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차영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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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 저자 : 래리 W. 필립스 엮음
| 번역 : 차영지
| 출판 : 스마트비즈니스 · 2025.04.28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피츠제럴드가 주고 받은 편지들과 단편 그리고 에세이에서 발견되는 글쓰기와 작가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발췌해서 엮은 책이다.

1985년 미국에서 초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40여년 전에 엮은 책이고, 피츠제럴드는 1920~1940 약 20여년간 글을 내었으니 80~100년이 넘은 글들인데도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전의 힘은 그 보편성에 있는 듯.

책을 받아들고 훑어보니 이 책은 필사하기에 좋네~ 당장에 archive.org를 뒤져서 영어판을 찾아내어 대출을 하고 한·영 대조를 해가며 읽는다.

한국어판도 영어판도 다 좋다. 영어는 조금 더 직관적이고, 한국어는 조금 더 세련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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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신이 속한 세대의 젊은이들과 다음 세대의 비평가들 그리고 후대의 교육자들을 위해서 글을 써야 합니다.

An author ought to write for the youth of his own generation, the critics of the next and the schoolmasters of ever afterward.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읽을 필요가 없다. 뒤적이다 눈에 훅~ 들어오는 문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글을 쓰고자 치열하게 삶을 살아낸 흔적을 볼 수 있다.

광란의 시대를 살아간 방탕한 천재 작가, 불운한 말년을 보냈던 작가로만 알고 있던 피츠제럴드의 진심을 들여다볼 수 있어 좋다.

출판사와 에이전트가 자신의 새 작품의 가능성을 기대하기보다는 전작의 인기를 이용해 책을 팔려고 혈안이 된 부분을 지긋지긋하다는 듯 쓴 글들에서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케팅은 비슷하구나~ 삐긋이 웃음이 지어지기도 한다.

책을 받고 며칠동안 읽고 필사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죽어서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글쟁이라니... ...

헤세드의 서재 서평단으로 스마트비즈니스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글쟁이를 꿈꾸는 이들의 가슴을 간질여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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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투라 CULTURA 2025.05 - Vol.131, 어린이문화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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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CULTURA 2025년 5월호
| 저자 : 도서출판 작가 편집부
| 출판 : 작가 · 2025.04.30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

쿨투라 CULTURA : 지식, 종교,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획득한 능력 또는 풍속의 총체

서로 다른 문화의 영역을 넘나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거창한 담론을 내세우기보다는 현재의 살아 움직이는 문화적 역동성을 읽어내고, 전망을 모색함과 동시에 독자대중의 문화적 기호를 이끌 수 있는 문화 전문지로서의 자세를 견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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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정의하고 문화 전문지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천명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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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개의 큰 꼭지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또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조용히 담담하게 말해주는 잡지.

처음 월간지를 받아 들고 페이지를 넘겼을 때는 이 잡지는 도무지 색깔을 알 수가 없네... 다시 한번 뒤적였을 때는 음... 색깔이 없는건가... 세번째는 조금 더 꼼꼼하게 살펴보는데 이 잡지사는 투명함을 지향하는 것일까...생각하였다.

눈이 가는 꼭지들은 천천히... 크게 관심이 없는 부분들은 휘리릭 넘기면서 그래도 재미있네... 근데 월간지인데 상업 광고 지면이 없네... 구독료로만으로 이게 운영이 되나? 잡지는 광고비로 유지되는게 아니었나? 궁금해지는데...

판권면에 <독자권익위원회>라고 적힌 부분이 있어서 이게 뭐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독자가 본지의 보도로 인해 침해나 명예훼손 혹은 재산상의 피해를 보았을 경우 이를 접수해 정정 및 반론 보도는 물론 독자의 입장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드리고자 운영"하는 제도라고 소개한다.

멋지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저 패기^^ 또 제대로 사실 확인을 거쳐 글을 게재하겠다는 다짐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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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호 테마는 "어린이 문화"

대한민국 어린이 문학의 역사와 지향, 동요와 동시, 어린이 책, 어린이 연극, 어린이 잡지에 대해 실린 글들을 살펴보면서는

"우리가 잡지를 구독하는 이유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 자신에게 맞는 선별된 정보를 덩고 싶고,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지지하고 싶어서입니다. 어떤 잡지를 구독한다는 행위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잡지를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었는데 정말 시대가 많이 변했구나... ...

취향을 공유하고 호응하는 커뮤니티 형성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잡지라는 개념에 공감하면서 그런면에서 쿨투라의 고민이 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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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3주기 추모 좌담 코너에서는 너무나 유명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시인 김지하를 문화운동가, 사상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짧지 않은 좌담을 통해 그의 사상을 깊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저항 시인 김지하를 지나 생명 사상가 김지하의 세계로 건너갈 다리 위에 선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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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월평 <폭싹 속았수다>에 관한 세 가지 오해를 통해서는 백상 작품상, 극본상, 남자조연상, 여자조연상 4관왕 드라마의 인기 너머에 있는 의미를 한 단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거창한 승리가 아닌 일상의 고요한 성취'라는 표현에서는 이리도 적확한 표현이라니... 감탄.

월간지가 서평단을 모집하는게 의아해서 신청했는데, 오래 전 어린이 날 받았던 종합선물세트 속 과자를 하나 하나 까 먹듯, 꼭지 하나 하나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종합선물세트에 별로 좋아하지 않은 과자가 있듯 흥미를 끌지 못하는 페이지도 있지만, 그 시절 손도 대지 않던 '마리' 비스킷을 지금은 가끔 담백하네~ 하며 먹듯, 언젠가는 이런 글도 맛이 꽤 재밌네 하며 읽게 되는 날이 오겠지.^^

출판사로부터 잡지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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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좋아! 부처와 돼지 (신장판) 2
고이즈미 요시히로 지음, 김지룡 옮김 / 들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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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있는 그대로 좋아!
| 저자 : 고이즈미 요시히로
| 번역 : 김지룡
| 출판 : 들녘 · 2019.05.25

부처와 돼지 시리즈 2

원영스님이 일본 유학 시절 교토 뒷골목 서점에서 키득거리며 봤다는 책.

1993년 일본에서 초판이 발행된 책이라니 30년도 더 된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에 처음 소개되었고, 2019년에 신장판이 나왔다. 이렇게나 오래된 책이 눈이 띄지 않고 있다가 나에게 와 주다니... ...

눈에 띄는 곳에 놔두고 오며 가며 페이지를 넘겼다. 볼 때마다 이 좋은 책이 왜 이제야 내게 온거야~ 하다가도 와 주었으니 고맙지^^ 시리즈 1과 3를 도서관 책배달 요청하구선 계속 클릭한다... 언제오나~~ 발송했단다~ 카톡 메시지 기다린다^^

p.66 사람을 만나는 것이 피곤하다고? 자기 자신을 연기하고 있는 것 아냐?
→ 그럴수도. 하지만 만나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친구도 있거든~ 그냥 결이 다른 것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연기라기보다는 '배려'일수도 있어~ ^^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만나 즐겁게 부딪히기도 한다. 딩~~ 댕~~ 동~~ 예쁘게 종 울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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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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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저자 : 조승리
| 출판 : 달 · 2024.03.29

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난 작가의 엄마에게 화가났다. 민간요법을 찾아 다니고, 머리에 대침을 맞게하고, 졸업식 날 굿을 하러 가지를 않나, 왔어야지! 소리지르는 딸에게 '병신학교' 졸업식에 가 있는 자신이 챙피해서 안 갔다고 함께 소리를 지르는 엄마.

게다가 작가 아기때 보육원 앞에 두고 오려고 갔다가 다시 데리고 왔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주는 엄마. 그건 무덤까지 혼자 가져가야할 비밀 아닌가... ...

작가가 집을 떠나 독립을 하고, 경제 생활을 시작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 지랄맞은 세상에서 하루 하루 살아낸 이야기는 맵다.

그녀가 만난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내려다봄의 에피소드는 책의 몇 백배는 되겠지. 그럼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집에 처박혀 세상을 원망하는 것을 거절하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모습은 멋지다. 그 속은 얼마나 문드러졌을까...싶지만... 그래도 멋지다.

시각 장애인 셋이 대만행 비행기를 탔을 때 승무원이 했던 말. "걱정말아요. 사고 나면 내가 살려줄게요." 허무맹랑한 장담이지만 든든했을터. 일몰을 눈 앞에 두고 오징어튀김을 사와 안겨준 가이드의 섬세함. 애정과 애증의 춤 탱고를 배우러 수많은 학원의 문을 여닫았던 그 집념. 그리고 문을 열어준 선생과 파트너가 된 노신사.

유쾌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작가의 이야기들은 비장애인으로서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했다.

그들의 행보에 판단이 아닌 그저 바라보고 수용하는 태도.

오래 전 읽었던 책에서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조승리 작가의 책이 참 반갑고 고마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하는 일상이 불편함이 아닌 익숙함이 되는 날로 우리를 한 걸음 걷도록 사알짝 밀어주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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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조승리 지음 / 세미콜론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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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
| 저자 : 조승리
| 출판 : 세미콜론 · 2025.04.07
| 쪽수 : 288쪽 (245분 읽음)

낯선 경험으로 힘차게 향하는 지금 이 순간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고 작가의 멋짐에 반해버렸다. 전작에서는 그의 이야기가 좋았다. 그런데 이번 신작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을 읽으면서는 우와 이 작가 문장력도 출중하구나... 감탄하며 읽었다.

여름날의 재즈 연주를 들으며 '지나간 시간이 아쉬웠고, 이유 없이 슬펐으며, 지금 이 순간이 행복했다.'에서는 음... 난 언제 이렇게 재즈를 음미했었지...아득했고

베트남 여행 모집 공고에 동행이 필수 조건이어서 주변인들에게 제안을 했지만 거절 당했을 때 '세상은 상냥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다시 사람에게 기대하고 마는 나약한 내 마음을 자책했다' 부분에서는 그래도 갔잖아요? ㅎㅎㅎ

베트남 나트랑 여행시 로컬 가이드와 호텔 직원들의 넘치는 친절과 걱정, 그리고 일찍 도착한 공항에서 장애인이기에 게이트로 미리 안내 받느라 두고 들어가야했던 맥주와 음료수를 슬그머니 가져다 주며 '유어 드링크' 한마디 하며 돌아간 항공사 직원 장면에서는 내가 다 울컥~

인내심 강한 악마이면서 뾰족하고 상냥한 사람 플라멩고 선생님과 황홀한 곡에 침전되는 마음으로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는 작가의 모습을 그려보며 멋지네...

어린시절 두살 어린 친척 동생을 기어이 버려두고 집으로 돌아온 자신의 속좁음과 질투를 고백했을 때, 아니 당신 잘못이 아니야. 어린 아이 어깨에 어린 아이를 얹은 그 어르신의 뻔뻔함이 잘못 된 거였어요. 자기가 충분히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고 데려올 수 있었잖아요.

여의도 근처로 이사한 후 요란한 불꽃 축제를 들으며 "불꽃 따위 안 보여도 난 잘 먹고 잘 살 거다. 이 더러운 세상아!" 쏟아내고 낄낄낄 웃는 작가의 모습이 참 유쾌하다.

글을 쓰며 자신의 과거와 직면하고 자신을 이해했던 그 시간들이 슬프고 아팠지만 행복하기도 했다는 작가. 그렇게 모든 감정을 털어내고 과거와 온전히 작별했다며, 그래서 가벼워졌고 자유로워졌다는 고백.

앞으로 또 어떤 에피소드와 문장으로 우리에게 와 줄지 기대가 된다.

이런 문장들을 빚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들을 들어 읽어내고, 말하고 적어 내려 갔을까... 그의 글에 녹아 있을 시간과 에너지가 정성스럽게 사람들에게 가 닿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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