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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체질 사용설명서
이병삼 지음 / 지상사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엔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상의학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현대 의학이 들어오면서 한의학이 비과학적인 학문이라고 생각되어서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 나라의 의료의 뿌리를 받치고 있는 것은 사상의학이 아닌가. 사상의학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 학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서 더 좋은 학문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러한 생각 또한 사상의학과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한의사인 이병삼씨는 가장 좋은 체질을 지닌 환자는 한의사가 어떤 체질인지 몰라보는 체질이라고 말하신다. 그말인즉슨, 보완이 잘 되어 있는 체질이기 때문에 한의사가 얼릉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단점을 개선시켜 놓은 체질, 그것이 제일 좋은 체질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왜 체질이 중요한가 부터 말씀하시고 있다. 체질은 유전처럼 변하지 않는 것이고, 한 번 정해졌으면 그대로 가는 것이지 중간에 어떤 체질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없다고 한다. 마치 유전자에 새겨놓았다는 genome처럼 동양의학에서도 이러한 이론이 체질이라는 개념으로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것을 정하는 데에는 서양의학처럼 검증된 수치적 계산이 있는 것은 아닌데, 이 책의 들어가는 부분에서 초간단 사상체질 판별표라고 해서 자신이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 태양인 중의 몇 %정도를 가지고 있는지 한의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판가름 해 볼 수 있도록 표와 도표로 이해를 돕고 있다.
7장에서 보면 질환의 체질별 원인과 치료를 말하고 있다. 같은 병이라고 해도 어떤 체질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른 식으로 발병할 수 있고, 잘 걸릴 수 있는 병도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다. 당뇨, 고혈압, 뇌졸증,통풍, 암같이 심각한 질환들은 물론이고 금연이나 아토피, 여드름같이 비교적 웰빙에 관계되는 질환들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한약을 먹는 이유 중에는 감기라든가 다른 질환도 있겠지만, 임신이나 유산, 불임, 자궁 쪽 질병 같은 부인과 질병도 많은데 이런 질환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한의학은 무조건 민간요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