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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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주변인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머니를 잃게 되자 죽음의 개념이 덜 추상적이고 한결 현실적인 개념이 된 것이었다.(125p)

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와 관계가 멀수록 죽음이 추상적으로 다가왔다면,

나와 관계가 가까울수록 죽음은 현실적이 될 것이다.

좋아하던 고모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경험했던지라

추상적인 것에서 현실적인 되어버린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커져버린 저자는

암에 걸린 아버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관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목공일을 잘하는 아버지의 도움이 꼭 필요했기에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던 것이다.

아버지와 함께 몇 년에 걸쳐 관을 만들어가면서

저자는 친한 친구의 죽음도 맞게 되고

아버지의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죽는다는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살아있는 것을 덤으로 여기며

시간낭비하지 않고 일상을 열심히 살아내려는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가 죽음에 대해 가져야할 태도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일상 속에서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이 나열되어 있는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울림을 주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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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게 된 것은 죽음에 대한 슬픔은 모든 것에 대해 슬퍼하게 만든다는 사실이었다.

죽음을 슬퍼하는 것은 내 아들이 야구 대회에서 상을 받은 것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생일 케이크를 슬퍼하게 만들었다.

석양을 슬퍼하게 만들었다. 160p

슬픔은 콜라주다. 명확한 순서 없이 한꺼번에 던져진 생생한 이미지,

그것을 해독하는 일이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 이미지다. 185p

슬픔은 일상의 모든 것에 스며 있다가 불쑥불쑥 나타날 수 있다.233p

저자는 죽음이 내게 뭔가를 가르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지금 내게 가장 진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죽음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이라는 깨달음인 듯싶다.

슬픔은 부서진 잔해의 혼돈 상태다. 328p

나는 먼저 죽음은 내게 뭔가를 가르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죽음은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드러낼 수 있을 뿐이었다.

32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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