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비들 - 왕비릉 답사를 통해 본 조선왕비열전
홍미숙 지음 / 문예춘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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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덕일의 여인열전』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억압받던 시대에 맞서 멋지게 살아간 여인들의 이야기였다. 

 

이 책 또한 조선시대 왕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때론 현모양처의 모습으로 때론 여장부의 모습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여인들의 이야기이다.

 

특징이라면 저자가 왕비릉 답사를 통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조상의 모습을 엿볼수 있다는 것이다. 발로 뛰며 조선시대 왕릉을 찾아본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본다.

 

나는 왜 왕릉을 본 적이 없나 했더니 조선 왕릉은 도성에서 40km(100리) 안에 조성하도록 했다고 한다. 따라서 수도권(서울, 경기)에만 있었던 것!!

 

북한에 있는 태조 원비 신의왕후 한씨의 제릉과 정종과 정안왕후 김씨의 후릉을 제외한 나머지 40기의 왕릉과 왕위에 오르지 못한 세자와 세손, 왕비가 되지 못한 세자빈, 왕을 낳은 후궁들의 14기 원까지. 모든 곳을 답사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컬러 사진이 계절에 따라 멋지게 수록되어있다. 

 

조선은 519년에 걸쳐 27명(2명의 폐왕 포함)이 왕이 이끌어갔지만, 왕들 곁에는 41명(3명의 폐비 포함)의 왕비들이 역사를 함께 했다. 부부였지만, 죽어서 같이 묻히지 못했던 그 숨겨진 이야기.

 

단순히 숙종과 숙종의 여인들이 4명이나 잠들어 있고, 영조와 53년이나 함께한 정성왕후 서씨의 홍릉을 다녀오고 궁금증이 생겼다던 저자의 동기가 이 책이 쓰인 이유이다.

 

10년 전, 비공개지역이었던 묘까지 문화재청의 허락으로 답사다녔던 노력으로 조선왕조와 관련책들을 썼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해제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쉽게 찾아가지지 않는 건 무슨 이유일까?

 

사극 속 장희빈과 인현왕후 민씨 이야기, 인수대비 한씨, 문정왕후 윤씨, 정순왕후 김씨, 명성황후 민씨까지 우리가 아는 그녀들 외에 왕들 곁엔 어느 왕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조선을 개국한 태조부터 마지막 왕 순종까지 모든 역사 속 왕비와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크게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비들>과 <왕 곁에 잠든 왕비들> 2부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2013년에 『왕 곁에 잠들지 못한 왕의 여인들』의 개정판이다. 후궁들의 이야기는 또 별도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부록으로 <조선왕계도>와 <조선 왕릉 42기>, <조선 원 14기>, <대원군 묘 3기>, <태조의 4대조 왕릉 4기>, <조선 왕릉 상설도>가 있다. 위치 주소가 나와있으니 찾아가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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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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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경영 사상가 구본형의 10주기 추모 특별판으로 만나게 된 『익숙한 것과의 결별』.

 

익숙한 것과 이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자연스러운 것. 습관같은 것. 뇌리에 박혀있는 관념같은 것. 이 모든 것과 관계를 끊어내는 것. 쉽지 않다.

 

익숙한 인간 관계와 내가 해오던 직장 생활의 일을. 끊어낼 수 있을까? 단번에?

나 자신이 되기 위한 "자기 혁명" 다시 태어나기 위한 다짐. 그리고 조언. 방법.

욕망하기 위한 삶. 결코 죽어있지 않는 삶. 꿈이 있는 삶.

 

구본형은 말한다. "창조의 힘은 욕망에서 나온다".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고. 솔직한 욕망에 따른 자기 개혁의 힘에 의해 자연 도태와 적자 생존의 기업 진화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질실한 욕망은 흐르는 대로 놓아두고,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 자신이 되기 위한 노력과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당신은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까?"

 

책은 7장으로 구성되어 특정 단어들을 도출해 낸다. 그 단어 중엔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직장과 변화, 방향, 인간과 기득권, 저항, 구조 조정, 경쟁력, 자기 혁명, 평생직장, 1인 기업, 비전, 일탈, 묘비명 등.

 

자기계발서에서 볼 수 있는 단어들과 오늘날 여전히 우리들에게 관심있는 주제들이 아닌가한다. 

 

그러나 이 책엔 특별한 점이 있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렇게 회자되는 것은 예전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것도 있겠지만, 여전히 우리는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 

 

왜 여전히 쳇바퀴같은 삶을 살고 있는가? 

 

 

변화는 우리에게 결국 쓰러짐 없는 안정과 질서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우리가 변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바로 변화를 이해하고 일상의 원리를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하다.

 

조직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내부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기업이 존재하는 한 실업의 위기에 빠지지 않는다.

 

단절을 넘어설 때 우리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이 단절은 뿌리 깊은 '정지하고 싶은' 관성을 극복함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한 공포는 모든 사람이 넘어야 할 관문이다.

 

인생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이다.

나의 '타오르는 욕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나의 '삶의 비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같다. 

인생을 멋있게 산다는 것은 어울림이다.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했기를 기대한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면 구본형의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자.

 

 

 

 

 

 

 

 

*이 책은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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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반쪽사 - 과학은 어떻게 패권을 움직이고 불편한 역사를 만들었는가
제임스 포스켓 지음, 김아림 옮김 / 블랙피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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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서인가 과학서인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으며 방대한 현대 과학사를 설명하는 이 책은 한 마디로 너무 재밌다!

 

학창시절 과학 시간에 졸고, 과학과 거리두기를 했던 학생들도 이 책 한 번 읽어보길~!!

저자인 제임스 포스켓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방대한 분량임에도 다음 내용이 궁금해 손을 놓지 못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 역사는 좋아했지만, 과학은 맥을 못 추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과학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가 아는 유럽 과학의 모든 것이 사실 다른 문화권에서 모인 사람들과의 아이디어와 공동 연구의 결과물이었다는 사실에 매료되었습니다.

 

이것은 신대륙의 발견과 무역, 실크로드 등 많은 교류로 이루어진 과학의 역사였고, 결코 유럽만의 독창적인 발견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과 인도,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정복자들은 원주민을 학살하고 야만인취급 하면서도 그들의 도움을 받아 자연사를 정리했고, 유럽에 널리 알렸습니다. 이런 제국의 역사는 언제 읽어도 가슴 아프지만... 유럽 과학사를 떠나 이슬람과 중국, 일본 등 우리가 몰랐던 지역에서 연구되었던 내용도 알 수 있었네요. 알고 보니 연구는 딴 사람이 해놓고 결과는 그들이 정리해서 내논 결과물로 홀랑 노벨상 받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 식민지나 핍박받던 나라에서 자국을 위해 유학하고 열심히 공부해 돌아와 이바지 하는 과학자도 있었지만, 정치에 의해 휘둘리는 점도 있었고. 오늘날 핵개발 등 문제가 되기도 하죠... 어쩔 수 없이 압력에 의해 연구하기도 한 결과물이 오늘날 인정받기도 하고요. 그에 반면 나치와 공산당을 피해 망명하는 과학자들도 있었죠. 

 

이 책은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과 노예무역, 제국의 성장, 산업의 발전, 이데올로기 전쟁 등을 통해 과학의 성장과 발달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역사와도 관련되어 저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네요, 

 

세계사를 통해 근대과학을 어떻게 형성시켰는지 또한 오늘날에는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요. 의학, 천문학, 점술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유전학 등 과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해 역사를 정리해서 알려주고 있네요.

 

이 책엔 다양한 삽화와 우리가 몰랐던 제3세계의 과학자들이 등장합니다. 유럽의 과학자들인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 뉴턴을 떠나 인도와 중국, 러시아, 아프리카, 일본에는 어떤 과학자가 있었는지 그들은 과학사에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그 시기, 우리나라는 뭘하고 있었나 싶어서 눈을 크게 뜨고 다 읽어봤지만,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표현만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과학의 반쪽사』를 읽으며 우리나라도 과학이 발전했는데 하는 아쉬움을 삼키며, 개방이 늦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마루타 신세가 된 그 시절을 되새겨봅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우리나라는 누리호를 발사시켜 성공했고, 오는 5월에 또 한 번 위성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우주과학의 발전에 힘을 내보자며 응원합니다.

 

다음 번엔 과학의 역사를 서술하는 작가가 한국도 당당히 과학의 발전사에 한 몫을 했다고 기록하는 날이 오길 염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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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담덕 5 - 영락태왕
엄광용 지음 / 새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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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선사를 찾아 떠난 담덕과 일행은 부여 땅에서 쫓기고 있는 우가 족장을 모시는 대사자 모녀를 구해주면서 인연을 맺게 된다. 그 인연은 자신이 직접 구해준 부여인 아미령을 후에 왕후로 맞이하게 되는데...

 

일생을 떠돌아 다니며 무명검법에 매진한 왕제 무는 태백성을 보며 귀인을 찾아올꺼라 여긴다. 소진이 키운 수빈이 명마를 데리고 기다리다 길들인 백마 탄 왕자 담덕을 보며 짝사랑을 시작하는데...

 

담덕을 통해 무명검법을 깨친 무명선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알려주며 세상을 뜬다. 그런데 해평 불효자식은 이번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왜나라에서 노략질하고 있는거냐...

 

소진과 수빈, 두 모녀의 인생은 쉬운 길이 아니었다. 여자의 일생이 결혼으로 매듭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담덕을 호위하는 우적과 선재, 마동도 인연을 찾지 못한 채 추수와 같은 길을 걷는 듯 보였다.

 

담덕 혼자 첫사랑과 결혼 잘한 것이 아닌가싶다. 수빈의 마음도 몰라주는 둔탱이 같은 면도 있지만, 고국양왕의 뒤를 이어 영락태왕이 되자 관미성과 부소갑, 갑비고차를 점령하기 위한 리더의 모습이 멋지게 나온다.

 

그동안 군사훈련을 시킨 결과가 지난 선대왕들의 영전에 기쁨을 선사하는 통쾌한 복수의 결과로 마무리된다.

또한 불교 국가로서 평양성에 9개의 사찰을 세워 대법회와 시장을 여는 등의 노력도 기울인다. 

 

불과 열여덟의 나이에 한 나라의 중대한 책임을 진 담덕이 '영락永樂'이란 연호를 사용하며 천자의 나라를 표방한다. 백제는 남쪽으로 몰아내고, 관미성 전투로 진사왕이 피살되고 아신왕이 보위에 오른다. 신라 또한 고구려의 기세에 눌려 조공을 바치고 군사기지 마을을 내주고, 인질을 보내는 등 사신단의 접대에 여념이 없었다.

 

뭔가 5권을 읽으면서 자꾸 지도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시기 사건이 어디쯤이었지, 어느 시기였더라?를 더듬으며 읽었다. 자꾸 보면서 느낀 건 그 시기 어떻게 고구려가 나아갈지 주변국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를 담덕이 잘 드러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평화를 염원하는 담덕에서 '德덕'이 떠오르는데 삼국지에 유비의 덕이 연관되기도 하고...

 

이번 5권에서 흥미로운 내용은 담덕의 왕당군 창설과 염수에서의 소금으로 인해 철을 생산하고 무기를 만드는 야철장 관련 내용이었다. 물론 관미성 전투도 백제와의 첫 대결이라 빼놓을 수 없었다.


땅덩이가 두만강과 압록강으로 좁혀진 게 참 아쉬움으로 남는데, 그 반면 담덕의 활약으로 인해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해야할까? 6권에서 또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마음의 벽이란 근심이고, 근심이 사라지는 순간 가상의 벽은 허물어지고 마음의 평정이 찾아온다. 마음의 평정이란 큰 세상이고, 그 세상의 문은 곧 선계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다.'

 

'공심지검은 마음을 비워 나와 상대 모두가 칼을 그치도록 하는 방책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 원한이 아닌 화해, 대결이 아닌 친화, 이런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의 칼이 강하면 상대는 덤비지 못한다. 그런 즉 내가 마음을 비우고 먼저 칼을 그침으로써 상대와 화해를 하면 되는 것이다. 이제 나의 무명검법을 그대들이 제대로 익혀 화평의 세계, 홍익인간의 세상을 만들어가야 한다."

 

"먼저 내가 강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그다음에는 인내가, 그다음에는 덕행이 베풀어져야 한다. 덕행이란 활인검의 정신을 바탕에 두고 있으며, 무명검법의 궁극적 목표인 공심지검 또한 같은 이치라 할 수 있다."

 

"불교를 통해 모든 백성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무력 정복보다는 불법으로 주변국을 위무하고 다스리는 덕의 정치를 실현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 나라 백성들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것을 내치라 하고, 나라 밖의 제 민족을 다스리는 것을 외치라 합니다."

 

 

 

 

 

 

 

*담덕북클럽으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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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仁祖 1636 - 혼군의 전쟁, 병자호란
유근표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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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 시간에 배운 '효종의 북벌론'에서 항상 아쉬웠던 점이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면서 그마저도 실패했던 것에 비명에 간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반정에 성공했으면 나라를 제대로 운영해야지 그들만의 정부를 만들어 눈과 귀가 멀어 변화하는 형세에 대처하지 못한 인조의 무능이 병자호란을 야기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광해군 시절 임진왜란과 그 후 왕으로 추대되어 흥청망청 신선놀음과 김개시에 빠져 인조에게 역모의 기회를 준 시기부터 시작한다.

 

이후 반정에 성공한 인조가 이괄의 난을 거쳐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삼전도의 굴욕, 정축조약을 맺고 삼배구고두의 의식을 거행하면서 끝이 난다. 그러나 전쟁 이후의 삶은 청에 인질로 붙잡혀간 소현세자 내외와 피로인들, 속환녀들의 문제 등이 끊이지 않았고, 대망의 소현세자, 강빈의 사망과 자식들의 유배생활 겸 죽음으로 막을 내린다.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에 사료가 많다. 그래서 책이 너무 재미없고 심심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다읽고 난 후의 감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리에게 치욕을 안겨준 호란이었지만, 그 전후의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얼마나 많은 인물들이 죽고 다쳤으며 임금이 도망가는 상황에서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앞장서서 선두지휘한 관리가 있는 반면, 줄행랑을 치고 숨기급급했던 인물들도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인조 정권이 반정에 성공했지만 백성들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애꿎은 백성들은 총알받이가 되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포로로 잡혀가서 온갖 멸시를 받고, 여인들은 조선에 돌아와서도 손가락질을 당했다.

 

청의 섭정왕 도르곤의 계실이 된 의순공주가 그 말로를 잘보여준다. 청에서는 도르곤이 죽자 그녀를 재가시켰으나 시집간 남편마저 사망하자 아버지가 조선으로 귀환을 요청한다. 그러나 조선 왕실에서는 그의 아버지를 탄핵시켰고, 그의 딸은 공주 지위를 박탈당하고 우울증에 걸려 스물여덟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다. 

 

병자호란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남한산성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굶주리고, 사람들이 죽어나갔고, 척화파와 주화파의 대립에 대해 언급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알게된 여러 전투에 대해서도 언급되어 있는데 우리 역사상 3대 패전의 하나인 쌍령전투와 병자호란 최대의 승리 김화전투 등 활약한 승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강화도 함락에 대한 내용도 참 할말을 잃게 만드는 인물들이 있었으니, 인조 정권의 비호 아래 있던 김류의 아들 김경징과 장신, 이민구 등이었다. 

김자점과 심기원, 임경업 또한 왕의 근왕령을 무시하고 왕을 구하러 달려가지 않았다.

 

병자호란은 명나라를 떠받들고 끝내 자신의 청나라를 적대시한 조선에 이를 갈던 홍타이지가 본때를 보여준 전쟁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조선이 좀 더 국제 정세에 눈과 귀를 열었다면 그런 전쟁이 일어났을까?

그놈의 사대부, 유학 숭상이 조선을 망하게 한 길이었음을. 후세엔 일본에게마저 나라를 빼앗겼을꺼라고 상상이나 했을지. 

 

다들 소현세자가 오래 살아 인조의 뒤를 이어 조선의 개방을 도왔다면 하고 만약을 말한다. 고된 볼모 생활을 한 아들을 믿지 못하고 냉대한 인조의 마음. 그리고 북벌까지 계획했던 효종의 마음. 과거의 역사는 이미 흘러갔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 때 만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인조 1636』은 여전히 오늘날 밥그릇 싸움하는 정치인과 나라의 지도자가 무능하고 줏대가 없으면 나라를 망치는 길이 됨을 알려준다. 역사는 돌고 돌며,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계획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록이다. 똑똑한 경제인들이 과거 선현들의 책을 읽는 이유와 역사를 전공하는 이유를 안다면, 법을 공부하고 경영을 전공했다고 그 지도자의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이 아님을 모두가 깨달았음을 좋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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