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스무살, 빨강머리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원작

신선해 옮김

앤의 서재

 

 


 

어느날 어른이 되고나서도

추억 속의 빨강머리 앤은 그냥 좋았던 만화였어요.

그렇다고 열심히 만화를 다시 보거나

책을 찾아서 읽어본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내맘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앤이었지요.^^

 

만화내용이 드문드문 기억났지만

왜이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만화의 뒷부분 내용이 궁금해서

임신하고 빨강머리앤을 정주행으로 보기도 했었지요.

 

 

 

 

만화로만 추억이 있어서인지

소설책을 읽어볼 생각도 안했는데

앤시리즈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 책은 작가가 10대후반에서 20대시절의 앤이야기에서

좋은 구절들을 뽑아 엮은 책이에요.

영어원문도 같이 실려있답니다.

 

다 읽고 나니

어른이 된 앤의 이야기를 요약해놓은 느낌이었어요.

 

책이 앞에서부터 연결된 게 아니라서

어떤 페이지를 펴도 좋은 글귀가 제 마음을 뺏어가네요.

 

몇 가지 제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옮겨봤어요.

 

 

 

 

하지만 반드시 닥쳐올거야-언젠가는.

지금은 인생이 마치 내 입술에 닿을 듯 다가온 영광의 잔 같아.

하지만 그 잔에는 분명 쓴맛도 있을거야.

그건 모든 잔에 들어있으니까.

언젠가 나도 맛보게 되겠지.

음, 그때의 내가 강하고 용감하면 좋겠어.

그리고 쓴맛을 경험하는 게 내 잘못 때문은 아니면 좋겠어.

(p.21)

 

 

 

나이가 들면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어요.

용서하는 법도 그중 하나죠.

스무 살 때보다는 마흔 살 때 한결 쉽답니다.

(p.35)

 

 

결국 가장 즐겁고 기분 좋은 날이란

대단히 인상적이거나 경이롭거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 벌어지는 날이 아니라,

그저 단순하고 소소한 기쁨들이

실에서 알알이 미끄러져 나오는 진주 알처럼

살며시 연달아 다가오는 그런 날들이라고 생각해요.

(p.63)

 

 

 

 

길버트, 자기야, 우리는 절대로 불안해하지 말자.

불안을 싸안고 사는 건 지독한 고역이잖아.

담대하고, 모험을 즐기며, 기대하며 살자.

삶은, 삶이 우리에게 안겨줄 모든 것을 춤추며 맞이하자.

설령 그것이 수많은 근심거리와 장티푸스와 쌍둥이라 해도 말이야!

(p.95)

 

 

 

 

내가 살아가며 느꼈던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들을

저렇게 글로 표현해내는 작가가 존경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

나는 그저 그 멋진 글을 보며

위로를 얻고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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