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블 인 헤븐 - 가와이 간지
상당히 인상 깊었던 작품 이었다. 처음에 소설 소개글만 보았을 땐, 단순히 고령화사회에 대한 해결책으로 노인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그걸 쫓는 형사의 시선을 그린 작품 그 정도로 생각 했었다. 하지만 소설의 배경과 중심축은 카지노로 나오는 이스트헤븐, 물론 고령화 문제도, 노인이 살해되는 사건도 나오지만, 도박 쪽을 좀 더 초점에 맞춰 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과거부터 2023까지가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데 상당히 현실을 많이 반영해서 쓰여져 있었다. 어제 본 뉴스만 하더라도 도박에 관련된 뉴스가 보도되었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는 사람들, 그들의 대부분은 도박으로 막대한 돈을 잃었고, 가족도, 친구도, 다 잃고 허름한 원룸이나 찜질방을 전전하였고, 카지노에서 앵벌이?를 하며 돈을 모아 또 도박을 하고, 잃고, 그런 패턴을 반복해 나가고 있었다.
소설을 읽기 전에는 딱히 도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뭔가 한국과는 좀 먼 이야기같다고 할까? 하지만 소설을 읽고 난 후 지금 생각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꼭 카지노가 아니라도 속칭 하우스같은 곳에서 도박으로 전재산을 탕진하고 빚에 시달리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뉴스에 나오기도 했으니까.. 단순히 도박관련 사건에 대해선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더 맞는거 같다.
거기다 요즘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사행성 게임들이 유행하고 있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대두 되고있고, 잘 생각해보면 도박이라는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체 단순히 게임이라고 여기는 것들도 많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서는 파칭코나 주식같은 것도 도박의 일종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설 속 마슈와 스와 역시 이런 도박에 중독된 가족으로인한 가정 붕괴, 도박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마슈의 경우, 바카라같은 도박에 운이 강해서 점점 재산을 모아가고 마침내는 이스트헤븐이라는 거대한 카지노까지 세울 수 있게 된다.
물론 단순히 마슈 혼자만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인들의 카지노 중독과 노인 살해, 그로인한 소설 속 정부와 보험단체 등 다양한 기관들은 이득을 보고 있었다. 단순히 개인 한사람이 악이아니라 그 뒤에는 더 큰 악이 있었다. 대략 이런 느낌이었다. 현실에선 꼬리자르기랑 비슷하다. 사건이 발생하면 덮기에만 급급하고, 그들은 가장 약한 사람을 내놓고선 모든 죄를 뒤짚어 씌우고 숨는다. 매번 꼬리자르기 아닌가? 하는 의혹만 있을 뿐 제대로 밝혀지는 일은 거의 없다.
소설 속의 꼬리는 마슈 였다. 물론 단순히 꼬리라고 하기에는 노인을 살해하고, 이즈마의 인생을 빼앗고, 스와와 진자이의 소중한 사람을 빼앗는 등 죄가 많다. 하지만 더 큰 악이 존재한다는 점과 그들은 아직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고, 또 다시 마슈같은 사람을 내세 워서 이득을 챙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슈 역시 꼬리에 지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씁쓸하면서도 소설에서라도 스와와 기자키가 진실을 밝혀 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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