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영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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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혜 작가가 <탄금>, <이날치, 파란만장>에 이어 세 번째 소설 <탁영>으로 돌아왔습니다.

특이하게도 프랑스에 거주하시면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소설을 꾸준히 써오고 있는 작가의 독특한 이력은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물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의 펜 끝에서는 조선의 숨결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네요.

이번 작품 <탁영> 역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메디컬 서스펜스로,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읽는 내내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조선시대, 어의를 꿈꾸는 최장헌과 뛰어난 실력을 가진 금박장 윤희제는 오래전부터 각별한 우정을 나눠온 사이입니다. (장헌이 희제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희제 곁에 나타난 백섬으로 인해 세 사람의 운명은 복잡하게 얽히게 됩니다.

오랜 벗이었던 장헌과 희제의 관계는 백섬의 등장으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장헌의 질투와 집착은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왕실 내부의 권력 다툼과 음모가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가운데, 결국 희제와 백섬은 목숨을 걸고 궁궐을 벗어나려 하지만, 그들 앞에는 더 큰 시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의를 꿈꾸는 최장헌과 금박장의 윤희제 사이의 달콤한 러브스토리가 펼쳐질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백섬의 등장과 함께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삼각관계라는 익숙한 설정처럼 보이지만, 곧이어 장헌의 폭주와 왕실에서의 치밀한 암투, 그리고 희제와 백섬의 목숨을 건 절망적인 도망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사건들이 독자를 숨 막히게 합니다.

여기에 희제를 흠모하며 곁에서 그녀를 지키는 칼두령까지 인물들간의 얽힌 관계가 보는 재미를 더해주죠.

특히 희제와 백섬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가슴이 먹먹할 정도로 깊은 감동을 줍니다.

운명에 맞서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장다혜 작가의 앞선 두 작품이 모두 성공적으로 영상화된 만큼, <탁영>을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배역이 떠오르게 됩니다.

([탄금]은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 방영중이며, [이날치, 파란만장]은 TV 드라마 제작중에 있다고 합니다.)

윤희제 역의 김태리, 백섬 역의 박보검, 최장헌은 이종석, 그리고 칼두령 역의 유연석까지, 이미 머릿속에서 캐스팅이 완료된 듯합니다.

여러분의 캐스팅은 어떠신가요? ^^

어서 이 작품도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봅니다.

<탁영>은 로맨스와 미스터리, 서스펜스, 그리고 깊이 있는 인간 드라마가 잘 어우러진 작품입니다.

조선시대라는 배경을 입고 있지만, 사랑, 질투, 권력, 정의와 욕망의 갈등 등 우리가 지금 겪는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다만 그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조선 스타일일 뿐.

희제의 사랑과 복수가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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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준비생의 홍콩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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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홍콩은 정말 특별한 도시입니다.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교차점이자,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글로벌 허브 도시'죠.

책에서는 '콜라주의 도시'라는 표현을 썼어요.

이런 독특한 환경에서 태어난 브랜드들은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해왔을까요?

<퇴사준비생의 홍콩>은 바로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된 여행기입니다.

요즘 같은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는 모두 어떤 의미에서는 퇴사준비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죠.

홍콩의 브랜드들이 보여주는 '적응과 변화의 철학'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에는 홍콩이다!

<퇴사준비생> 시리즈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책입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은 단순히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의 철학과 전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는 점이에요.

홍콩편에서는 특히 '글로벌과 로컬의 조화'라는 주제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구요.

책에서 제시하는 분석 프레임워크를 통해 브랜드들을 바라보니, 각각의 성공 요인들이 더욱 명확하게 보였어요.

단순히 '좋다, 나쁘다'를 넘어서 '왜 성공했을까?', '어떤 점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구성이 참 좋습니다.



15개의 브랜드, 그 이상의 인사이트

<퇴사준비생의 홍콩>에서는 15개의 대표적인 홍콩 브랜드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혁신적인 딤섬 전문점부터 커피 머신으로 차를 내리는 티 전문점, 손목시계의 역발상을 이끌어 낸 브랜드와 루이비통 매장보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까지,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의 브랜드들이 등장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브랜드는 '어슬리 레코즈(Earthly Records)'였어요.

데이 패스 인센스 페이퍼라는 제품이 정말 독특한데, 내면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함과 동시에 인센스를 함께 접목한 아이디어가 참 좋더라구요.

더군다나 자체 제작한 앨범의 음악까지 들을 수 있어서 다중감각을 자극하여 인센스를 경험하는 공간까지 바꾸게 하네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과 경험을 제안하는 브랜딩이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이들이 모두 '홍콩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좁은 공간에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홍콩만의 노하우,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고 대응하는 민첩성,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포용력까지.

이런 브랜드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왜 홍콩이 아시아의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었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코로나와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낸 이들의 스토리에서는 진정한 비즈니스 근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크리에이티브에는 끝이 없다 - 시티호퍼스

책을 다 읽고 나니 더 많은 홍콩 브랜드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어요.

15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런 분들께는 온라인 콘텐츠 구독 서비스인 <시티호퍼스>를 추천드려요.

여행하는 기분으로 전 세계 도시들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일주일에 한 도시씩, 매일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매력적이죠.

책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홍콩의 숨겨진 보석 같은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500개 이상의 도시별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답니다.

변화의 시대, 우리 모두가 퇴사준비생인 지금, 홍콩 브랜드들의 생존 전략과 성장 철학을 배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분명 여러분의 비즈니스와 커리어에도 새로운 영감을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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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 : 입문편 - 민달팽이 리듬으로 걷다
이화규 지음, 이세원 사진 / 나무발전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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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버킷리스트 1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기.'

이런 문장을 한 번쯤 다이어리에 적어보신적 있으시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업무와 비용, 애들 키우다보니 시간과 체력까지 걸림돌 투성이입니다.

그러다 문득, “아니, 우리나라에도 멋진 길들이 있는데 왜 굳이 스페인까지 가야 하지?” 싶었습니다.

그 순간 만난 책이 바로 이화규 작가의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 둘레길>이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땅, 바로 발밑의 길들을 걷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냥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만난 풀과 나무, 사람과 음악, 사색이 담긴 기록이죠.

‘걸었다’가 아니라 ‘함께 걸었다’는 느낌.

그게 이 책의 힘입니다.

보통의 여행 책이 풍경을 보여준다면, 이 책은 그 풍경에 말을 겁니다.

예컨대, 경기둘레길을 걷다가 마주한 민들레 한 송이가 ‘봄날의 편지’가 되고, DMZ 평화의 길에서 날아가는 새 한 마리가 ‘희망의 화살표’가 됩니다.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따뜻하고, 때로는 철학적입니다.

무엇보다 “이건 그냥 산길입니다” 하고 넘길 만한 장소에서, ‘생명’과 ‘기억’을 발견해내는 관찰력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은 ‘듣는 책’이기도 합니다.

각 장마다 작가가 추천하는 음악을 QR코드로 들을 수 있게 했는데요, 마치 산책길에서 누군가 옆에서 “이 풍경엔 이 노래 어울리지 않아요?”라고 말해주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핑크 플로이드부터 피터, 폴 앤 메리와 냇 킹 콜을 거쳐 송창식과 신해철까지 작가의 다양한 선곡은 글을 읽는 재미와 함께 듣는 재미도 더해줍니다.

이건 그냥 책이 아니라 사운드트랙이 있는 여정입니다.

한 곡 들으며 페이지를 넘기면, 글과 음악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는 경험을 하게 해주네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국의 유명한 길들이 떠오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미국의 존 뮤어 트레일(JMT),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 네팔의 ABC 트레킹과 안나푸르나 서킷, 페루의 잉카 트레일 등…

이 길들은 단지 ‘풍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수백 년 동안 쌓여온 사람들의 발자취가 서사로 이어진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 둘레길은 아직 그런 역사와 전통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풍경은 훌륭한데, 그 풍경을 해설해줄 이야기가 아직은 비어 있는 거죠.

작가도 그 아쉬움을 조심스럽게 언급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들이 그 서사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부터 오래된 길은 없습니다.

누군가 걸어야, 그리고 이야기해야 길이 됩니다.

이번 책에서는 경기둘레길과 DMZ 평화의 길이라는 두 개의 독특한 길을 따라갑니다.

하나는 수도권의 외곽을 돌며 도심과 자연을 오가고, 다른 하나는 국가의 분단이라는 현실을 걷는 길입니다.

각각의 길은 우리 삶과 역사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독자로서 아쉬움도 남습니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이화규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그런 길들도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이 책은 ‘완성된 안내서’라기보단 ‘앞으로 계속될 여정의 1권’처럼 느껴집니다.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 둘레길>은 단지 한국의 둘레길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걷는 이가 길 위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음악을 들으며 지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길을 걷고, 그걸 기록합니다.

또 누군가는 그 글을 읽고, 이어 걷습니다.

그렇게 길엔 서사가 생깁니다.

어쩌면 당신이 걷는 지금 이 순간이, 다음 세대의 ‘순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걷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니' 코리아 둘레길을 만나는게 축복이고, 걷는 것도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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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답사 0번지 영암 - 월출산의 신령스런 기운이 가득한 고장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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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영암은 못가봤지만, 영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월출산이 제일 먼저 생각납니다.

그만큼 월출산이 영암을 대표하는 브랜드이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월출산을 넘어서는 지역의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말도 될 것 같습니다. (큰바위얼굴은 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네요)

이 책은 송일준 PD님께서 광주MBC 사장직에서 물러난 후, 고향 영암으로 내려가 6개월 동안 이곳 저곳을 다니며,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파헤친 결과물입니다.

'답사 0번지'라는 제목처럼 모든 남도 답사는 영암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그만큼 이야기도 많고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입니다.

송일준 PD님은 이미 <제주도 한 달 살기>, <송일준의 나주 수첩>을 통해서 직접 현장을 누비며 기록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생생한 체험담이야말로 이 책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남도 답사 0번지 영암>에서도 영암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아냈습니다.

지도 한 장 없이도 영암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예요.

| 역사 교과서에선 못 배운 이야기들

책에는 왕인박사, 도선국사, 최지몽, 홍랑 같은 이름이 나옵니다.

어렴풋이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만, 막상 누군지 모를 때가 많지요.

작가는 그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우리에게 이야기책을 들려주듯 설명해줍니다.

학교에선 연도와 업적만 외우게 했는데, 여기선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냄새, 풍경, 감정까지 함께 따라옵니다.

역사 공부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나요?

특별히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의 발자취를 살펴 볼 수 있었는데요, 조금 더 신경써서 문화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인박사의 흔적을 보러 일본에서 온 청년의 이야기를 들으니 충분히 K-콘텐츠로서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 지금도 살아 숨 쉬는 공간들

영암을 대표하는 음식은 갈낙탕과 어란이 있네요.

또한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던 참빗이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저도 어린 시절 참빗으로 이를 잡곤 했었죠.

어란은 만드는 이의 수고와 더불어 그 맛과 향이 일품인데요,

단순히 맛있다, 특별하다가 아니라 그 음식이 왜 생겼는지, 어떻게 전해져왔는지까지 알려주어서 그 맛이 참 궁금해졌습니다.

작가는 영암의 옛것만 쫓지 않습니다.

카페 화담, 월요 같은 요즘 핫플도 소개되는데요, 마치 전통과 현대가 영암이라는 큰 밥상에 반찬처럼 잘 어우러진 느낌입니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도 함께 담겨 있어, 영암이 단지 옛날이야기의 배경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느끼게 해줍니다.

<남도 답사 0번지 영암>은 글만 읽고 끝낼 책이 아닙니다.

당장 가방 싸서 영암으로 떠나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송일준 PD님의 문장은 따뜻하고 재밌습니다.

마치 아버지가 옛날이야기 들려주시듯 말이지요.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 책은, 영암이라는 작은 지역이 품고 있는 크고 깊은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모르게 지도를 펴고 고향을 찾아보게 되네요.

내 고향에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을까, 나도 한번 답사를 떠나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결국 이야기가 있고, 그런 이야기들을 얼마나 잘 버무리느냐에 따라 지역 콘텐츠가 결정 되는 것 같습니다.

여행보다 더 깊은, 사람 냄새나는 탐험을 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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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이 알고 있다
모리 바지루 지음, 김진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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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바지루의 <당신만이 알고 있다>는 다섯 편의 단편이 모인 작품집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 단순한 단편 모음집이 아닙니다.

마치 따로 또 같이 움직이는 러시아 인형처럼, 독립된 듯 보이는 이야기들이 어느 순간 ‘찰칵’하고 맞물리는 쾌감을 선사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만담 대회의 우승을 노리는 고등학생 만담 콤비가 잠깐 등장합니다.

그런데 그 콤비, 다음 이야기에서는 아예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그 중 한 명의 여자친구는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변신합니다.

그리고 이런 연결은 계속됩니다.

마치 작가가 “이쯤에서 슬슬 눈치채셨죠?”라고 윙크라도 하는 듯, 이야기 곳곳에 숨겨놓은 실마리들이 점점 퍼즐처럼 맞춰집니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다음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에 빠져들게 되지요.

| 장르를 넘나드는 종합선물세트

보통 이런식의 연작소설은 뭐 그리 특별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모리 바지루는 무려 다섯 개 장르를 넘나들며 우리를 데려갑니다.

추리소설로 시작해서 청춘소설, SF, 판타지, 그리고 연애소설까지 장르 전시회를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장르들이 결코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하나의 세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판타지 속 인물의 과거가 청춘소설의 배경이 되고, 연애소설의 끝자락에서 SF 세계의 단서가 드러나는 식이죠.

그렇다고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그저 연결로서의 의미만 갖는 건 아니고, 각 장르에 맞는 완결성을 갖고 있습니다.

각 장르의 매력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하나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이건 단순한 장르 혼합이 아니라 ‘서사의 종합예술’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표지 얘기를 안할 수 없네요.

각각의 이야기를 잘 드러낸 5개의 이미지는 그 속에 펼쳐질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만들어 주네요.

그리고 각 챕터별로 눈에 띄게 표시를 해 둔 것도 좋았습니다.



| 숨은 떡밥 찾기 – 독자의 추리력도 시험대에!

<당신만이 알고 있다>의 또 다른 묘미는 ‘떡밥 찾기’입니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넘겼던 문장 하나, 이름 하나, 장면 하나가 마지막 이야기에서 “헉!” 소리를 유발하는 연결점이 됩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 지나가듯 언급되었던 어떤 물건이, 나중에는 세계의 운명을 바꾸는 열쇠가 되기도 하고요.

인물의 무심한 한마디가 몇 편 뒤에는 진실을 밝히는 단서가 되기도 하지요.

독자는 작가가 쳐놓은 그물망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어쩌면 기꺼이 그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단순히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여러 겹의 이야기 실타래가 단단히 묶이는 순간의 감동입니다.

“아, 이 모든 게 연결되어 있었구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죠.

| 당신만을 위한 이야기, <당신만이 알고 있다>

이 작품을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 다 알고 있는 걸까?”

이야기 하나하나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마치 ‘문학의 인셉션’ 같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동시에, 연결과 반전이라는 문학적 퍼즐을 정교하게 맞춰낸 작가의 솜씨는 정말 감탄을 자아냅니다.

읽는 재미, 추리하는 재미, 그리고 마지막에 모두 연결되는 그 짜릿한 감정까지.

<당신만이 알고 있다>는 단순한 소설집이 아닙니다.

독자에게 직접 조립해보는 이야기 세계를 선물하는 일종의 서사 체험입니다.

이야기의 매력에 빠지고 싶으신 분들,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즐기고 싶은 분들, 그리고 퍼즐 맞추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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