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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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우아한 아이디어란 뭘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책을 읽는 동안 난 정민의 한시미학산책에 나오는 시와 그림이야 말로 가장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한 대목만 소개하자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장수는 목이 없고 여인은 어깨가 없다” 이 말의 의미는 그림을 그릴 때 장수의 기상은 목이 없는 듯 짧게 그리는 데서 드러나고 미인의 가녀린 모습은 어깨 없이 부드럽게 흘러내린 곡선을 통해 강조된다는 말이라고 한다. 이처럼 동양의 그림과 한시는 바로 없음에서 있음을 보여주는 묘한 역설의 미학을 가진다.


책에서 가장 먼저 소개되는 그림이 있다. 그저 직각으로 꺾인 세 개의 선을 나타내었는데 놀랍게도 그건 영어의 알파벳 ‘E’였다. 이것을 숨겨진 조각의 힘이라고 한다. 마치 한시나 동양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의미였다. 이런 현상들은 책의 곳곳에 숨어 있다. 숨겨진 조각의 힘을 이루는 우아함의 요소엔 대칭, 유혹, 생략, 지속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에겐 늘 익숙한 신호등을 만약 없앤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무법천지로 변해 온갖 사고와 사건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위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가 쓴 사설에 의하면 정전이 발생한 어느 지역에 신호등 전체가 완전히 작동을 멈추었는데 교통 대란이 일어나기 일보직전의 상황에서도 오히려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 교통이 참 원할에게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것이 바로 역설의 미학이다. 이런 예로 스케이트장에서의 질서는 우리가 최소한의 규칙만 있다면 알아서 질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를 덧붙인다. 오히려 우리가 규칙을 만들면 만들 수록 그 규칙에 얽매여 자유로운 질서를 위배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완벽하지 못하다. 그래서 그 완벽함을 이루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우린 혼돈 속에서 스스로 질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런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아함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놓치는 많은 부분을 이 책이 설명해 주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난 이 책이 많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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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 무위당 장일순 잠언집
김익록 엮음 / 시골생활(도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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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순을 처음 알게 된 건 인물 현대사란 방송 프로를 통해서이다. 물론 김지하의 스승 정도로만 알고 있던 인물이었지 자세한 건 알지 못했다. 그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활동을 했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방송을 보면서도 난 그를 흥미롭게 생각하지 못했으니 당시 난 그저 한 인물에 대한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보는 데 있었지 그 인물 자체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다 ebs문화사 시리즈 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 이라는 프로를 보면서 다시 장일순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서야 장일순이 도대체 누구길래 당시 젊은이들의 사상적 스승이 될 수 있었을까 궁금했고 급기야 장일순에 관한 책을 뒤젹였지만 장일순에 대한 책을 찾기란 어려웠다.


장일순에 관한 책이라고 해 봐야 이현주 목사와 대담 형식으로 꾸민 노자 이야기와 평소 강의를 묶은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그리고 장일순을 기리는 사람들이 함께 만든 책들 뿐이다. 장일순이 직접 기록을 남긴 건 없다고 봐야 한다. 그건 그가 살았던 당시 상황에서는 글을 남기는 건 오히려 화를 불러오는 일이었기 때문에 철저히 모든 기록을 남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가 남긴 말 한 마디를 따라가다 보면 삶은 무얼까 하는 존재론적인 물음 앞에 서 있음을 느끼게 한다.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사상 속엔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힘이 있다. 말 한마디엔 과도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큰 울림을 주는 광야의 소리같은 느낌이다. 그 정도로 우리 마음 속에 쓰나미를 몰고 올 만한 내용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까? 사실 우리는 알고 있는 내용을 실천하기란 참 힘들다.


내 삶의 좋은 모델을 만났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혹시 책을 읽는 이유가 삶의 목적을 찾는다 라던지 아니면 삶의 모델을 만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난 무위당 장일순을 만나 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반드시 젊은 시절 만나야 할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 중 한 분이다.


서예의 조예가 깊은 장일순은 거리를 지나면서 군고구마를 파는 사람이 써붙인 서툴지만 정성이 가득한 ‘군고구마’란 글씨를 보면서 “이게 진짜야. 그 절박함에 비하면 내 글씨는 장난이지. 못미쳐.”라고 했다고 한다.


우리가 잃은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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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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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예나 지금이나 내겐 어렵다. 어떻게 하면 수학에 흥미를 붙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물론 내가 굳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 책은 기이한 수학의 천재 푸앵카레가 남긴 추측을 이후의 학자들이 풀기 위해 도전했다가 실패하면서도 끈질기게 이 난제를 풀려고 노력했던 수학자들의 이야기이다. 물론 나중에는 페렐만이라는 사람에 의해 결국 증명이 된다. 그러나 수 많은 학자들의 증명과정이 없었다면 과연 페렐만도 풀 수 있었을까 싶다. 그런 의미로 이 책은 문제를 풀기 위한 사람의 의지를 아니 열정적인 삶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추어 보여준 작품이란 느낌이다.

 

몇 년 전에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이 책은 수학의 난제로 꼽힌 페르마의 정리를 여러 수학자들이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일종의 전기서였다. 이 책 역시 처음 펼쳐들자마자 그런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아류란 느낌이 들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그래도 중간 중간에 수학 문제들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한 번쯤 수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었지만 이 책은 시종일관 그저 수학에 관해 어려운 낱말들과 수학자들의 기이한 삶의 행적을 그려 나갔다. 비교적 어려웠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학자들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한 많은 시간과 이론을 정립하여 논문을 발표하였으나 나중에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의 안타까운 흔적은 이런 기구한 삶도 있구나 하는 느낌도 있었다. 또한 이상하리만큼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은 정말 경이롭기까지 하다. 특히 실패했을 때 이것을 발판삼아 내일은 성공하리라는 거짓말 같은 기대보다 차라리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풀지 못한 난제에 대해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실로 흥미진진하다. 그러다 누군가 그것을 풀어냈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말로 해서 무엇하겠는가. 우린 모든 삶이 술술 풀리길 기대한다. 그러나 수학의 어려운 문제만큼이나 삶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 삶이란 이러한 수학적 문제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단순히 수학자들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아니라 인생에서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때론 우리를 절망에 바다에 빠져 허우적 거린다고 해도 희망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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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꿈이다 - 성공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
윌리암 레메르지 지음, 김희경 옮김, 이정학 그림 / 이숲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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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성공한 사람은 없다. 의사로 태어나는 사람도 없고 대통령으로 태어나는 사람도 없다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러나 환경이 완벽에 가까울 만큼 좋을 줄 알았다. 실제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이런 사람도 많다. 다만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다루기보다 우리와 같은 입장에 놓여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만들어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어라고 단정 지으며 체념하는 것보다야 성공할 수 있다란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훨씬 더 좋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부모님의 영향 아래 성공을 이어간 사람들도 이 책에 등장한다. 대표적이 경우가 빌게이츠와 루치아노 파바로티다. 빌게이츠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원하는 모든 걸 할 수 있었다. 다만 아버지는 공부에 전념하라고 하는 반면 빌게이츠는 컴퓨터가 좋아하여 다른 공부를 소홀히 했다는 것 뿐이다. 또한 루치아노는 아버지의 영향 아래 음악을 공부할 수 있었다. 이미 음악에 조예가 깊어 성악을 하고 싶었던 그의 꿈이 곧 아버지의 꿈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끝날 때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다”라는 메시지가 있다. 어떤 반전을 주고자 이런 이야기를 넣었는지 모르지만 전혀 그런 기대와는 달리 너무 싱겁게 이야기의 끝을 맺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들었다. 차라리 그 부분은 과감히 없애고 어린 시절에 대한 탐구를 더욱 깊이 가지고 갔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너무 많은 인물의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우리가 모르는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가 자연스레 성공에 대한 법칙들도 발견할 수 있어 너무 좋은 느낌이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다. 어리다는 건 그 만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우린 그런 가능성을 상상하며 늘 희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주어야 한다. 우리의 어린 시절 그리고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을 생각하며 이 책을 늘 가슴속에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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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 -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미네르바 박대성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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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는 말은 참 많이 들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어려운지는 몰랐다. 티비에서 이야기 하는 전문용어를 이해하기 힘들뿐더러 그것이 나와 어떤 상관이 있는지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가장 짜장면 가격이 오르는 거나 대중교통비 같은 서민적인 물가가 오를 때 경기가 힘들구나 했지 나머지는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었다. 왜냐하면 내 인생에선 한 번도 경제가 좋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이 자가용을 타고 다니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그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 했다.


미네르바를 알게 된 건 티비에 소식이 나오면서 부터다. 그 전까지는 경제에도 미네르바에도 별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 사이에선 그가 50대의 경제 전문가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전문대 출신의 30대 백수라는 것이 연일 보도되는 것이었다. 오히려 나는 그것이 훨씬 더 존경스러운 부분이었다. 도대체 혼자 얼마나 공부를 했기에 경제에 관하여 이런 지식을 가지게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이 책의 주제는 개인의 경제학이다. IMF를 겪으면서 경제 위기는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돌파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경제란 늘 국가 아니면 기업 혹은 우리였다. 그 속엔 개인은 없었다. 그러나 개인이 있어야 국가가 있다란 말처럼 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은 개인의 경제학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퍽 흥미로왔다. 하긴 지금까지 어떠한 위기가 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위치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보이기 보다 늘 개인이 국가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로 늘 국가와 기업에 희생을 강요당해왔다는 것을 느낀다.


미네르바는 우리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했지만 과연 그것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얼마나 피부로 와 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에 관한 좋은 한 명의 친구를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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