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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테네 학당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란 문구로, 각 철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는 그림으로 시작된다. 고대의 철학자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디오게네스, 라파엘로가 그들이다. 이들의 이름만 들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철학의 세계에 어렵지 않게 들어갈 수 있도록 이 한장의 그림은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 소크라테스, 그 중앙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함께 무언가를 논쟁하고 있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그들의 손에는 자신이 지은 책이 들려있다고 한다. 그리고 혼자 고뇌하고 우울해 하고 있는 헤라클레이토스, 책에 뭔가 수식을 적고 있는 피타고라스와 계단 중앙에 길게 누워있는 디오게네스.. 내 눈에는 뭔가 각 철학자들이 말하는 사상을 한 번에 보여주듯이 상징적으로 보였다. 저자는 이 위대한 스승들의 이야기가 한 자리에 모여있는 이 그림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고대 철학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고 있다.
이 책의 목차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재미있는 구성을 위해 기조연설자로 소크라테스를 낙점했다. 그에게서 거리의 철학을 배운다. 오전수업으로 세 명의 철학자가 각각 영혼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기술, 흔들림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기술, 마음 속 기대치를 조절하는 기술에 대해서 설명한다. 그리고 점심시간에는 현재의 삶을 즐기라는 에피쿠로스이다.그렇다! 점심 시간만은 온전히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좋은 철학자 선택이었다. 오후에는 본격적인 수업이다. 회의론자들과 행복주의자들의 논쟁, 피타고라스의 기억하고 매혹하는 기술, 플라톤의 올바른 가치 추구의 기술 등을 배운다. 졸업식은 소크라테스가 또 나온다. 잘 떠나는 기술이라 하여 좋은 죽음에 대해, 현명한 죽음에 대해,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대의 사상가들의 사상을 들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중세 근대 시대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경제 정치 문화적 사건들을 끌어와 설명함으로서 앎의 즐거움을 더 크게 만들고 있다. 최근의 자본주의에서 불거져 나오는 사회적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이를 고대의 철학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참신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명은 되풀이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재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을 고대 시대에도 탐구했었고, 그 선배의 역할로서 이들 철학자가 있는 것 같다. 다만 고대 시대에는 지금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기 못했기 때문에 철학과 수학 등 기초 과학이 더욱 숭상받았고, 더 많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아 부럽기도 했다. 어떤 철학가의 사상을 자신의 멘토로 삼을 것인지는 개인의 몫이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사상가의 주장에서 각자 필요한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