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아서 즐거운 나날들 - 삶에 지치고 흔들릴 때, 프로방스에서 보내온 라벤더 향 물씬한 편지
원소영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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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주 가끔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사실 치열하게 살아야만 하는 현실이 좋은 면도 있지만 좋지 않은 면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실을 뒤로하고 일탈 즉 여행을 꿈꾼다. 삶의 여유를 누리고 싶은 것이다.

 

원소영의 느리게 살아서 즐거운 나날들을 읽으며 도대체 왜 우리는 그렇게 아둥바둥 마치 결승점에 다다른 단거리 육상 선수처럼 살아가야 하는지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인생은 천천히 쉬어 가도 되는 그러나 한 걸음씩 전진하는 성실함만 있어도 되는 그런 아주 느린 마라톤인데...... 프로방스에서 지낸 시간을 기록한 저자의 삶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그러나 마음 먹기에 따라 지금 현실을 프로방스로 바꿀 수도 있으니 조금은 여유와 낭만을 즐기면서 프로방스를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다.

 

프로방스가 부러운 것 가운데 하나는 거리 음악회가 자주 있다는 것이다. 악기를 다룰 줄 몰라서 거리 음악회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데 악기 하나 배워서 간혹 거리 음악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우리나라엔 정말 보기 힘든 풍경이니까.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있는 곳. 어쩌면 이런 곳을 프로방스라고 부르고 싶다. 예술가들이 살았던 곳을 잘 가꾸어 나가 언제든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프로방스가 부럽기만 하다. 최근에야 우리도 예술인들의 삶의 흔적들을 보전하는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사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싶다. 저자가 프로방스에서 경험했던......  빠르게만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가끔은 쉬기도 하고 옆을 돌아보기도 하며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지쳐있는 사람을 위로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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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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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소설일까? 재미있는 이야기였으면 싶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 물론 잘 모르는 헤드헌터의 세계를 엿볼 수 있어 좋았고 아슬아슬 사랑이야기도 괜찮았다. 사실 장편소설 같은 경우는 일정 부분 흡입력있게 전개되어도 어느 부분에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마치 조정래나 황석영 선생 같은 소설을 읽느 느낌일 정도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37살인 헤드헌터 미연. 그녀에겐 남자가 두 명이 있는데 사실 딱히 연인 관계라고 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친한 친구 관계라고 하기에도 뭣한 마치 사랑과 우정사이라고나 할까. 암튼 이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가 들어가 있어 더욱 재미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이 시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세태소설이다. 오히려 최근에 학벌이란 것이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아주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여길 정도로 소설 속에서 헤드헌터가 사람을 소개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학벌이었다. 물론 경력도 좋아야 하지만 일단은 모든 경력보다 학벌이 소위 SKY가 아니라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장은 들어가지 못한다. 심지어 학벌을 보지 않는다는 외국계 회사도 결국 인사 담당자가 한국인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학벌이라니..... 하긴 신문사나 방송국 같은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SKY가 아니면 웬만하면 서류 전형에서 떨어진다고 하고 대부분의 신입 입사자들이 SKY출신이라고 하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은 보이지 않는 카스트라고 생각 되었다.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는 시대는 과연 언제쯤 돌아오게 될까? 물론 소설의 주인공 미연의 동생 세연의 남편이 서울대를 나오고도 별 볼일 없는 모습을 보인 건 아마도 학벌이 모든 걸 말할 수 없다고 하는 작가의 항변이었을까?

 

암튼 소설을 읽는 내내 재미있었지만 한 편으론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건 여전히 우리 사회는 학벌 사회라고 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봄이 다시 온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가 진정 바라는 사람의 능력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오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한 번쯤 꼭 읽어 보았으면 하는 소설이다.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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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융합 콘서트 - 급변하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힘
최재천 외 지음 / 엘도라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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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정말 세상 많이 달라졌다 싶었다. 그런데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젠 핸드폰으로 인터넷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어쩌면 핸드폰으로 못할 것이 없는 그런 시대가 된 것이다. 급속도로 변하는 시대 속에서 어떻게 이 변화에 대응할지 너무 어렵기만 하다.

 

창의 융합 콘서트라는 책을 읽으면서 여러모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그래야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결국 어느 한 가지의 사고가 아니라 다양한 것을 고민하고 그걸 통합적으로 융합을 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기술융합창작소에서 창의융합콘서트라는 강연회 프로그램을 엮은 것이다. 12명의 사람들이 각자 맡은 주제를 가지고 강연한 것을 그대로 책으로 낸 것이다. 12명의 강연자 가운데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최재쳔과 조벽 뿐 나머지 10명의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물론 그 10명 가운데에는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구나 했던 경우도 있었지만 전혀 정보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통섭을 생각해 보았고 또한 게임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아니라 이것 역시 융합적 차원에서라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게임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었는데 결국 관점의 문제였고 관점을 달리해야만 융합적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겠다란 생각을 했다.

 

융합적 사고를 위한 첫 걸음은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는 도로와 풍경도 이렇게 바꾸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바로 융합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고의 관점을 달리하면서 소통을 이루어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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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 - 한국건축의 새로운 타이폴로지 찾기
이상헌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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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란 책 제목만 보면 상당히 도발적이라고 여겨졌다. 건축이 도대체 없긴 왜 없을까? 아마 아파트를 주로 지어서 건축은 없다고 하는 것일까? 여러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왜 저자는 건축은 없다라고 한 것일까?

 

우선 건축에 대한 인식의 부재 때문이다. 건축은 단순히 하나의 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그리고 디자인의 과정이 있는데 이런 전체의 과정을 총괄하는 것이 바로 건축사라고 한다. 사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건축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를 처음 들었다. 생각해보니 우린 그동안 뭐라고 불렀는지 참 아리쏭하다. 그래서 저자는 건축사가 때론 설계사나 제도사라도 불리기도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축과 건설이다. 우린 건축을 하지 않았고 건설만 했다. 하긴 우린 경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건물을 건설했을 뿐이지 여기에 인문학적 감성을 넣지 못했다. 그저 빠르게 지어 효율적인 무언가를 내놓아야 했을 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오랜 시간 보고 느낄 수 있는 예술품으로서의 건축을 지어내지 못했다. 물론 건축이란 것이 다른 예술처럼 혼자서 무언가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서양에서의 건축이란 단순히 건설이 아니라 여기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조화로움을 생각했다. 서양에서의 건축은 예술을 담는 것이었다면 우리에게 건축은 기술을 담는 것이었다.

 

오래된 건물은 재개발이란 이름 하에 없어지고 또 새로운 건설이 시작된다. 이젠 우리도 오랜 시간을 두고 건축을 만들어 갔으면 싶다. 당장 요만치 앞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바라보며 자연과 사람과 조화로움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건축을 만들어야 단순히 건설에 의한 삭막한 세상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란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공하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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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맛있다 -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
강제윤 지음, 이상희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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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오래 전에 통영을 가본 적이 있다. 그땐 그저 단체 여행이었고 일정도 겨우 1박 2일이어서 통영의 곳곳을 둘러보는 건 어려웠다. 그래도 기억에는 여러 곳을 다녔던 것 같았고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도 먹어 보았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기억 탓이었을까? 통영은 맛있다란 책을 읽으며 통영을 다시 돌아보고 싶었는데 다시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처음 만나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꿀빵은 정말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고 충무김밥은 서울 쪽에도 많았기에 먹어본 적이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먹거리는 황복회도 아니고 꼼장어도 아니고 굴도 아니다. 그건 볼락이다. 주로 뽈락이라고 이야기하는 작은 생선의 회를 평생 한 번은 먹어보고 싶은 것이다. 평소 좋아하는 어른 한 분이 계신데 그 분이 하도 뽈락회가 맛있다고 하여 언젠가 기회되면 꼭 먹어봐야지 싶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멋어보지 못했지만.......

 

도대체 통영이 얼마나 맛있길래 책 제목도 통영은 맛있다라고 하였는지 또 통영이 비록 행정구역상 경상도이지만 맛의 유전자는 경상도가 아니라고 하였다. 그래서 경상도의 전주라고 저자는 표현하였는데 통영의 맛을 제대로 감상해 보지 못해 정말 그 맛이 궁금하기만 하다.

 

책은 맛의 문화만 이야기하지 않았다. 동피랑이란 마을을 소개하며 특히나 통영이 배출한 여러 문화 예술인들도 소개하였다. 청마 유치환에 대한 이야기는 뭔가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었고 윤이상은 그저 시대만 잘 타고났다면 분명 최고의 음악가로 명명되었을 사람을 안타깝게도 그 놈의 이념 때문에 여전히 그 그림자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화가 전혁림은 정말 처음 이름을 알게 되었는데 통영은 맛의 문화 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문화가 녹아있다는 느낌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은 여행책으론 이례적으로 한 번 읽고 덮기 보다는 두세 번 정도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가끔 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책을 뒤적여 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려는 생각은 없다. 그러나 통영은 한 번의 여행으로 다 채울 수 없는 문화가 있기에 감히 한 번의 정독보다는 여러 번 읽으면서 통영을 이해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통영에 아직 대장간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지만 이젠 영영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서울은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가끔 바다가 보이는 작은 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맛과 멋의 문화가 있는 통영이면 더 없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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