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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평점 :
| 제목 :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 저자 : 조승리
| 출판 : 달 · 2024.03.29
아...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난 작가의 엄마에게 화가났다. 민간요법을 찾아 다니고, 머리에 대침을 맞게하고, 졸업식 날 굿을 하러 가지를 않나, 왔어야지! 소리지르는 딸에게 '병신학교' 졸업식에 가 있는 자신이 챙피해서 안 갔다고 함께 소리를 지르는 엄마.
게다가 작가 아기때 보육원 앞에 두고 오려고 갔다가 다시 데리고 왔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주는 엄마. 그건 무덤까지 혼자 가져가야할 비밀 아닌가... ...
작가가 집을 떠나 독립을 하고, 경제 생활을 시작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이 지랄맞은 세상에서 하루 하루 살아낸 이야기는 맵다.
그녀가 만난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내려다봄의 에피소드는 책의 몇 백배는 되겠지. 그럼에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집에 처박혀 세상을 원망하는 것을 거절하고,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나아가는 모습은 멋지다. 그 속은 얼마나 문드러졌을까...싶지만... 그래도 멋지다.
시각 장애인 셋이 대만행 비행기를 탔을 때 승무원이 했던 말. "걱정말아요. 사고 나면 내가 살려줄게요." 허무맹랑한 장담이지만 든든했을터. 일몰을 눈 앞에 두고 오징어튀김을 사와 안겨준 가이드의 섬세함. 애정과 애증의 춤 탱고를 배우러 수많은 학원의 문을 여닫았던 그 집념. 그리고 문을 열어준 선생과 파트너가 된 노신사.
유쾌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작가의 이야기들은 비장애인으로서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했다.
그들의 행보에 판단이 아닌 그저 바라보고 수용하는 태도.
오래 전 읽었던 책에서 장애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고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조승리 작가의 책이 참 반갑고 고마웠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하는 일상이 불편함이 아닌 익숙함이 되는 날로 우리를 한 걸음 걷도록 사알짝 밀어주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