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시 - 아멜리
노통브'
단순한 대화, 단순한
분위기의 단순한 이야기 같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소설의 시작은 여느 소설처럼 평범하다. 주인공 에밀은 아내와 평온한 정원
생활을 꿈꾸며 이사를 온다. 그리고 그들은 그 조용함, 안락함에 만족하며 지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갑자기 찾아온 이웃 남자로 그들의 평온한
일상이 깨진다.
이웃
남자는 매일 오후 4시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마치 지정석이라도 되듯이 에밀의 거실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2시간 뒤인 오후 6시가 되면 그는
돌아간다. 그는 자신이 이 곳에 온 이유도 설명하지 않으며, 심지어 에밀에게 먼저 말을 걸지도 않는다. 오직 그의 질문에 그렇소, 아니오 같은
단답형으로 대답할 뿐이다. 그리고 단답형으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무척이나 불쾌하고 무례한 사람이라는 듯 에밀을 쳐다볼
뿐이다.
에밀과 그의 아내는
그 시각에 집을 비우기도 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으려고도 하지만 실패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 고문자를 괴롭히기 위해 그의 아내를 초대한다.
하지만 그의 아내를 본 후, 그들은 고문자를 이해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에게 연민을 느끼기까지 한다. 그것도 잠시, 그들은 고문자의 아내를
동정하고 다시 고문자를 경멸하기 시작한다. 그 동안 고문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오후 4시에 그들 집에 찾아갈 뿐이다.
그리고 에밀은
고문자를 살해한다. 에밀은 그의 삶은 무의미하며, 아무 것도 그를 즐겁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저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라고,
하지만 에밀은 자신이 실수를 했으며, 그런 행동을 한 자신을 보며, 자신이 어떤 인간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난다.
소설은 말하고 있다.
' 당신은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고 있는가? ' 대부분의 사람이 이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어떻게 대답할까? 아마 처음에는 당황할 것이며, 잠시
생각한 뒤, 자신이 생각하는 혹은 다른 사람들이 말해준 자신의 이미지를 말하지 않을까? 나는 소심해, 나는 이해심이 많아, 나는 꼼꼼해, 등과
같이, 물론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나는 그런 사람인걸까?
우리는 어린시절
부터 늘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성적이나 실적같은 것부터 시작해서 성격, 대인관계에 이르는 모든 것 까지 그리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나에
대한 이미지가 생기곤 한다. ' 이 사람은 실적도 좋고 성격도 다정해 ', ' 이 사람은 너무 소심해' , ' 이 애는 활발하고
긍정적이야 '
정말
그런 걸까? '남들은 날 다정하다 하지만 사실은 다정하지 않아, 나는 활발하지 않아, 나는 소심하지 않아.' 본인의 평가에 이렇게 부정하는 이도
있는 반면, 그런가? 나는 이런 사람인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받아 온 그 평가로 인해 그런 사람처럼 행동하는 건
아닐까?
'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 이 단순하고도 복잡한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당신은 정말 그런 사람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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