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나는 공짜로 공부한다 - 우리가 교육에 대해 꿈꿨던 모든 것
살만 칸 지음, 김희경.김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4월

칸 아카데미는 이 책의 저자인 살만 칸에 의해 창립된 아카데미이다. 그의 이념은 모든 이들에게 무상 교육을 제공하는 일을 진지하게 수행하는 교육기관이다. 무상으로 졸업을 할 수 있다니? 그리고 그 아카데미를 졸업하면 어떤 회사나 인정할 정도로 자격이 인정되는 과정이라니 이 교육모델이 어떤 커리큘럼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교육에 정성을 들였지만 아직 큰 진전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교육 개선에 많은 돈과 에너지를 쏟아도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잠재력을 저당잡히고, 자아 존중감을 박탈당하는 과정이 교육의 과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 또한 교육 제도를 어떻게 올바르게 자리잡게 할 것인가? 고민하면서도 계속되는 변화의 과정 속에서 고통받는 건 학부모와 아이들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최고의 교육, 올바른 교육이 무엇인가는 답이 없는 문제인 것 같다.

저자는 유튜브를 이용해서 수학수업을 최초로 올림으로써 칸 아카데미라는 것을 만들었다. 자신이 배우고 싶었던 방식으로 아이들을 아르치고 싶고, 순수한 배움의 기쁨과 우주의 이치를 이해할 때 느끼는 감동과 흥분을 전해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던 저자는 헷지 펀드 매니저였다. 교육자도 아닌 , 증권가의 사람으로서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그는 교육에 대한 관심을 실천으로 옮겼고, 칸 아카데미는 단 한 명의 학생이었던 그의 사촌 나디아에서부터 시작해서 한달에 600만명의 학생들을 받는 아카데미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실제 학교 생활에서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푸대접 받는 학생들이 칸 아카데미를 통해 동영상 수업을 보고 질문하고 대답하면서 소통하기 시작했다. 배우는 사람이 있고,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있다. 또 가르침을 받았던 사람은 자신이 가르칠 수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준다. 저자는 우리 인생에서 매 순간 우리는 학생이면서 교사이고, 공부하면서 배운다고 말한다. 자신의 지식을 나누는 만큼 다른 사람들을 통해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에 이런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일은 작은 시도였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학교에 가지 않고도, 아니면 학교에 다니며 소외되었던 학생들도 배움의 기회를 주고자 올렸던 저자의 열정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규 수업 바깥에서 칸 아카데미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교사들은 코멘트와 편지를 보냈으며, 학교에서조차 이 내용으로 강의를 하기도 한다고 한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은 어딘가에 돕는 이가 있기 마련이라는 옛 교훈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스펙이라는 거짓말

스펙이라는 거짓말 - 직장인 1만 명의 행동평가를 통해 도출해낸 인재 보고서
오쿠야마 노리아키.이노우에 겐이치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3년 4월

요샌 스펙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쓴다. 회사에 입사하려면 스펙이 좋아야 한다는 말에서부터, 외모를 평가하는 데에도 스펙이라는 말이 쓰인다. 그렇다면 이 스펙이라는 것이 정말 믿을만한 것일까? 기업들 또한 많은 고민 끝에 스펙을 중심으로 인재를 뽑는다지만, 이 중에는 가짜 인재가 섞여 있음을 저자는 경고하고 있다. 졸업증이나 자격증, 영어 점수 뒤에 작고 자신감없는 개인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면 가짜 인재를 등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인재를 계속 채용하다보면 기업의 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저자는 과거의 스펙은 잊으라며 유능해 보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별볼이 없어 보이지만 실무에 착수했을 때 빛을 발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제2장 <회사는 이런 사람을 원한다> 부분에서는 일 잘 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네가지 능력, 숨은 능력을 알아보고 계발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중요한 인재가 될 수 있는지 그들의 공통점을 파악하고 따라가다 보면 나 또한 인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회사에 입사한 사원이라면 일단 비슷한 스펙을 가졌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 중 어떤 사람이 인재가 되는가에서 중요한 점은 이 책에서는 의식과 사고의 중요성을 들었다. 성과 관리 능력과 내부 강화 능력을 높임으로써 무엇인가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의욕이 인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기 전에는 문서화된 스펙으로서 놓여진 갈고 닦지 않은 돌덩어리이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의식과 사고의 특성에 따라 이 두가지 모두의 역량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나가는 사고가 발달한 사람이면서 설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에 다음 목표를 더 높은 곳에 설정하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늘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가 이기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엇을, 언제까지 익힐 것인지 스스로 목표를 잘 설정하는 사람은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도 계획적으로 살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의 s기업은 일을 많이 시키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합격을 하고도 들어갈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이책에 따르면 인재를 키울 떄의 원칙은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 라는 것이다. 이것이 인재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비법과도 같다는 것이다. 누구인지는 몰라도, s기업의 참모진은 일본의 기업가 사상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서양같은 경우에는 꽤 자유롭게 일을 해서 업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내 체질 사용 설명서

내 체질 사용설명서
이병삼 지음 / 지상사 / 2013년 3월

어렸을 적엔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현대 의학이 들어오면서 한의학이 비과학적인 학문이라고 생각되어서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의 의료의 뿌리를 받치고 있는 것은 사상의학이 아닌가. 사상의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 학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서 더 좋은 학문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러한 생각 또한 사상의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한의사인 이병삼씨는 가장 좋은 체질을 지닌 환자는 한의사가 어떤 체질인지 몰라보는 체질이라고 말하신다. 그말인즉슨, 보완이 잘 되어 있는 체질이기 때문에 한의사가 얼릉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단점을 개선시켜 놓은 체질, 그것이 제일 좋은 체질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왜 체질이 중요한가 부터 말씀하시고 있다. 체질은 유전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고, 한 번 정해졌으면 그대로 가는 것이지 중간에 어떤 체질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없다고 한다. 마치 유전자에 새겨놓았다는 genome처럼 동양의학에서도 이러한 이론이 체질이라는 개념으로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을 정하는 데에는 서양의학처럼 검증된 수치적 계산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이 책의 들어가는 부분에서 초간단 사상체질 판별표라고 해서 자신이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중의 몇 %정도를 가지고 있는지 한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판가름 해 볼 수 있도록 표와 도표로 이해를 돕고 있다.

7장에서 보면 질환의 체질별 원인과 치료를 말하고 있다. 같은 병이라고 해도 어떤 체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식으로 발병할 수 있고, 잘 걸릴 수 있는 병도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당뇨, 고혈압, 뇌졸증,통풍, 암같이 심각한 질환들은 물론이고 금연이나 아토피, 여드름같이 비교적 웰빙에 관계되는 질환들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한약을 먹는 이유 중에는 감기라든가 다른 질환도 있겠지만, 임신이나 유산, 불임, 자궁 쪽 질병 같은 부인과 질병도 많은데 이런 질환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한의학은 무조건 민간요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

나에게, 포토샵

나에게, 포토샵 - 생활 디자이너 7명이 들려주는 일상, 작업, 포토샵 이야기
김효정(밤삼킨별) 외 지음 / 한빛미디어 / 2013년 3월

세간에 화자되는 소위 '뽀샵'이라는 것은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원래 있던 사람 얼굴이 전혀 (?) 다르게 편집되어서 알아볼 수도 없을 지경이 된다든가, 연예인의 경우에는 너무 몸을 마르게 표현하게 되어서 신체의 결점을 가리는 방법으로 쓰인다든가 하는 내용이 방송과 신문에 자주 나온다. 뽀샵 전 실제 사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도, 너무나 과한 뽀샵에 진절머리가 난 까닭일 것이다. 하지만 뽀샵, 즉 포토샵은 원래 이런 기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사실 사람의 얼굴과 체형을 바꾸는 것은 포토샵의 아주 작은 기능일 뿐, 다른 수많은 기능은 조명받지 못한 채 왜곡된 부분만 알려지는 것 같아서 슬프다. 나는 포토샵을 이용해서 어둡게 나온 사진을 손보고, 내가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적당한 빛과 색깔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사진은 실제 사진과는 차이가 있지만, 실제 사진에 나의 감성을 집어넣어 나만의 사진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나의 취향이 더욱 반영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엔 생활 디자이너라는 별명을 붙인 7인이 등장한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도 있고, 웹사이트를 제작하거나 광고를 하고 직접 사진을 찍는 분들 등 이 쪽 분야에서 프로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도 있지만, 그저 여행이 좋아서 여행을 다니다보니 사진을 이쁘게 처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포토샵을 독학한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배우다 보니 저절로 직업이 이쪽 일이 된 사람도 있었다. 밤삼킨 별이라고 해서, 몇 년 전에 '감성'코드가 막 떠오르기 시작할 때 유명해진 사람이 있었다. 나도 그녀를 알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녀의 본명을 처음 알게 되었고 9살과 11살된 두 딸이 있는 엄마라는 것에 더욱 놀랐다. 왠지 결혼하지 않은 소녀 감성의 냄새가 폴폴 풍겼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가 만든 여행 다이어리를 몇 년 째 계속 사고 있는 매니아이기도 한데, 그녀의 감성어린 사진과 그 사진에 맞는 아주 적당히 촉촉한 멘트가 좋아서 매년 그녀의 다이어리를 기다린다.

이 책에 등장하는 7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하면서 포토샵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고, 자신의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포토샵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가르쳐준다. 그리고 자기가 자주 애용하는 포토샵의 스킬들을 가르쳐주는 페이지인 <Photoshop knowhow>라는 페이지도 마련되어 있다. 내가 쓰는 포토샵의 기법들보다는 한 단계 고차원적인 것이어서, 살짝 난이도는 있는 스킬이지만 많은 것을 다 가르쳐주지는 않고 작가당 1-2개씩 가르쳐주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팁을 배워 익힐 수 있었다. 작가들의 따듯한 사진들을 보는 것도 좋았고 그들의 인터뷰들도 수록되어 있어서 인간적인 작가들의 일면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박찬호

박찬호 - 메이저리그 124승의 신화
민훈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3월

야구의 재미는 뭘까? 뭐니뭐니해도 투수를 보는 재미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야구를 잘 알진 못하지만, 투수와 포수의 사인을 보고, 투수의 역량을 관찰하는 재미, 투수와 타자와의 기싸움은 게임을 참으로 흥미롭게 만든다. 투수 중에서 가장 기억이 나는 선수가 있다면 단연 박찬호일 것이다. 메이저리그가 뭔지도 몰랐던 사람이 많았던 시절에 야심차게 도전해서 기적적인 승리를 가지고 돌아온 선수. 한국인이라면 그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태어날때부터 승리만을 간직했을 것 같은 이 우직한 투수에게 깜짝놀랄 만한 비밀이 있다. 보통 운동 선수의 최고 전성기가 20대라고 하는 불문률을 깬 것이다. 물론 투수의 경우에는 팔의 힘만 좋다면 육상선수나 축구선수처럼 오랜 시간을 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체력이 받쳐주는 20대와, 어느 정도 훈련과 경기에 적응해서 노련함이 가미된 30대를 훌쩍 뛰어넘어 40대에 데뷔를 했다면..??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이토록 위대한 선수가 나이 마흔이 넘어서 한국 프로야구에 입문했다는 사실이었다. 40이면 이제 아저씨 배가 나올 때이고 체력적으로는 기울어지는 때인데, 이런 때에 프로로 데뷔해서 메이저리그까지 갈 생각을 하다니. 그는 실로 대단한 배짱과 용기를 지닌 인간 그 자체였다. 심지어 그가 데뷔한 첫 해에는 5승 10패를 기록했는데, 나같으면 프로로 늦은 나이에 데뷔해서 실패를 경험했다는 언론플레이에 풀이 죽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부진을 극복하고 승리 투수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던 과정이 흥미로웠다.

이 책은 그가 던진 공, 그가 치루어낸 경기 하나하나를 해설하면서 전개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야구에 정통한 사람이 틀림없는데,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경기 결과를 분석해 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책을 집필한 민훈기 기자는 1990년부터 2004년까지 14년 동안이나 기자 생활을 하면서 박찬호가 뛴 경기의 대부분을 함꼐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매 경기마다 중요한 순간과 터닝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내고 감동적인 박찬호의 한투 한투를 마치 지금 야구 생중계를 보듯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었다. 박찬호가 특히 잘 던졌던 경기에서는 감동적인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런 생생함은 바로 현장에 있던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박찬호가 슬럼프를 극복하고 재기하는 과정이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124번째 메이저리그 승리를 거두고 센추리 클럽에 들어간 그는 세계인이 기억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