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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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는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와 <과거여행사 히라이스> 등을 쓴 고호 작가의 추리소설입니다.

<과거여행사 히라이스>를 읽어봤는데 문학적인 재미 뿐만아니라 여러 사회적인 이슈도 들어 있어서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고호 작가의 추리소설은 어떤 재미가 있을지 기대하며 읽었는데 역시 기대만큼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고 있네요.

어느날 대기업인 지보그룹 차녀 '선초아'양의 납치사건이 벌어지고, 범인은 딸을 살려 보내는 대가로 회장에게 50억이란 거액을 요구합니다.

납치에 가담한 인물은 모두 여섯.

출소 후 , 불법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는 강식,

유흥업소에서 만난 나타샤와의 평범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그의 부하 동욱,

동욱의 동생이자 타고난 입담으로 사기 행각에 도가 튼 재욱,

나타샤라는 이름으로 이들과 함께하는 탈북자 정애,

그리고 북에 두고 온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막대한 브로커 비용이 필요한 향란,

거기다 전직 경찰 출신이지만, 비리의 대가인 구봉까지.

50억을 둘러싸고 범인들간의 공조와 배신이 쉴새없이 펼쳐집니다.

여기에 재벌가 가족들의 숨겨진 비밀까지 더해지는데요, 과연 이 사건을 기획하고 움직이는 진짜 배후는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영화에서든 현실에서든 욕심이 과하면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되죠.

서로 자기가 차지하겠다고 배신과 술수가 난무하는데 재벌2세들의 욕심과 음모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돈 앞에 서로 속고 속이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이란게 이렇게 무서울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네요.

속도감 있는 전개와 개성있는 인물들의 관계에서 오는 재미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의 숨겨진 과거가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고, 사건은 반전의 반전으로 끝까지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네요.

아마 이 모든 사건의 범인을 알아차리는 순간 짜릿한 전율을 느끼실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까지 의심하라'는 카피처럼 끝날 때까지 촉을 곤두세우고 읽으시길 바랍니다 ^^

등장인물 줄 탈북자인 향란의 사연이 가슴 아팠습니다.

북한의 비참한 상황, 북한을 탈출하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 등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문제들이 많은 것 같아서 유독 정이가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녀는 과연 아들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영화에서처럼 마지막 쿠키가 있습니다.

모든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하는 작가의 센스!

제목인 <기다렸던 먹잇감이 제 발로 왔구나>가 어떤 의미인지도 책을 읽다보면 아시게 될 것 같습니다.

살면서 이런 일들을 만나지 않고 소설로만 보는게 제일 좋겠죠?

고호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구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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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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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미스터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의 3부작 중 두번째 책입니다.

저는 <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을 먼저 읽고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순으로 읽게 되었네요.

이 소설은 코지 미스터리에 속하는데요, 코지 미스터리란 가볍고 편안한 범죄물, 추리물, 미스터리물로 범죄와 추리가 작은 소도시나 마을에서 이루어지며, 전문 형사나 탐정이 아닌 아마추어 주인공이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장르라고 합니다.

주인공이 여성인 경우가 많고, 성과 폭력이 중심이 되는 하드보일드 범죄물의 대척점에 있는 장르로, 소프트보일드 범죄물로 부르기도 한다네요.

코지 미스터리 작품에서는 성이나 폭력이 큰 비중을 지니지 않으며, 가볍거나 익살스럽게 다루어집니다.

이 작품 역시 코지 미스터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사건이 발생하긴 하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굉장히 유쾌한 리듬을 타고 있습니다.



어이없이 실직하고 기분 전환 삼아 떠난 호텔은 불이나고, 신흥종교를 피해 창문으로 도망을 치다 발목을 삐고, 바다를 향해 '나쁜 놈아' 소리쳤더니 퉁퉁 불은 익사체가 발밑으로 밀려온 불운의 아이콘 아이자와 마코토.

자살인지 사고사인지 타살인지 약간은 아리송한 남자의 시신을 둘러싸고 고마지 반장의 추리가 시작됩니다.

죽은 남자는 하자키 지역의 명문 마에다가의 히데하루 도련님이었고, 십수년전 행방불명으로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그가 죽으면서 재산을 상속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하자키 FM의 마치코 사장.

그녀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르는데 죽은 남자의 신원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진달래 고서점'의 주인이자 마에다가의 어른인 베니코 여사뿐.

명문가 집안의 얽히고 설킨 원한과 복수, 내분 등이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특히 사체를 확인하기 위해 훔치고 뒤바뀌는 한바탕 소동이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네요.

이 작품 역시 유독 한 사람에게만 모든 불운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시체를 발견한 마코토는 이후 진달래 고서점에서 베니코 여사를 대신해 일을 하고 있지만, 도둑이 들고 중화냄비로 머리를 얻어맞고 관에 들어가고 또다시 시체 발견, 심지어 죽을 고비를 넘기기까지... 참으로 엄청난 사건에 휘말리게 되죠.

개인으로는 운이 없는 일이겠으나 지켜보는 독자의 입장으로는 그녀의 불운이 더해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건 어쩔 수 없네요 ^^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진달래 고서점이 로맨스 전문서점이기에 여러 로맨스 소설들이 등장하기도 하구요, 11장 까지의 제목이 모두 유명한 로맨스 영화 제목을 패러디 한 것이라 원작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태양은 가득히>, <슬픔이여 안녕> 등 익숙한 제목들이 보여서 반가웠네요.

등장인물도 많고 관계도 복잡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소동들이 무겁지않고 시종일관 유쾌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모든 비밀이 풀리는 마지막 반전까지 미스터리의 문법도 충실히 따르고 있어서 장르적인 재미도 있다는 사실!

10년 전에 나온 책의 개정판으로 산뜻한 표지로 갈아입은 점도 좋았지만, 세로띠지로 책을 읽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점도 너무 좋았습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 더해 실용적인 부분도 신경써 주셔서 감사하네요.

일상 미스터리가 궁금하시다면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를 읽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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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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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3부작 중 세번째 책입니다.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과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에 이어 고양이섬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책입니다.

시리즈이긴 하지만 각각 독립된 내용을 담고 있어서 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순서대로 읽으면 고마지 반장의 활약상이라든지 그 외 전편에 나오는 인물들의 서사들을 알 수 있어서 더 재미있을 듯 하네요.

고양이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하자키시의 사와타리지마 - 통칭 고양이섬

주민은 서른 명뿐이지만 고양이는 백 마리가 넘는 이곳에 칼에 찔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됩니다.

연이어 바다를 질주하던 마린바이크와 하늘에서 떨어진 남자가 충돌해 둘 다 죽어버리는 사고가 일어나죠.

게다가 이 사고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18년 전의 은행 현금 수송차 강탈 사건과 그때 없어진 거액이 이 섬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거라는 사실들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평온하던 고양이섬은 갑작스런 사건으로 뒤숭숭해집니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고 사라진 돈의 행방은 어디로 간걸까요?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답게 사건 자체의 자극적인 묘사라든지 심각하거나 어두운 표현보다는 일상을 그려내듯이 담담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이런 사건들도 마치 일상중의 하나의 에피소드라는 듯이 그려내고 있구요, 오히려 유쾌하고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약간 밋밋할 수 있는 일상의 미스터리를 각각의 등장인물들에게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부여하고 고양이섬의 여러 배경들을 그려넣음으로써 유쾌한 소동을 만들어 냈네요.

그래서 더더욱 인물들의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사건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의심스러운 인물들과 고양이들의 활약까지 시종일관 눈을 못 떼게 전개됩니다.

특히 고양이 알레르기로 방독면까지 쓰고 사건을 수사한 고마지 반장과

고양이에게 할퀴이고 물에 빠지고 넘어지고 온갖 생고생을 다한 나나세 순경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나나세 순경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리고 마지막 반전의 주인공인 고양이 DC 까지.



책의 각 챕터는 고양이에 관한 격언이나 속담으로 이루어져 있는게 특이했구요,

일본소설을 읽을 때 가장 헛갈리는 부분이 이름인데 등장인물과 고양이 소개가 맨 앞 부분에 나와 있어서 유용했습니다.

머릿속에 고양이섬의 지형을 잘 각인시켜 준 고양이섬 지도는 마치 고양이가 웅크린 모습을 위에서 본 듯한 모습이어서 귀여웠네요.

소설 속에 나오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실제 고양이섬에도 가보고 싶을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생겨버렸네요. ^^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히 좋아하실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그 위에 쉴새없이 인물들의 소동을 엮어 마지막 반전 결말까지 완벽하게 구현해 낸 작품.

시니컬하지만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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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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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여름이었나...

남해안 어느 작은 섬마을로 수련회를 떠난 여름, 교회 대학부 회장직을 맡고 있었기에 더더욱 분주한 밤이었습니다.

준비한 모든 행사가 끝나고 모두 잠든 그때 잔잔한 밤바다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일들이 스쳐지나가며 저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쳤나봅니다.

달빛에 반짝이던 바다와 옆에서 묵묵히 제 등을 토닥이던 친구가 없었다면 그 시기를 견뎌내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지금 우리는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물리적인 상황 때문이든 개인주의적인 시대적 환경 때문이든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 나 역시도 위로를 받고자 하는 욕구들이 있습니다.

<서툴지만, 결국엔 위로>는 위로가 필요한 우리들의 마음을 가만히 토닥여 주는 책입니다.

저자인 정화영은 다큐멘터리 방송 작가로 2013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을 시작으로 2015년 KBS의 '우수제작진상'등을 수상하고, 2018년 <엄마의 봄날>과 2021년 <백 투 더 북스>로 휴스턴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백금상(Platinum Remi)을 수상했습니다.

방송 작가인 만큼 주변의 사소한 상황들에서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들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며 때로는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잘 포착해 내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인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방송 작가가 바라보는 영화와 책 이야기에 관심이 있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그보다 사람의 이야기에 더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실린 20개의 에피소드들은 각각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빛나고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들인지라 읽을수록 더 깊이 공감하게 되고 위로를 얻게 되네요.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나에게 위로를 받으러 온다면 난 어떤 위로를 전해 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읽어 나갔습니다.

한편으론 이렇게 다양한 경험과 위로의 순간을 맞이한 작가님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61년생 신영숙씨 이야기였습니다.

영숙씨는 15살 때 '어머니의 권유'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엄마와 외삼촌이 진 빚을 갚기 위해 소녀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두 동생들의 학비도 그녀 몫이었죠.

치열한 삶이 지나고 이제 좀 편히 살아보나 싶었는데 어느날 치매에 걸린 노모가 찾아와 다시 엄마를 책임지는 인생이 시작되었습니다.

"엄마한테 물어 본 적 있으세요?"

"뭘요?"

"왜 나만 그랬냐고요. 왜 나만 학교 안 보내고 공장 보냈는지, 물어본 적 있으세요?"

"아이고 없어요. 외삼촌 한테는 대들고 싸운 적은 있는데 엄마한텐 못 물어봤어요."

"그래도 혹시 우리 방송하게 되면 한번 물어봐요. 어머님이 안 물어봐도 제작진이 물어볼 거 같아요. 괜찮으시죠?"

"그럼요. 물어보세요. 꼭 물어봐 주세요. 근데..."

"왜 걱정되세요?"

"그게... , 엄마가 치매라, 기억이나 할지 모르겠네요."

아픈 과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결국, 새로운 기억을, 그것도 행복한 기억을 만드는 수 밖에 없다는 걸 알려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느낀점은

'나에게도 이런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전 남자인데도 말이죠 ^^)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진솔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오늘 건넨 나의 진심어린 위로의 말 한마디, 친절한 행동 하나가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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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결국엔 위로 - 다큐 작가 정화영의 사람, 책, 영화 이야기 좋은 습관 시리즈 17
정화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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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길. 눈물날만큼 감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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