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왕국
이승현 지음 / 원고지와만년필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막걸리에서 초파리가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며 다양한 상상력을 하는 저자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역시나 30대 중반까지 대학을 다니며 공장 생활도 했고 격투기 선수까지 정말 다양한 삶의 경험을 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그만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상상력을 가미해 구성해 낸 정말 독특하면서도 특이한 글들이었습니다.

 소설은 몇 개의 단편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그 중 그러니까, 늘 그런 이라는 단편이 더 와 닿았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의 일들인데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의 일상성을 표현한 글이었습니다. 말기 암 환자가 의학적으로 불가능하게 낫는 일, 전생을 기억하며 현생에서 그 가족들을 만난 사람의 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테러로 인해 인생이 파괴된 사람의 일등이 적혀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날 때 그것은 괴이한 일이 아니라 일상일 수도 있다는 내용은 예전에 뉴스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중동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인해 죽은 자신의 아들을 품에 안고 울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지만 그 사람들 또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겠는가, 또 자신에게 설마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며 공감이 되고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 소설 또한 어찌 보면 독특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쓴 단편들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자신이 바라보는 제 3자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글이 쓰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더라도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은 크게 느껴지고 중요한 일이듯이 사람들을 바라볼 때 단순히 타인으로서가 아니라 공감을 가지고 그들의 삶을 바라본다면 지금처럼 단순히 남의 일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모습들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공동체에서 같이 호흡을 하고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웃들이 아닌가하는 깨달음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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