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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워크 엠파이어 - 어느 휴양도시의 역사를 통해 본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
넬슨 존슨 지음, 이은정 옮김 / 황소자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애틀랜틱 시티의 성공과 쇠락을 그린 책이다. 처음엔 드라마로 나오고도 해서, 단순한 소설일 줄 알았지만 소설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애틀랜틱 시티는 미국에서 도박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필라델피아와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휴양지로서, 나는 잘 몰랐지만 라스베거스만큼이나 도박과 유흥의 도시로 유명한 모양이다. 이 도시는 1900년대 초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이 쪽으로 확립해 왔다. 1976년 도박을 합법화하기 위해 국민투표를 실시했을 정도로 휴양지로서 타락과 쾌락을 꿈꾸던 이 도시의 사람들은 도박과 돈으로 이 도시를 세웠고, 도시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휴양지의 목표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까. 이 책은 이 도시의 100년 역사를 장대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어느 나라의 어떤 도시이건, 크게 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곳이 세상에 유명해지기 위한 방법은 관광인 것 같다. 실제로 관광 산업으로만 돈을 버는 유럽의 도시들도 많다. 하지만 애틀랜틱 시티는 특이하다. 아름다운 자연 경치나 역사적인 유적이 있지 않은 이 도시는, 카지노 도박과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로또, 갬블링 등으로 휴양을 하는 곳이다. 휴양지의 목적은 관광객의 쾌락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도시 사람들은 도박과 매춘, 일요일의 음주 판매 등 주법과 관습적인 도덕을 위반하면서까지 애틀랜틱 시티의 재건울 이루려 했다. 도시의 발전이 마치 한바탕의 꿈 같은 것은 이런 유흥 자체가 외부 사람들이 와야만 이루어지는 꿈이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착잡한 심정이 많이 들었다. 책 마지막에는 꽤 많은 분량의 각주가 있다. 각주에는 역사적인 사실들이 연대별로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 책은 20세기 초 애틀랜틱 시티의 정치 세력과 그 중심에 있던 인물 코모도 (대령) 킹리에 대한 일대기부터 시작해서 그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핸 자금원을 대기 위해서 벌인 불법유흥, 도박장, 무허가 술집, 매음굴에 대한 사실들이 적혀있다. 킹리의 권력은 1910년 주지사 선거에서 윌슨에게 패배한 후 그가 감옥에 가게 됨으로써 끝나게 되는데, 그후 30년 동안 킹리의 후계자인 너키 존슨이 애틀랜틱 시티를 지배한다. 그의 지배 방식 또한 킹리와다름이 없었다. 일자리 청탁을 받거나, 거친 조직들과 손을 잡음으로써 리베이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지만 1934년 금주법이 폐지되고 루즈벨트 대통령이 FBI를 애틀랜틱 시티에 파견함으로써 그의 권력은 사라지게 된다. 애틀랜틱 시티의 권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정치인과 건달들 사이에서 존경받는 사람이어야 했다. 이 점이 애틀랜틱 시티를 지배하는 사람으로서 갖춰야할 덕목이라는 것이, 마치 마피아가 도시를 지배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애틀랜틱 시티가 전후 현대화의 희생양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애틀랜틱 시티는 어떻게 될까? 이 도시는 여전히 살아남기 위해서 관광객들에게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특이한 목표를 가진 도시로 남아있다. 하지만 라스베거스처럼 며칠을, 몇달을 묵으면서 게임에 빠지게 만드는 도시가 아니라는 점이 이 도시의 최대 난제이다. 그래서 애틀랜틱 시티는 최근 컨벤션 센터를 신축하는 등 휴양지의 경제적인 기반을 넓히는 데에 주력하고 있고, 산업 박람회 유치나 항공 교통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