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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잘못일까? 1 - 인간 VS 동물, 제8회 미래엔 어린이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 ㅣ 재판으로 읽는 우리 사회
곽영미 지음, 윤소진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2월
평점 :

누구의 잘못일까? 이 책은 <재판으로 읽는 우리 사회> 시리즈 1권으로, 재판이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어린이 교양서예요. 제8회 미래엔 어린이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으로, 주제의식과 구성 모두 탄탄하게 느껴져요.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이 법정에서 만나 서로의 책임을 묻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시작해요. 연쇄 살인범으로 고발된 모기, 폭력범으로 지목된 까치, 범죄 조직으로 불리는 들개, 소음 공해의 주범 참매미, 그리고 마지막에는 인간까지 피고로 서요. 자극적인 설정처럼 보이지만, 이야기는 결코 단순하지 않아요. 각 존재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왜 그런 행동이 발생했는지 함께 생각하게 해요.

특히 인상적인 점은 실제 재판 절차를 충실히 반영했다는 점이에요. 소장 접수부터 재판 준비, 증인 신문, 반대 신문, 최후 변론과 판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요. 판사, 검사, 변호인, 배심원, 증인 등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아이들이 법원의 구조와 기능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뉴스나 교과서에서 접하던 법률 용어가 이야기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경험을 하게 해요.

모기 재판에서는 인간의 생명권과 동물의 생존권이 충돌해요. 검사는 감염병을 이유로 강한 처벌을 주장하지만, 변호인은 일부의 행동을 전체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타당한지 묻어요. 독자는 자연스럽게 배심원의 자리에 앉아 고민하게 돼요. 이어지는 재판들 역시 흑백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문제를 던져주며,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하게 해요.
마지막에 인간이 피고로 서는 장면은 특히 의미 있게 다가와요. 그동안 판단자의 위치에 있던 인간이 책임을 묻는 대상이 되면서 시선이 전환돼요. 환경 문제, 개발과 생태의 갈등, 공존의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해요. 책을 덮고 나서도 제목이 오래 남는 이유예요.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요, 하고요.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지 않아요. 대신 여러 입장을 비교하고 근거를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도록 이끌어요. 토론 수업이나 가정에서의 대화 자료로 활용하기에도 좋아요. 2022 개정 교과 사회 4~6학년의 민주주의, 법과 인권 단원과도 연계되어 학습 확장성도 높아요.
법을 어렵고 딱딱한 영역으로 느끼는 아이들에게 재판이라는 흥미로운 장치를 통해 사고력과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책이에요. 사회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키워주고 싶은 독자에게 충분히 권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열심히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