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필을 처음 쓰기 시작한건 중학교 1학년,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학교를 졸업하던 그해 겨울부터였습니다.
졸업선물로 받은 까만 만년필과 잉크.
손에 잉크자국을 묻혀가며 열심히 써내려갔던 알파벳들.
저에게는 아직도 그 겨울의 잉크냄새와 종이에 사각거리는 느낌, 오른손 가득 묻은 잉크자국들이 기억에 남아있네요.
여기 또 한명의 문구와 특별한 추억을 꺼내 놓은이가 있습니다.
'문구 덕후', '프로문구러'를 자처하는 정윤희 작가.
손으로 하는 일들이 좋다는 그녀에게 문구는 친구이자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 책에 나온 30개의 문구중에서 제가 사용하는 문구는 라미 만년필, 다이모 그리고 톰보우 수정테이프뿐이지만 하나하나 소개하는 에피소드들은 크게 공감이 되네요.
직접 찍은 사진과 소개글은 저자가 얼마나 이 아이들을 애정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별 관심이 없던 저조차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읽어볼 정도였으니까요.
한 아이템이 끝나면 바로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어두기를 수차례 계속했습니다.
하나하나 구입해볼 생각인데요, 이거 참 위험한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