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마음대로 - 나를 멋대로 조종하는 발칙한 뇌의 심리학
코델리아 파인 지음, 송정은 옮김 / 공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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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뇌는 소우주라고 한다. 우리 몸의 상당 부분은 과학이 많은 것들을 밝혀냈지만 여전히 수수께끼의 공간으로 남아 있는 곳이 바로 뇌다. 현재 뇌과학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고는 하나 아직도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마음은 어디에 있을까? 마음은 심장일까? 우린 흔히 마음은 가슴 즉 심장이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마음은 뇌라고 한다. 우리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건 뇌이지 심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모두 뇌에서 감지하여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다.


뇌에 관한 다른 책들을 읽으면 뇌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우리 몸을 관장하는 곳은 어디인지 전문적인 용어와 함께 설명한다. 그런데 뇌마음대로라는 책은 그렇지 않다. 오직 심리 실험을 통해 뇌의 특성을 이야기 한다. 각 챕터가 바로 뇌의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뇌를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심리학적으로 풀어낸다. 실험 하나 하나 흥미로운 결과였다. 다만 뇌의 특정 분야가 담당하는 것이 다른데 이런 특징들을 알면 오히려 실험 결과가 더 큰 흥미를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뇌에 대한 기능(이를테면 이마가 있는 전두엽은 뇌의 심장과 같다고 해서 모든 뇌의 기능이 집약되어 있는 곳이라든지 뒤통수에 위치한 후두엽 같은 경우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시각을 관장하는 곳이라든지)을 함께 설명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아무튼 책은 재미있다. 기존에 뇌를 설명하는 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유쾌, 상쾌, 통쾌하다. 다만 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쉽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은 뇌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부정적인 것만큼 긍정적인 것도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부분 역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음엔 이 책의 속편으로 뇌마음대로2가 나와서 부정적인 인식이 아닌 뇌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해 주었으면 한다. 적어도 세상의 모든 건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이 있고 어두운 면이 있으면 밝은 면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뇌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뇌가 하고자 하는대로 우리 몸은 따라간다. 몸이 피곤해서가 아니라 뇌가 피로해서 몸도 그렇게 느낀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소우주의 여행의 끝은 어디일까? 뇌에 대한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늘 궁금해진다. 언제쯤이면 우린 뇌에 대한 탐구를 그만두게 될지 모르지만 과학과 합리성이 지배하는 시대 결국 인간은 이성의 동물도 감성의 동물도 아닌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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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
김서령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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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알아주는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지 궁금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게 살 것이다란 고정관념이 있는데 실제로 알고 보면 다를 것이 없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하다.


다를 것이 없기도 하다란 이야기 속엔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생활 패턴 속에 있다는 것이고 전혀 다르기도 하다는 건 같은 생활 패턴 속에서도 다른 실천이 있다는 것이다. 소설가 최인호는 어릴 때 등단한 천재 작가인데 글을 쓰기 위해 직접 현지에 가서 역사 자료를 구하거나 직접 보고 글을 쓴다고 한다. 이런 노력들이 그를 오늘의 최고 작가 중 한 명으로 만든 건 아닌가 생각한다.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란 책은 우리 시대 명장 11인의 뜨거운 인생이야기이다. 평소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5명이고 전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6명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최민식 선생을 좋아하여 선생의 삶은 어떠할까 궁금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특히 선생은 유독 책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하고서도 방대한 책으로 박학다식한 모습은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또한 선생은 베토벤 전기만 15권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장애를 극복하는 그의 모습이 좋아서 그렇게 모으고 읽었다고 했다. 진정한 독서가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저 사진만 찍는 사진가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 인간 시리즈를 세상에 발표한 것은 아닐까. 집에 선생의 사진 수필집이 있는데 나중엔 사진집도 하나 소장하고 싶어진다.


이렇게 우리 시대 명장들을 소개하며 저자는 ‘최상의 텍스트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과연 우리 사회에 이런 걸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어느 곳에서는 동물 취급이나 기계 대접을 받으면서 오늘도 가족을 위해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웬지 씁쓸해진다. 더구나 자본의 가치는 그 어떤 가치보다 우위에 있다. 이런 현실 속에 명장 11인의 인생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그저 이런 인생도 있었으니 한 번 소개나 하는 것으로 그칠까? 아니면 우리가 놓치는 삶의 부분을 깨닫고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 살까? 이 부분에 대한 답은 그저 ‘?’로 남겨둘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어렵고 자본을 우선하는 그런 사회라 해도 모든 건 사람에 달려 있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 책도 필요하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사람을 더욱 이해하고 사람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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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치료 이야기 -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전현수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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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틱낫한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걷기 명상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비록 교회에 다니고 있기는 하나 걷기 명상을 기독교식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결과 나는 걷기 명상이 아니라 걷기 묵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명상도 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잠시 명상에 잠기곤 하는데 생각없이 있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왜냐면 잡스런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훈련이 되면 나를 비울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아직 그런 경지까지는 도달해 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다만 좋은 이야기를 읽은 느낌만 있을 뿐이었다. 그 이상은 없었다.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건 과거로 가는 것만큼 미래로 가는 마음 또한 좋은 건 아니다란 것이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건 별로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공감이 되나 미래에 마음을 쓰는 것 또한 좋지 않다는 이야기엔 선뜻 공감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엔 충분히 공감한다. 그래도 사람에겐 미래에 더 나아질 수 있는 희망이 있어야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희망없이 현재를 살아갈 즐거움이 있을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없이 오늘을 산다는 건 하루 하루 그저 삶을 견디어 가는 것일 수 밖에.....


과거의 사람도 그랬고 누구나 미래에 대한 삶은 불안하다. 특히나 현대인들은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그런 불안을 극복하고 살아간다는 건 쉬운 것이 아니다. 틱낫한 스님은 그의 저서에서 그런 불안을 극복하는 새로운 방법과 그가 실천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었지만 이 책에선 그런 삶의 실천적인 부분이 없어 아쉽다. 물론 저자가 간혹 환자 이야기를 통해 이런 저런 실천적인 것을 내놓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또한 ~ 않습니다, ~있어야 합니다. ~했습니다, 있습니다 등 문장이 마무리 될 때마다 이러한 반복적인 끝맺음은 독자에게 지루한 책읽기를 만들게 한다. 문장의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으면 덜 지루했을 것이다. 반복은 문학적인 글쓰기에서는 강조를 나타낸다. 하지만 문학적인 글쓰기라 해도 너무 남용하면 오히려 쓰지 않는 것만 못하다. 하물며 일반 글에서는 가장 먼저 피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반복이다. 좋은 내용의 글이 깔끔하지 못한 문장 마무리로 인해 퇴색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치료한다는 건 우리들에게 그 어떤 것보다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삶의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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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은 없다 - 투명인간, 순간이동, 우주횡단, 시간여행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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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많은 것들은 과거엔 불가능하다고 이야기 했다. 가령 핸드폰만 해도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물론 누군가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연구를 하였겠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미치오 카쿠의 불가능은 없다라는 책을 읽으며 정말 불가능은 없을까? 하는 의문을 던졌다. 책의 저자도 이야기한 것처럼 당장은 실현되지 않아도 실현될 수 있다고 한다. 우선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통해 지금 당장은 불가능해도 수십 년이 지나면 가능하리라고 보았다. 과학적 근거로 이야기해 주는데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모두 그렇다. 하지만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재미난 공상과학소설을 읽는 것처럼 말이다.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기 위해 전문적인 용어가 등장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을 예로 들어 이것이 실현 가능할까? 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서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뒤에 역자가 인류의 미래를 다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고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문명의 이기로는 우리가 놓치는 많은 것들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동감한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정말 편리해진 사회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의 삶의 질까지 올라간 것은 아니다. 사람다운 사람이 오히려 더 그리워진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의 추억 속에 함몰되어 그것만이 좋은 세상이었다고 하며 살아가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고 미래에 대해 너무 낙관적인 자세로 우리의 편리성만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이 책대로 당장엔 실현할 수 없는 공상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지만 과학의 발달로 이런 것들이 가능하다고 할 때 우린 과연 행복하다고 느낄지 의문이 간다. 물론 우리는 아주 편리한 생활 속에 살아가겠지만......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는 사람들이 이런 과학적인 편리함을 함께 누릴 수 있을까?


책을 덮으며 나는 잠잠히 생각했다. 과학의 청사진 만큼이나 단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주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아주 흥미진진했고 마치 호기심 가득한 어린 아이가 실제 움직이며 말하는 로버트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아주 뛰어난 공상과학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과학적 사실에 대한 치밀한 논리에 감탄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다만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하는 건 과연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행복까지 보장해 주는가이다. 때론 과학의 발달이 인류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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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
윤재윤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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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제가 [윤판사가 보내는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라 하여 관심있게 보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은 좀더 많은 사람들이 읽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니 선물이라고 해야 겠다.


책의 저자가 밝히듯 이 책의 제목은 성서의 로마서에서 인용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은 이웃과 함께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독교인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웃과 함께 할 수 없는 아니 함께 하지 않는 기독교는 더 이상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이웃의 아픔을 마치 자신의 아픔인양 생각하는 저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법정이라는 이성이 판결하는 곳에 따스한 인간사랑이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아직은 휴머니즘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법적 판단과 인간의 감성은 다르다. 때론 증거 부족으로 죄를 묻지 못할 때 가슴 아파하고 용서해야 할 그래서 가족의 품으로 가야할 사람을 엄연한 법 앞에서 처벌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마음 아파하는 저자의 심경이 어떨지 가슴으로 느껴보기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중간 중간 덮었다. 무언가의 여운 때문이다. 오랜만에 맛보는 독서의 진한 여운이었다. 그동안 너무 지식을 얻기 위한 독서를 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여운이 참 오래도록 남는 수필을 읽는 것이 내겐 정말 필요했다.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인문학이 필요하다.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어디서 그런 큰 힘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 덩치가 크고 무섭게 생긴 조직 폭력배들은 알고 보면 불쌍한 사람들이란 생각도 했다. 결국 우리 모습이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어떠한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사람은 누구나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좀더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우선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내 안의 이중성은 무엇인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이중성을 알지 못하는 한 진정한 나를 찾기 어렵고 진정한 나를 찾지 못하는 한 이웃과 더불어 살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우린 모두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돌맹이다. 서로 부딪히며 깨지고 그러면서 다듬어져 간다. 이것이 관계라면 결국 우리 안의 이중성도 이렇게 깨지고 다듬어져야 하지 않을까.


이 책과 만나 너무 행복하다. 이 책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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