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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궁금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품이라는 것이 크게 한 몫 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이 전에 읽었던 작품 중 손가락에 꼽을 만큼 기억에 남는 소설이 바로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관심이 갔던 것이 그 이유 하나였다니 조금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어떤 책의 줄거리 파악이나 높은 기대치는 나를 실망케 했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모던하트는 내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우선 모던하트의 주인공은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30대 후반의 노처녀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녀의 시선과 관점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 누군가가 바라보는 시선들은 각자의 생각과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굳이 헤드헌터의 시선이 아니라해도 그것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조근조근, 그리고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소설 속에서 나에게 공감이 되었던 부분들과 여러 가지 생각을 안겨주었던 것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취업을 위함이든 사람과의 만남을 위함이든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해 상품화화 시켜버린 다는 것이 그것이다. 내 또래면 모두가 공감할 학벌이나 스펙 쌓기에 열중인 치열한 시간들이 젊은이들을 많이 힘들게 하고 있다. 물론 꿈을 갖고 정열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그 것이 마치 인생의 전부인 듯 착각하는 삶은 너무나 안타깝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현실을 알아채면서도 얽매여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과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준다는 것은 너무나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 것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이미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서야 인지한다는 것. 그 것을 인지했을 때는 어느새 슬픔으로 다가온다는 것. 그렇게 예기치 않는 상황을 마주한 미연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크게 공감 된 부분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회사나 직장 그리고 그 곳과 관련 된 사람들, 가족들과의 관계, 이웃과 여러 지인들, 그리고 소소하거나 특별한 우리들의 일상들 모두가 나를 미소 짓게도 하였고 씁쓸함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러한, 그리고 아프진 않지만 아픈, 그렇게 이상한 기분도 들었다. 특별함이나 화려함으로 치장된 이야기였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잔잔하면서도 임팩트있는 이런 이야기가 여전히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