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 - 한국건축의 새로운 타이폴로지 찾기
이상헌 지음 / 효형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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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란 책 제목만 보면 상당히 도발적이라고 여겨졌다. 건축이 도대체 없긴 왜 없을까? 아마 아파트를 주로 지어서 건축은 없다고 하는 것일까? 여러 궁금증이 생겼다. 도대체 왜 저자는 건축은 없다라고 한 것일까?

 

우선 건축에 대한 인식의 부재 때문이다. 건축은 단순히 하나의 과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설계와 시공 그리고 디자인의 과정이 있는데 이런 전체의 과정을 총괄하는 것이 바로 건축사라고 한다. 사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건축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 자체를 처음 들었다. 생각해보니 우린 그동안 뭐라고 불렀는지 참 아리쏭하다. 그래서 저자는 건축사가 때론 설계사나 제도사라도 불리기도 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한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축과 건설이다. 우린 건축을 하지 않았고 건설만 했다. 하긴 우린 경제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수많은 건물을 건설했을 뿐이지 여기에 인문학적 감성을 넣지 못했다. 그저 빠르게 지어 효율적인 무언가를 내놓아야 했을 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오랜 시간 보고 느낄 수 있는 예술품으로서의 건축을 지어내지 못했다. 물론 건축이란 것이 다른 예술처럼 혼자서 무언가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서양에서의 건축이란 단순히 건설이 아니라 여기에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조화로움을 생각했다. 서양에서의 건축은 예술을 담는 것이었다면 우리에게 건축은 기술을 담는 것이었다.

 

오래된 건물은 재개발이란 이름 하에 없어지고 또 새로운 건설이 시작된다. 이젠 우리도 오랜 시간을 두고 건축을 만들어 갔으면 싶다. 당장 요만치 앞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바라보며 자연과 사람과 조화로움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건축을 만들어야 단순히 건설에 의한 삭막한 세상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건축은 없다란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공하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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