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을 찾아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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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이란 말은 변두리와 같은 개념으로 쓰인다. 이건 중앙에 속하지 못하는 주변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를 변혁시켜 나갔던 곳은 변방이었다. 그래서 변방의 중요성을 역설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그동안 자신이 쓴 글을 찾아 가는 일종의 기행서다.

 

책은 변방을 찾아서라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던 변방을 새로운 창조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결국 중앙이란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갈 수 있는 것도 변방이라고 본다. 그래서 변방을 마치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는 역동적 공간이라고 명명한 것도 사실 이것 때문이다. 그러나 선생도 이야기한 것처럼 "변방이 창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대한 열등의식이 없어야" 한다.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변방은 창조적 공간이라기 보다 그저 변두리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변방의 첫 번째 방문지는 해남 땅끝마을 초등학교의 분교다. 이곳에 도서관이 있는데 그 현판 글씨를 선생이 써 주었다고 한다. 꿈을 담은 도서관이란 글자를 보면서 이곳의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지 궁금했다. 원래는 폐교 직전까지 갔다는 학교엔 지금은 전교생 66명의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방문지는 허균과 허난설현 기념관이다. 허균하면 우리에게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균은 "천하에 가장 두려워할 존재가 있다면 그건 백성"이란 말로 이 시대의 정치인들도 가장 깊게 새겨 들어야 할 이야기를 주장하고 있다. 헌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국민을 위한 국가인지 의문이지만 왕이 중심이었던 시대에 백성을 위한 호민론 정책을 폈던 허균은 정말 앞서갔던 지식인이었다.

 

세 번째 방문지는 박달재다. 박달재는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이어주는 해발 453미터의 고갯마루다. 박달재는 노래로 유명한 곳인데 이곳은 박달 도령과 금봉이 처녀와의 애틋한 사연이 있다. 이런 사연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리다.

 

네 번째 방문지는 벽초 홍명희의 문학비와 생가다. 홍명희 그는 조선의 3대 천재 중 한 사람으로 끝까지 변절하지 않은 우리 시대의 지식인이었다. 다만 그는 남한의 친일파가 득세하는 모습을 보고 북한으로 갔다고 할 정도로 안타깝지만 북한을 선택해서 한동안 연구할 수 없었던 그런 작가였다.

 

다섯 번째 방문지는 오대산 상원사이다. 이 현판을 선생이 썼다고 한다. 그리고 여섯 번째 방문지는 전주에 있는 이세종 열사와 김개남 장군의 추모비다. 마지막으론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석이다. 다시 한 번 생전에 바보로 불리기를 좋아했던 바보 노무현을 추억했다. 정의로운 세상 만들기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바보를 만나러 봉하마을에 들러보고 싶다.

 

짧막한 책이었지만 변방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역동적인 창조성이 있는 변방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사람다운 사람을 꿈꾸며 떠난 바보를 기억하며 오늘 얼마나 변방을 그리고 죽어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했는지 돌아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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