는 일종의 기행서다.

 

책은 변방을 찾아서라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변방을 새로운 창조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결국 중앙이란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갈 수 있는 것도 변방이라고 본다. 그래서 변방을 마치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역동적 공간이라고 명명한 것도 사실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선생도 이야기한 것처럼 "변방이 창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어야" 한다.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변방은 창조적 공간이라기 보다 그저 변두리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변방의 첫 번째 방문지는 해남 땅끝마을 초등학교의 분교다. 이곳에 도서관이 있는데 그 현판 글씨를 선생이 써 주었다고 한다. 꿈을 담은 도서관이란 글자를 보면서 이곳의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했다. 원래는 폐교 직전까지 갔다는 학교엔 지금은 전교생 66명의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방문지는 허균과 허난설현 기념관이다. 허균하면 우리에게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균은 "천하에 가장 두려워할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백성"이란 말로 이 시대의 정치인들도 가장 깊게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의문이지만 왕이 중심이었던 시대에 백성을 위한 호민론 정책을 폈던 허균은 정말 앞서갔던 지식인이었다.

 

세 번째 방문지는 박달재다. 박달재는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이어주는 해발 453미터의 고갯마루다. 박달재는 노래로 유명한 곳인데 이곳은 박달 도령과 금봉이 처녀와의 애틋한 사연이 있다. 이런 사연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리다.

 

네 번째 방문지는 벽초 홍명희의 문학비와 생가다. 홍명희 그는 조선의 3대 천재 중 한 사람으로 끝까지 변절하지 않은 우리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다만 그는 남한의 친일파가 득세하는 모습을 보고 북한으로 갔다고 할 정도로 안타깝지만 북한을 선택해서 한동안 연구할 수 없었던 그런 작가였다.

 

다섯 번째 방문지는 오대산 상원사이다. 이 현판을 선생이 썼다고 한다. 그리고 여섯 번째 방문지는 전주에 있는 이세종 열사와 김개남 장군의 추모비다. 마지막으론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석이다. 다시 한 번 생전에 바보로 불리기를 좋아했던 바보 노무현을 추억했다. 정의로운 세상 만들기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바보를 만나러 봉하마을에 들러보고 싶다.

 

짧막한 책이었지만 변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역동적인 창조성이 있는 변방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사람다운 사람을 꿈꾸며 떠난 바보를 기억하며 오늘 얼마나 변방을 그리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했는지 돌아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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