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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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는 관계를 참 힘들어한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때론 내 마음과 달라 상처를 받는 경우가 참 많다. 더구나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가족조차도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소소함 중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도덕감정론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사실 이 책의 존재 자체는 알고 있었으나 읽어보지는 못했다. 다만 소장하고 싶은 책 목록에 올려 놓았을 뿐이다. 러셀 로버츠가 도덕감정론을 쉽게 풀어 쓴 책이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인데 이 책을 읽어보면 도덕 교과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람은 이기적인 존재다. 하지만 동시에 사람은 이타적인 존재다. 이 책에서도 사람이 이기적인데 어떻게 이타적일 수 있는지 탐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삶에 있어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사실 질문을 통해 호기심과 탐구가 시작되고 그러면서 사람은 성장하고 성숙해져 간다. 이런 기본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해야 바로 나 다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러셀 로버츠는 도덕감정론이란 책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고 한다. 비교적 재미있게 쓰려고 했다고 하지만 이 책 역시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저 도덕 교과서를 읽는 듯한 지루함이 밀려 온다. 물론 책의 내용 자체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들로 가득차 있지만 이것과는 별개로 재미없다. 다만 그래도 로버츠는 흥미로운 구석들을 간혹 집어 넣고 있기도 하다. 이를테면 사례를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여 책을 읽으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가게 했으니까.

 

인생이란 정답이 없다. 그리고 우리가 힘들어 하는 관계 역시 상황에 따라 변한다. 그렇기에 이 책 역시 하나의 참고가 될 뿐 정답을 주지 않는다. 어쨌거나 인생을 통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혹은 옆에 두고 어쩌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 읽어보면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이런 것이다. 서두에서 의문을 제시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진짜 도덕감정론을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다. 의문에 대한 좋은 지침이 분명 존재하리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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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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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완벽하지 않다. 어딘가 의문을 품고 다른 각도로 본다면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의문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불순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우리 사회에선 더욱 그렇다. 어른이 이야기하는 것은 무조건 다 옳은 이야기라 여기며 절대로 다른 토를 달지 말것을 강요하는 곳에서 새로운 생각이 나올리 없다.

세상을 바꾼 질문들이란 책을 읽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들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의문을 품고 세상을 바꾸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는 책이다. 굳이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겠다는 거대 담론이 아니라 삶에 있어 생각할 수 있어야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삶을 살게 된다.

지금 보면 당연한 이야기들도 과거엔 수많은 편견과 오해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구나 새삼 느꼈다. 가령 샤넬이라고 한다면 명품백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단순한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 새삼 놀라운 건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서 화려할 거란 편견을 깨뜨렸다. 어쩌면 당연한 것에 대한 의문이 없었다면 과연 샤넬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싶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바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질문이 시대를 바꾸고 세상을 변혁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질문을 던진다는 것 쉽지 않다. 질문은 어른을 귀찮게 하는 쓸데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바꾼 건 결국 질문이다.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질문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했다. 인물들 하나 하나 일화가 재미있었지만 특히나 기억에 남는 건 이사도라 던컨의 죽음과 로베스 피에르가 새로 왕이 된 루이 16세를 위해 축사를 낭독했다는 것이다. 인생이란 건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일이다.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 특별한 위인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문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사실 특별하다. 그건 모두가 인정하는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자 하는 의지 때문이다. 특별해지기 위해 의문을 품고 생각을 더 해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의 탐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똑같은 하루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비슷한 하루 하루가 있을 뿐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볼 수 있는 시각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질문보다는 내 삶을 아름답게 만들 질문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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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태안 오늘은 시리즈
김미정.전현서 지음 / 얘기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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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하면 떠오르는 건 기름에 뒤덮힌 바다였다. 사람의 힘이란 것이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여튼 참 많은 사람들이 태안에 다녀갔다. 아주 오래 전에 태안에 간 것을 빼곤 태안에 가보지 못했다. 바다를 가보고 싶은 마음에 오늘은 태안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아! 바다다' 하면서 멋진 바다 구경을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태안 바다는 정말 십여년 전에 신두리를 가본 것을 제외하곤 없기에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다.

 

책은 가볍게 읽기에 좋다. 너무나 간략한 여행 정보와 사진 그리고 일상에서 느끼는 진솔한 글을 담았다. 사진만 가득하여 읽을 거리 없는 여행 수필보다는 이 책이 훨씬 좋다. 그래도 사진이 조금 많아서인지 책을 읽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어차피 이런 책은 책 자체를 읽기보다는 오히려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나는 것에 진정한 맛이 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곳은 파도리와 어은돌인데 왠지 아주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바다를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북적이는 바다 보다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조용한 해변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이런 해변들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태안의 많은 바닷가들은 이런 해변이 아닐까 싶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천상병 고택이 안면도에 있다는 것인데 평소 좋아하는 시인이라 인사동 귀천 카페도 자주 갔었는데 고택이 여기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된 것이다. 이것 외에도 태안에는 여러 문화 유적과 휴양림도 있는데 책은 태안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 사는 냄새를 전했다.

 

제주도 올레길이 유명해 지면서 각 지자체마다 이런 길을 만들었다. 태안도 그래서 생긴 길이 해변길인가 보다 이 책 들고 해변길을 거닐면 좋을 것이다. 때론 험난한 여정이 되겠지만 바다와 산과 들이 만나 서로 하모니를 이루어 펼쳐지는 태안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다. 특히나 해가 지는 풍경까지 더한다면 다른 말은 필요없을 것이다. 사색하기에 너무나 좋은 곳인 태안에 가보라 그리고 그 안에서 바다와 숲을 만나면 도심의 일상에서 찌든 온갖 걱정과 인간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을 넘어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덮고 다시 한 번 다짐한다. 곧 태안에 가겠노라고 말이다. 그래서 태안에서 호젓하게 바다를 즐기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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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야간비행 - 정혜윤 여행산문집
정혜윤 지음 / 북노마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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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 이야기라 궁금했다. 스페인하면 여러가지 떠오르지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바로 투우다. 하지만 이 투우는 지방에 따라 금지 되었는데 그 이유는 소를 죽인다는 것 때문이다. 또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축구다.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란 소설 속에서도 등장하는 이야기가 축구 이야기인데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경기는 아마 흥미진진 그 자체이지 않을까.

 

정혜윤의 스페인 야간 비행이란 책을 읽는데 여행 산문이라고 되어 있지만 여행지에 대한 사진이 없어 놀라웠다. 어쩌면 여행 사진 없는 여행 산문집을 처음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신선했다. 더구나 글이 예사롭지 않았다. 지루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글이 잘 읽혔고 여러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느낀 것도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다만 그래도 어쩐지 사진 없는 허전함이 있었는데 이것이 편견일지는 몰라도 여행 산문집에서 사진이 없다는 건 앙금 없는 찐빵을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빵은 너무 맛있고 훌륭하지만......

 

여행 산문집을 편지라는 형식으로 기록한 것도 색다른 것인데 정도상의 지리산 편지란 산문집을 보면 지리산 곳곳의 기억을 사진과 함께 편지 형식으로 기록하여 산문집을 만들어 제목처럼 편지체란 것을 눈치챌 수 있었겠지만 이 책은 전혀 그런 느낌 없이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구나 편지 수신인이 양서류인데 참 독특하다란 말 외에는 어떤 이야기가 더 필요할까 싶다.

 

이 책은 책 속의 또 다른 책을 소개하며 독자들을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게 만드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작가의 소설, 시 등의 작품들과 스페인의 지역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삶을 성찰한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따라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만큼 묘한 이끌림이 있다.

 

저자의 소개란에 보면 라디오 프로듀서와 북칼럼니스트라고 되어 있는데 정말 좋은 북칼럼니스트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단순히 여행에 대한 기록보다는 이런 책이 더 머리 속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비록 사진 한 장 없어도 이렇게 여운을 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저자가 부럽다는 생각도 한다. 그만큼 치열한 독서와 사고를 쌓아왔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물론 이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마음도 필요하겠지만...... 암튼 사진 한 장 없는 여행 산문이라고 해도 글만으로도 충분히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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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정상입니다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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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EBS다큐프라임에서 내성적인 성격을 재조명 하였다. 우리가 흔히 성격을 외향적 내향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회 생활을 잘 하기 위해선 외향적 성격이 좋다.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해도 성격 자체가 잘못된 것인 아닌데 약간은 부정적인 분위기가 있다면 외향적인 성격은 긍정적인 분위기다.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모두가 정상인데 우린 한 쪽을 비정상으로 몰고 다른 한 쪽만 정상이라고 한다.

 

사회 통념상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인정 받는 분위기다 보니 어떻게 본다면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혹시 나는 정신이나 성격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현의 그렇다면 정상입니다란 책을 읽으며 우린 그래도 정상임을 다시 확인한다. 책에서 이야기하기를 "자가용이 비록 겉으로 조금 상처가 있다 해도 자동차 자체는 멀쩡하게 다닐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생활 기스가 있어도 전혀 문제 있는 것 아님을" 확인해 본다.

 

책은 여러 사례들을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특히 우리가 평소에 자주 생각해 보는 문제들을 책으로 엮었는데 특히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들어하는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다. 인간관계가 힘든 건 나와 상대가 생김새 만큼이나 서로 성격과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인데 어쩌면 내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나 사고를 하는 경우 이걸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다.

 

누구나 삶의 문제는 있다. 어쩌면 저자의 이야기대로 별 것 아닌 생활기스일 수도 있는데 때론 우리가 너무 심각하게 자신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없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란 단순히 생활 기스에 비교할 바는 아니다. 지극히 작은 것에 상처 받기 쉬운 것이 사람 마음이고 비록 그것이 생활 기스라고 이야기하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이라고 해도 마음을 상하는 입장에서는 때때로 상대를 죽이고 싶다고 여길 정도로 깊은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우리가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내성이 생기고 상처에 대하는 태도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수 있다. 어쩌면 가족 구성원에서 시작하는 인간 관계에서 때론 상처를 받고 때론 위로를 받으면서 자라는데 요즘은 이런 가족 구성원이 작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아 더욱 관계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인지 모르겠다. 인간 관계는 죽을 때 까지 너무 어려운 인생의 과업이니 오히려 너무 심각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보다 때론 단순하게 자신을 바라봄도 필요하다. 우린 웬만하면 정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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