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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를 바꾸는 성격의 비밀 - EBS 다큐프라임 3부작 『당신의 성격』을 재구성한 자녀양육 지침서
김현수 지음 / 블루앤트리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EBS의 다큐멘터리와 책들을 좋아한다. 적절한 예시와 믿을만한 근거자료, 그리고 재미있게 흘러가는 방송의 기법처럼 책도 참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고 궁금한 점을 콕콕 짚어주는 느낌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 대중에게 재미있게 잘 전달하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EBS는 이런 것을 잘 해내고 있다. 이 책 또한 깊은 만족감을 느끼면서 읽었고, 지인들에게 권해주고 싶었다.
이 책은 아이의 성격을 중심으로 풀어나가지만, 아이와 어른의 관계라든지, 전체적인 인간의 성격 형성에 대해 길게 다룸으로써 아이 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성격의 형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저자는 좋은 성격과 나쁜 성격은 없다고 말한다. 그저 개인의 특징이 다르듯 성격이 다른 것이고 그런 성격을 뜯어 고쳐 획일적으로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백만가지 성격을 존중해주고 발달시켜 주는 것이 좋은 훈육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란성쌍생아들을 예로 들면서,외국에서 우연히 다른 부모 아래에서 키워진 아이들이 같은 것을 좋아하고, 비슷한 성격과 비슷한 쇼핑취향, 가고 싶은 나라까지 같다는 것을 말하며 성격은 환경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습을 통해 성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성격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일상 생활의 습관이나, 방의 모양이나 소지품의 종류를 소개한다. 마치 내가 탐정놀이를 하는 것 처럼 흥미로웠다. 이런 걸 프로파일링이라고 하는구나!
또, MBTI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아는 사람은 많이 아는 성격테스트인 MBTI를 나도 참 좋아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외향형과 내향형의 아이, 그들의 특징과 성장과정, 그들을 지지해 주는 교육적인 방법 등 참고할 만한 것들이 많다. 또 제일 색달랐던 것은 다른 책에선 볼 수 없었던 부모의 성향과 아이들의 성향을 조율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외향형인 부모라면 내향형의 아이를 답답해 할 것이 뻔한데, 이럴 때 어떻게 아이를 다루어야 하는지, 감각형과 직관형의 아이와 부모는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서 특별 페이지 형식으로 해서 나와있다. 성격을 분류하는 건 많이 봤어도, 이렇게 서로의 관계를 이해하고 훈육하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해본 것 같다.
이처럼 성격을 기초로 아이들을 이해한다면 이를 몰랐을 때 보다 훨씬 더 아이를 잘 이해하고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산만하고 주의력 집중 장애가 있는 아이들(ADHD)을 헌터 스쿨(Hunter) 이라고 해서 일반 학교가 아닌 특수학교에서 교육하는 내용도 참 인상적이었다. 말 그대로 사냥꾼의 기질이 있는 아이들인데, 이 학교에서는 자신을 어딘가 잘못된 사람인 것 처럼 대우하는 세상의 시선을 사냥꾼이 가진 민첩함으로 긍정적 해석을 해 준다.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비뚤어지게 크지 않는데에 도움을 주는 구나 싶었고, 이런 식으로 아이들 자체를 받아주고 성격을 이해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교육적으로 의미를 가지는 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에디슨도 주의력 결핍 장애였다. 하지만 그 에너지로 무한한 발명을 하지 않았는가. 새삼 에디슨 어머니의 훌륭한 교육 방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