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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이 행복해야 인간이 건강하다 - 가축사육, 공장과 농장 사이의 딜레마
박상표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7월
평점 :
이 책에서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잘 밝혀주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보듯이 가축이라는 인간의 식용에 의해 키워지는 동물들이 지금 대량생산되면서 어떠한 환경에서 무엇을 먹고 자라서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고찰해 보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여러 복잡한 요소들에 의해 사람들의 건강에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각종 공해와 인스턴트식품,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들에 의해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암이나 기타 질환들에 의해 병원에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 중 우리가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식습관이라는 광범위한 차원에서 볼 때 육식, 특히 잘못된 방식으로 키워진 가축을 섭취함으로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는 못 먹고 헐벗고 살았던 기억때문인지 육식에 대한 인식은 관대합니다. 곳곳에 자리한 패밀리 레스토랑은 제하더라도 각종 고기집과 햄버거, 피자가게 등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고기 섭취가 늘어감에 따라 기존에 소규모 축산농가에서 방목하며 키웠던 가축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고 수입이 크지 않아 공장식 축산이라는 이름하에 가축들을 좁고 더러운 우리에 갇아놓고 대량으로 키우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에 갇혀있는 가축들도 동물들이기에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병에 걸리고 이를 막기 위해 더욱 강한 항생제와 화학약품을 첨가한 사료를 먹이곤 합니다. 점점 더 가축들을 대량으로 키우기 쉬워지고 더 크고 살집이 많게 만들지만 과연 이 가축들을 섭취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도 깊게 생각해봐야 될 문제입니다.
세계적으로 번졌던 조류독감이나 광우병을 논외로 하더라도 당장 고기섭취를 늘리면 없었던 각종 성인병이 발생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1970~80년대 이름도 생소한 대장암이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걸리는 흔한 병이 되었고,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을 걸린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게 잘못된 방식으로 키운 가축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러한 질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한가지임은 확실할 것입니다.
책에서는 무조건적으로 고기 섭취를 하지말자가 아니라 제대로 된 환경에서 키운 가축으로 고기를 섭취하자고 합니다. 소규모 영농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나 고기 섭취에 대한 인식의 전환, 자연순환농업 모델의 도입 등 현실적인 대책을 잘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크게 생각지 못했던 고기 섭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먹이 피라미드라는 도식을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상위 피라미드로 올라갈수록 그 독성은 점점 강해진다고 합니다. 가축 한 마리 한 마리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그것을 식용으로 먹는 사람들 모두의 건강에 직결된 문제인 만큼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상업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도 공장식 축산의 부작용을 잘 파악해서 새로운 대안을 도입해야 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