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싫어 떠난 30일간의 제주 이야기
임기헌 지음 / 커리어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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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의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우울증.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급하게 제주도로 떠난 저자.

그곳에서 30일동안 걷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싶었던 저자.

아버지가 큰 병으로 돌아가시고

엄마를 혼자 둘 수 없어 직장을 그만두고 귀향.

장사를 시작했고

결혼을 했고

이혼을 했고

연애도 잘 안되었고

그렇게 우울증이 왔다.

내가 봤을 때는 직장을 그만둔 것이 잘못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런 선택을 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와 상황이 있었겠지.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죽기 싫어 떠난" 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30일간의 제주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춰 읽으려고 했다.

그래서인지 초반 책을 읽을 때는 내가 우울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읽다보니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왜 우울했을까를 생각하며 그의 삶에 더 집중을 하며 읽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30일동안 매일 있었던 일을 쓰고

그것과 관련된 에피소드나 자신의 생각을 써내려간 이 책은

부담없이 술술 읽혀서 책장이 잘 넘어간다.

책을 읽다보니 남들처럼 사랑하고 결혼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원하는 저자의 모습이 계속 눈에 선했다.

자유롭게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사는 삶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일까 라는 생각이 잠시 해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내가 평범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해봤자 자유로운 삶이 좋아보이겠지?

매일매일 그날의 우울감을 표시하며 하루의 글을 마무리 하였는데

여행 마지막 날의 우울감이 적어 내가 기분이 좋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저자 인스타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책을 통해 선순환의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여

우울감은 보이는 것 같지 않아보여 무척 다행이다 생각이 들었다.

그냥 책만 읽었을 때와 인스타를 통해 저자의 얼굴과 생각을 알았을 때는 느낌이 사뭇 다르네?

저자가 조금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사랑하는 짝꿍도 꼭 만나서 원하는 미국자동차 여행도 하시길 빌어본다.

아, 그리고 제주도 한달살기는

쉼과 휴식을 원해서 하려는 사람들보다는

무엇인가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조언해 주었다.

참 어렵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 운명일지도 모르는 상대와 이별하기도 하고

지나가다 스친 옷깃 하나로 발단이 되어 평생을 함께하기도 한다.

삶은 그래서 깃털처럼 가볍기도 하고 거대한 바위가 짓누르는 듯 힘겹기도 하다.

p34

어느 시점이 되면 부모의 부모는 제 삶에서 희석되고 자식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제 부모는 언제 죽은지, 살아생전 기억도 희미해진 채 말이다.

p103

가끔은 우리 엄마도 당신의 엄마가 그리워 가슴에 사무치진 않을까? 내가 그렇듯

p104

내 삶의 주체는 나인데 결혼이란 제도 안에서 또 타인의 삶을 살았던 건 아닌가 싶다.

p149

혼자면 더 낭만이 있겠지!하고 무작정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낭만과 현실의 괴리를 알기 전까지는 모를 것이다.

분명 뮌가가 해소되는 기분도 들지만, 사람의 부재가 그 모든걸 잠식하기도 한다.

194

언제쯤 엑기스가 다 빠지고 삶이 윤택해질 수 있을까?

어느 순간부터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삶이 아닌,

견디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듯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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