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 - 세계 최고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경영 전략과 혁신 이야기
스티븐 G. 맨디스 지음, 김인수 옮김 / 세이코리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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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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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축구팀은 어디일까요?

다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팀들이 있으시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가 떠오르고, 손흥민 선수가 활약했던 토트넘 홋스퍼도 빼놓을 수 없겠죠.

프랑스로 가면 이강인 선수가 뛰는 PSG가 있고, 독일 분데스리가는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이 거의 국룰처럼 등장하지요.

그렇다면 스페인 라리가는 어떨까요?

이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한 팀이 떠오릅니다.

바로 '레알 마드리드'죠.

UEFA 챔피언스 리그 통산 15회 우승, 라리가 36회 우승. FIFA가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축구 클럽’.

숫자만 나열해도 이미 말문이 막힙니다.

스티븐 G. 맨디스의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은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늘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축구 팬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의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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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전술 비법’이나 ‘슈퍼스타 영입 공식’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저자는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 요인을 데이터나 기록이 아닌 조직 문화에서 찾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강한 단결, 팀워크, 그리고 개인의 희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팀일수록 “내가 제일 잘났다”는 마음이 먼저 나올 법도 한데, 이 클럽에서는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 늘 우선한다고 합니다.

이 대목을 읽다 보면, 축구 클럽 이야기를 읽고 있는 건지, 글로벌 기업의 경영 사례를 읽고 있는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입니다.

최고의 인재를 어떻게 하나의 목표로 이끌 것인가 고민하는 조직이라면, 축구에 관심이 없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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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팬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미션을 이렇게 정립합니다.

“스포츠의 정정당당한 성공을 통해 그리고 경기장 안팎에서 우수성 추구를 바탕으로 회원들과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가치 전파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인정과 존경을 받는 다문화 클럽이 된다.”

이 문장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클럽 운영의 기준점으로 작동합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주식회사가 아니라 회원들이 주인인 클럽이고, 그 회원들이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승리를 향한 의지는 물론이고 스포츠맨십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과 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것을 조직의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 그래서 레알 마드리드는 위기 때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적이 조금 흔들려도, 조직의 중심축이 단단하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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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할 수밖에 없는 좀 더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 훈련법이 결정적이었다”거나 “이 계약 구조가 승부를 갈랐다” 같은 이야기 말이죠.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디테일보다는, 유럽 축구 시장 전체의 흐름과 거대 자본의 방향, 미디어와 축구의 결합 같은 큰 그림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레알 마드리드에 대한 본격적인 분석은 3장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장에서는 오히려 맨시티 같은 다른 클럽들이 더 자주 등장하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 점에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제목만 보고 ‘레알 마드리드 올인 분석서’를 기대하신 분이라면, 고개를 갸웃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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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축구를 바라보는 시야를 한 단계 넓혀줍니다.

개별 클럽의 성공을 넘어, UEFA를 중심으로 한 유럽 축구 산업 전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왜 특정 클럽들이 반복해서 성공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게 해줍니다.

읽다 보니 문득 제목을 <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이 아니라, 차라리 <UEFA 레볼루션>이라고 지었어도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조직과 리더십, 문화의 힘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조용히 권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읽고 나면, 다음에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볼 때 전광판의 스코어 말고도, 그 뒤에 숨어 있는 철학과 선택들이 조금은 더 또렷하게 보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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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보면 좋을 책 : 조슈아 로빈슨, 조너선 플래그 <축구의 제국, 프리미어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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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레볼루션 - 세계 최고 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경영 전략과 혁신 이야기
스티븐 G. 맨디스 지음, 김인수 옮김 / 세이코리아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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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의 승리 비결은 전술이 아닌 문화와 구조. 축구 산업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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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
심너울 지음 / 슬로우리드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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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팬입니다.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영광을 기억하고 있고,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7차전, 그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명승부도 아직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시간들 역시… 네, 굳이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지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을 제외하면 늘 하위권에서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 맛보던 그 팀의 팬입니다.

그래서 심너울 작가의 <야구 좀 못해도 내일은 온다>를 읽는 내내 내적 친밀감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만년 하위권 팀 ‘펭귄스’와 그 팬들이, 꼭 제 이야기 같았거든요.

응원하다 지치면서도 또 경기 결과를 확인하고, “이번 시즌은 다르다”라는 말을 매년 새로하지만 '봄데'로 끝나는 그 마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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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특징은, 흔히 기대하는 ‘천재 선수의 성공담’ 또는 '꼴찌팀의 우승 스토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정영우가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펭귄스에 입단해 무려 14년간 백업 선수로 뛰어온 인물입니다.

홈런을 펑펑 치는 스타도 아니고, 하이라이트 영상의 단골도 아니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감독이 믿고 쓰는 선수지요.

더 이상 자신의 쓸모를 증명할 수 없어서 은퇴를 조심스레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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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동생 정승우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습니다.

고교야구 에이스 투수로,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큰 꿈을 품고 있습니다.

형은 현실에 발을 딛고 있고, 동생은 꿈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중입니다.

이 대비만으로도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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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서나리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은 야구 이론 분석가로, 한국 야구에 대한 애정 하나로 펭귄스 프런트에 합류합니다.

감독과는 종종 언쟁을 벌이고, 정영우와 손잡고 팀 리빌딩을 위해 ‘탱킹’이라는 냉정한 전략을 선택합니다.

야구를 숫자와 확률로 바라보는 시선이 신선하면서도, 때로는 팬의 입장에선 마음이 복잡해지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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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유미.

구단 인턴이자 펭귄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열혈 팬입니다.

그녀의 시선은 선수도, 감독도, 프런트도 아닌 ‘관중석’에 가장 가깝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외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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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이 참 좋았던 점은, 야구를 사랑하는 방식이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선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고 싶어 합니다.

팬 역시 그런 모습을 원하지요.

감독은 최고의 전략을 고민하고, 프런트는 냉철한 분석 끝에 때로는 꼴찌라는 선택도 감수합니다.

겉으로 보면 서로 부딪히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모두가 팀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법이 다를 뿐, 마음의 방향은 같습니다.

그래서 소설을 읽다 보면 누군가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괜히 서운해지기도 합니다.

마치 실제로 응원하는 팀을 바라볼 때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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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프런트 직원들이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하는지, 그 치열함을 보여줬던 작품이었지요.

이 소설 역시 야구의 화려한 순간보다는, 그 뒤편에서 묵묵히 쌓아 올리는 시간들에 더 많은 시선을 줍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나치게 비장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게 흘려보내지도 않습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야구 그 자체를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 분명히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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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꼭 야구팬만을 위한 소설은 아닙니다.

물론 야구를 좋아한다면 공감의 밀도가 훨씬 높아지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는 사람들,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느 분야에서나 통하니까요.

야구든 일이든, 혹은 삶이든, 끝까지 버텨본 적 있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조금 못해도, 내일은 또 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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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는 롯데가 꼭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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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의 오토바이오그래피
양수련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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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나 미래로 가는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과거를 바꿔 새로운 미래를 연다거나, 자신의 미래를 미리 알고 더 나은 미래로 가기위해 지금의 나를 바꾸는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기 때문이죠.

<제나의 오토바이오그래피>도 일종의 타임머신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이 소설의 타임머신은 영화처럼 번쩍이는 기계가 아니라, 2059년에서 2025년 서울로 떨어진 인공지능 나노봇 ‘제나’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제나는 택시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택시로 오해한거긴 하지만요)

미래에서 온 존재가 “어디까지 가세요?”라고 묻는 장면을 상상해 보시면, 벌써부터 재미가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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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 제나가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인생의 급정거 지점에 서 있습니다.

차 안에서 아이를 낳아야 했던 임산부, 무인매장을 털 계획을 세운 열네 살 우원, 미래를 향해 성실히 달렸지만 번번이 좌절을 경험한 42세 대환과 27세 한웅, 그리고 결혼식 당일 식장을 박차고 나온 신부 지영과 비가 오는 날마다 시니어타운을 탈출하는 문귀일 등.

이들은 그저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제나의 택시에 타는 순간, 이들은 자신의 과거나 미래를 마주하게 됩니다.

마치 스크루지가 유령을 만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듯, 이들 역시 후회하고, 반성하고, 때로는 새로운 희망을 붙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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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는 단순히 사람들을 태워다 주는 AI가 아니었습니다.

2059년에서 2025년으로 온 이유는 명확한 질문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인간의 제1능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제나는 이 질문의 대한 답을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사람들을 태워줌으로써 찾아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감정을 관찰하고, 선택의 결과를 함께 지켜보면서 말이죠.

그리고 그 여정 끝에서 제나가 도달한 결론은 바로 '공감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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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일상화되고, 나노봇이 인간과 공존하는 미래가 더 이상 공상처럼 느껴지지 않는 지금, 이 소설이 던지는 질문은 꽤나 현실적입니다.

인간만이 가진 능력은 무엇일까요.

속도와 정확성에서는 이미 기계가 인간을 앞서고 있는 시대에 말입니다.

작가는 공감능력을 그 답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 감정에 마음이 움직이며, 때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면서도 함께 울고 웃는 능력 말이죠.

책을 읽는 동안 “아, 맞다”라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에 공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면서, 작가의 메시지가 이미 제 안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이것 또한 공감능력의 증거가 아닐까요. ^^

점점 인간성이 상실되어가는 이때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인간의 미래도 궁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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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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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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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브래드피트 주연의 영화 [F1]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들이 서로의 꼬리를 물고 질주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긴장되고 흥분이 고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레이싱은 단순히 빠르기만 한 스포츠가 아니라 속도와 계산, 팀웍, 그리고 사람의 심리까지 여러가지가 얽혀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읽게 된 책이 바로 최이도 작가의 <체이스>였습니다.

영화에서 스크린이 보여준 속도를, 이 소설은 문장으로 구현해 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이 이야기가 빠름보다 멈춤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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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재희는 모두가 인정하던 신예 레이서였습니다.

재능도 있었고, 성적도 좋았고, 무엇보다 핸들을 잡은 손에 망설임이 없던 인물이었지요.

하지만 결승선을 코앞에 둔 사고로 트랙을 이탈하면서, 재희의 시간도 함께 멈춰버립니다.

그 사고 이후 3년간의 영국 재활 생활은 몸을 회복시키는 시간이었을지 몰라도, 마음까지 고쳐 주지는 못했습니다.

엄마 소라의 고향인 가로도로 돌아온 재희는 레이싱을 떠나 있으면서도, 레이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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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처럼 시작된 고등학교 드론 봉사활동은 처음엔 말 그대로 시간 때우기용 일정에 불과했죠.

엔진 소리 대신 드론의 윙윙거림, 트랙 대신 체육관, 재희에게 이 모든 것은 임시 정차 같은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드론을 조종하며, 실패와 재도전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재희는 조금씩 자기 안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사고의 기억, 레이싱에 대한 애증, 그리고 ‘레이서가 되라’며 밀어붙이던 엄마 소라와의 관계까지요.

이 소설이 인상적인 이유는, 재희가 누군가에게 가르치면서 스스로를 회복해 간다는 점에 있습니다.

속도를 내려놓아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작가는 참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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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는 레이싱을 소재로 한 만큼 전개가 빠릅니다.

장면 전환도 민첩하고, 설명은 최소화되어 있으며, 독자를 트랙 위에 바로 올려놓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소설의 진짜 엔진은 속도가 아니라 회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재희는 사고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려 애쓰지 않습니다.

대신 사고 이후의 자신을 인정하는 법을 배워 갑니다.

이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고, 과장되지 않아 더 좋았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인생에서 급정거를 경험하잖아요?

그때 필요한 건, 다시 전속력으로 달리는 법이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아도 괜찮다는 확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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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결말을 정해 놓고 소설을 썼다는 이야기를 알고 읽으니, 책을 읽는 내내 재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상상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재희는 과연 다시 레이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가.

힌트처럼 흩뿌려진 장면들을 주워 담으며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하는 드론 레이싱 장면은 백미입니다.

자동차 레이싱 못지않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데, 묘하게도 더 조용하고, 더 내면적인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장면을 읽으며 “아, 이게 바로 재희의 현재 속도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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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이스>를 덮고 나니, 최이도 작가의 다른 작품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습니다.

특히 제목부터 강렬한 <메스를 든 사냥꾼>은 또 어떤 속도와 온도를 가진 이야기일지 기대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레이싱이라는 화려한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는 상처 입은 한 사람이 다시 자신을 믿게 되는 과정이 차분히 담겨 있습니다.

빠르게 읽히지만, 읽고 난 뒤에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인생의 트랙에서 잠시 멈춰 서 있는 분들이라면, 재희의 질주를 조용히 응원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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